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알고 있었습니다
요 12:20-24
최근 우리 사회에 가장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안철수 신드롬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정치평론가는 안철수 교수가 고도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했고, 어떤 이는 그의 처세 방식을 신비주의적이라고 말하기까지 합니다.
어떤 분은 그가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깨끗함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정치판에 몸담은 사람들에 비해 깨끗한 이미지를 유지해왔습니다. 또 그는 사람들이 나눔과 베풂에 환호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재산 1,500억 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제 그 분이 마지막 한 가지를 할 수 있는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그 마지막 한 가지란 마음을 비우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마음을 비우는 사람에 대해 마지막 환호를 보냅니다. 안철수 교수가 사람들의 이런 마음을 읽는다면 현실 정치에 대해 마음을 비우고, 뒤에서 경종을 울리는 역할을 하겠지요. 그러나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지금까지의 아름다움이 퇴색할지도 모릅니다.
자, 이 자리에서 우리는 안철수 교수 이야기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정말 심각한 것은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안철수 신드롬을 보면서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안철수 교수가 하는 말과 행동의 방식을 우리는 이미 오래 전에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그것을 가르쳐 주신 분은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청결을 가르치셨고, 그렇게 되는 방법까지 주셨습니다. 그것은 우리 영혼을 십자가의 보혈로 씻는 것입니다. 또 예수님은 나눔과 베풂을 가르치셨습니다. 예수님은 굶주린 무리들을 오병이어로 먹이셨습니다. 소자 하나에게 냉수 한 그릇이라도 줄 것을 촉구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당신의 몸과 피를 우리에게 주심으로 몸소 나눔과 베풂을 실천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우리 위에 군림하셔서 우리를 억압적으로 다스리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오히려 우리를 섬기시는 모습을 보이심으로써 낮아짐과 비움을 실천하셨습니다.
우려는 여기 있습니다. 우리가 예수님께 배운 그 모든 방식을 실천하지 않고 있는 동안에, 기독교인도 아니고 오히려 승려의 자문을 받고 있다는 안철수 교수가 그 방식대로 말하고 행동하여 온 대한민국 사람들로 하여금 열광하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게 문제입니다. 안철수 교수가 화려해보일수록 기독교회는 초라해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알고 있지만 하지 못하는 우리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가장 잘 아는 분들이 모인 기독교의 대표적 단체들의 행태를 보면서 슬픈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저는 몇 해 전 이런 만화 같지만 결코 실현 불가능하지는 않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굴지의 교회들, 예컨대 성도가 수 만 명에 이르는 교회들이 매년 예산 중에서 백 억 정도씩을 출연하는 것입니다. 매 년 백 억 정도를 낼 수 있는 교회가 여럿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교회들이 최선을 다한다면 매년 2,3천억 정도를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으로 대한민국의 어두운 곳에 예수님의 사랑의 등불을 밝히는 것입니다. 매년 그렇게 하다면, 우리는 다시 사회의 주목을 받을 것이고, 그 자체가 주님의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요, 그 자체가 선교가 될 것입니다. 생각을 몇 군데서 이야기해 보았지만, 반응은 없었습니다.
우리는 깨끗함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나눔과 베풂도 실천하지 못하고, 마음을 비우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만나러 온 헬라 사람들이 있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 그들을 만나 박수를 받는 대신에 한 알의 썩는 밀알이 되길 원하셨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우리 모두 이미 알고 있는 방식대로 해야 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