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부활
성서연구-355
본문 / 눅 7:11-17
예수님께서는 죽음의 권세를 이기고 부활하셨습니다. 우리도 장차 썩지 않고 쇠하지 않는 신비의 몸으로 부활할 것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 부활을 오늘의 삶에서도 맛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활을 미래의 것으로 남겨두지 말고, 오늘로 앞당겨 맛보아야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의 현실에 필요한 한 가지 부활에 대해 묵상하고자 합니다.
아들을 여러 명 둔 한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분은 자녀들로 인해 행복을 누리지 못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이미 오래 전에 큰아들을 잃었고, 얼마 전에는 둘째 아들도 잃었기 때문입니다. 큰아들은 십대 소년 시절에 집을 나갔고 지금까지 종무소식입니다. 그 어머니는 둘째 아들이 보내주는 생활비를 의지해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생활비 송금이 중단되고, 소식마저 끊겼습니다. 얼마 전 어떤 사람으로부터 아들을 보았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간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 아들들이 하늘 아래 어딘가에 살아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 아들들은 정말 어머니에게 살아있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그 아들들이 어머니와의 관계를 단절하는 순간, 이미 그 아들들은 죽은 것입니다. 어딘가에 살아 있다고 하더라도 어머니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관계가 죽으면 그 삶도 죽습니다. 관계가 죽은 삶은 더 이상 삶이 아닙니다. 행복은 관계에서 옵니다. 에덴동산은 최상의 조건을 갖춘 파라다이스였다고 보통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무도 없는 아담 혼자만의 에덴동산은 결코 낙원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아담에게 하와를 주신 것입니다. 아담에게 하와를 주심으로써 비로소 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하와를 만드신 것은 <관계를 창조>하신 것입니다. 관계가 죽은 동산은 비록 거기 먹을 것과 입을 것이 풍족하다고 하더라도 무덤일 뿐입니다. 그러기에 감옥 중에 가장 무서운 감옥은 독방입니다. 독방은 모든 관계를 죽이는 무서운 곳입니다.
본문은 예수님께서 나인성 과부의 아들을 다시 살리신 장면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주목할 사실은 본문은 그 아들에 대하여 단 하나의 언급 외에는 아무 다른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아들의 신장, 몸무게, 용모, 성격, 재주, 나이, 주변 사람들의 평판 등에 대해서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습니다. 유일한 언급은 <그 어미의 독자>란 표현입니다. 본문은 그 아들을 한 어머니의 아들이란 관계에 입각해서 설명한 것입니다. 그 아들을 설명하는 데 어머니의 아들이란 사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더구나 <독자>란 단어는 그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가 매우 심각한 것, 즉 두 사람의 인생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줍니다. 이 관계가 무너지는 순간, 두 사람은 죽은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죽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아들을 살리신 후에 하신 행동도 의미심장합니다. 본문은 예수님께서 <그를 어미에게 주셨다>고 표현합니다. 다시 살아난 아들의 인생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어머니와의 관계 안에 있을 때이므로 예수님은 아들을 어머니에게 주신 것입니다. 그러기에 만약 다시 살아난 아들이 어머니를 돌보지 않고 자신의 욕망으로 살아간다면 그 아들은 여전히 죽은 것과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본문은 몸의 생명이 다시 살아나는 것 이상으로 관계가 부활하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지금까지 혼자만의 에덴동산 건설을 위해 살아왔다면, 이제는 그 동산으로 많은 이들을 초대해야 합니다. 우리는 무인도의 로빈손 크루소가 될 수는 없습니다.
관계를 소중히 여기십시오. 혹시 죽은 관계가 있다면 되살리십시오. 그것을 위해서 먼저 손을 내밀 필요가 있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새로운 관계를 많이 만드십시오. 관계가 풍성할수록 인생도 풍성해질 것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또 하나의 부활, 그것은 관계의 부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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