다윗의 눈물이 필요합니다
시편의 상당 부분은 다윗의 시입니다. 다윗은 악기를 연주하면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데 능숙했고, 아름답고 깊은 시상을 가진 시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시들 중에서 가장 독특하고 뚜렷한 색깔로 다가오는 것이 시편 51편입니다. 이 시는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에게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 시를 읽는 동안 우리는 <아니 어쩌다 다윗이.....>,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시편 51편이야말로 우리를 다윗에게 다가서게 만드는 시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는 하나님의 자녀이면서도 숱한 경우에 넘어지고 실수하고 범죄하는 우리에게 큰 위로를 줍니다. 이 시를 지을 무렵 다윗은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그 위기란 하나님으로부터 버림을 받을 수도 있는 위기였습니다. 다윗이 우리가 존경하는 다윗이 된 결정적 이유는 그가 하나님과 연결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베들레헴의 목동에 불과하던 그를 일방적으로 선택하셔서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으셨습니다. 사무엘이 그에게 기름을 붓던 순간부터 그에게는 하나님의 신이 충만하게 임하였습니다. 그가 골리앗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맞서 그를 쓰러뜨릴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 하셨기 때문입니다. 일개 시골 목동이 어떻게 한 나라의 왕이 될 수 있겠습니까? 전적으로 불가능한 이 일이 이루어진 것은 하나님의 인도하심 덕분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를 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 왔으니, 이 어찌 절대 절명의 위기라고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네 삶은 전적으로 하나님께 달려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붙드시기만 하면 세상의 모든 끈이 끊어져도 결코 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손을 떼시면 바로 그 순간, 우리는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입니다. 우리는 오직 하나님 안에서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윗을 이처럼 치명적인 위기로 떨어지게 만든 것은 무엇입니까? 다름 아닌 그의 죄였습니다. 그는 왕으로서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었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목욕하던 여인 밧세바를 보는 순간, 그만 영적 판단력이 무디어졌습니다. 그는 밧세바를 끌어들여 더럽혔고, 이 일을 무마하기 위해 충성스런 부하 장군인 우리아를 전쟁터에서 죽게 하였습니다.
우리는 이 일을 보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약 이 일이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방인이나, 하나님을 떠나 사는 시정잡배들에 의해 이루어진 일이라면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일을 저지른 사람은 하나님을 가장 사랑하고, 하나님으로부터 가장 사랑을 받았던 다윗이었습니다. 하나님을 그렇게 찬양하고 높이던 사람, 하나님께 충성을 다하던 믿음의 사람이 저지른 일이기에 충격적입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맞는 것처럼 <죄악 앞에 장사 없다>는 말도 맞습니다. 다윗 같이 훌륭한 사람도 범죄한 것을 보면서, 우리는 정말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오늘 우리 사회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 남의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을 믿는 우리 자신이 문제입니다. 하나님을 알고 믿는 이들의 죄악만 해도 우리 사회에 치명적입니다. 우리만이라도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깨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세상에 대해 회개를 촉구할 자격이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먼저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다윗이 훌륭한 것은 그가 죄를 짓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의 훌륭함은 회개할 수 있는 데서 나옵니다. 우리는 죄를 짓지 않을 수 있다는 고만이나, 죄를 짓지 않은 척 하는 거짓에서 벗어나 솔직하게 죄를 고백해야 합다. 어차피 죄인 아닌 사람이 없다면, 가장 축복된 사람은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받는 사람일 것입니다. 한국 교회와 성도들이 바로 이 기본으로부터 다시 시작하길 원합니다. 지금은 다윗이 흘린 것과 같은 눈물이 필요할 때입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지 않는 것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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