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종 빈 목사(거제 흙학교)
1. 기독교와 생명문화
톨스토이는 “ 내가 진정으로 따르는 신앙은 모든 살아있는 것들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 라고 말한다. 적어도 톨스토이의 신앙고백에는 두 가지 중요한 점이 담겨 있다. 살아있지 않는 것(우상)은 신앙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고, 둘째는 신앙은 현존하는 생명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예수께서는 요11:25절에서 “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는냐?” 신앙(Creed)의 중심은 생명 즉 살아 있음, 생명살림에 있다.
1) 생명(부활)에 대한 오해와 예수님의 통분
가)마르다와 마리아 그리고 유대인들의 생명이해 요11: 21, 32절에 마르다와 마리아의 공통된 고백을 보면 “ 주께서 여기 계셨더면 내 오라비가 죽지 아니하였겠나이다.” 나사로의 죽음은 ‘예수님의 부재’로 인한 돌이킬 수 없는 절망적인 슬픔을 담고 있다. 그러나 “예수께서 가라사대 네 오라비가 다시 살리라”(23절)고 말씀하신다. 요 11:5, 28에서 영원한 생명의 수여자( the giver of everlasting life) 로, 생명을 책임지는 자로(the ensurer of safekeeping )자신을 소개한다. 그러나 마르다의 고백은 24절에는 “가로되 마지막 날 부활에는 다시 살줄을 내가 아나이다.”라고 한다. 죽음 후에 영혼의 부활을 믿는다는 것이다. 마르다의 잘못된 생명(부활)이해에 수정과 조정을 요구하신다.
나) 생명에 대한 불신앙 과 예수님의 통분11:33절에 예수께서 눈물을 흘리시더라. 35절에 심령에 통분이 여기시고 민방이 여기사 ---. 여기 민망히 여기다 는 ‘동요되다’ ‘흥분하다‘로 번역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마리아나 많은 유대인들(오늘 우리 역시)이 생명(부활)에 대한 불신앙과 관련되어 있음을 아시고 마음이 동요되시어 심지어 울고 계신다는 것이다. 예수님의 깊은 슬픔은 사람들이 모두 피상적으로 생명을 이해하고 그것을 사랑하고 신앙하는 것에 대한 아픔의 눈물이다. 이들의 생명(부활)이해는 바리새적인 신앙과 관련되어 있다. 이것은 두 가지 관점에 기인한다. 하나는 생명을 육체적으로만 이해하는 관점이요, 또 하나는 생명을 죽음 후에 살 영적인 것으로만 이해하는 점이다.
다)생명에 대한 오해가 가지는 죽음의 문화 요한복음에 나타난 예수님의 새생명운동은 나사로의 부활로 인하여 팽창한다. (요11:45,48절) 이를 보고 유대당국자들은 예수님을 죽이겠다는 공식적인 결의를 한다.(11:53절) 그 이유는 예수님의 생명운동(메시야운동)은 로마의 지배수단인 죽음의 문화와 정면으로 상충된다. 그러므로 당시의 종교지도자 그릅( 제사장, 바리새인, 사두개인)은 이런 예수 님의 생명운동의 결과가 이스라엘 민족의 멸망을 가져올 것이라는 예측을 한다. 토론의 결론은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이라는 생명을 위한 또 다른 죽음이라는 수단을 채택한다. 그러나 그 뒷면에는 그들의 자신의 영예와 권세에 대한 불안과 염려가 있다. 그리고 지속적인 그들의 위치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생명 희생의 자기 논리가 숨어 있다. 이런 인간중심적인 생명이해가 교회를 위기로 몰고 가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오늘의 사회가 죽음의 문화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오늘의 지구생태환경의 위기역시 그릇된 생명이해에서 기인된 죄악의 문회 때문이다.
2) 북한문화와 종교
가장 반종교적인 슬로건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김일성을 신으로 격상시킨 가장 종교적인 사회가 북한이다. 김일성 숭배가 통하는 이면에는 우리나라의 재래 종교문화가 한몫 하고 있다. 물론 전체성을 강조하는 사회주의의 영향도 크겠지만 그 심층에는 유교식의 전제 봉건적인 가부장 사회문화를 지배이데올르기가 심층에 깔여 있다. 세계의 어느 정치지도자를 ‘아버지’ ‘어버이’로 부르는 나라가 있는가? 94년 김일성이 사망하였을 때 꽃을 흔들면서 소리 지르다가 오열하여 졸도하는 모습을 TV로 보았다. 이것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어찌 무속인의 신내림이나 혼령굿의 심성을 깔고 있는 무속적인 우리 종교 문화를 십분활용하고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는가?
3) 우리문화와 기독교 사실 종교학자들은 마르크시즘을 가리켜 기독교의 세속화된 모습이라고 부른다. 과연 우리 기독교 안에, 우리 교회 안에 세속화된 마르크시즘적인 요소는 없을까? 불교나 유교 같은 외래종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 그 종교들은 한국 고유의 종교인 무교를 불교화 또는 유교화 시키는 일에 실패하여 샤머니즘화 되어 ‘타락’했다는 것이 많은 종교학자들의 주장이다. 기독교역시 샤머니즘이라는 ‘우상숭배’를 만나 일전을 했지만, 오히려 무교의 끈질긴 생명력과 타협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무교의 여러 요소를 받아 한국 기독교는 껍데기만 남았다는 비판을 서슴치 않는다. 그 비판의 증거로 기복적 신앙을 꼽는다. 지난주 MBC의 ‘목사님 우리 목사님’에서 처럼 목사의 세습화, 물질적인 성공 신화적 삼박자 구원, 왜곡된 부흥회나 축귀 등에서 기독교의 잃어가는 생명문화를 비판하고 있다. 혹자는 생명운동을 환경운동으로나 지구촌 위기에서 기인된 기독교의 책임적윤리 차원에서나 농촌운동이나 농촌교회살리기 운동정도로 이해하려 한다. 생명살리기는 신앙운동이며 기독교의 본질을 찾아가는 개혁운동이다. 교회가 생명문화를 가질 때 우리 사회의 생태학적 위기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이다. 통일의 문제도 정치, 경제나 정치역학적 차원으로 풀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 이제 생명문화의 틀에서 기독교는 다시 교회 안에 자정을 그리고 대 사회적으로 생태위기를 극복하는 일에 주도적 역활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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