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담안의 사람들과 만남의 시간들이 기다려지고 그들의 이름들이 기도하는 입술에 늘 담겨진다. 살인으로 2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고 있는 안 OO란 친구는 부모님이 계시지 않고 그나마 가족관계도 끊어진 상태에 있는 형제였다. 그가 나에게 양아버지가 되어 줄 것을 요청해 왔다. 그리고 곧바로 아버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당황했다. 그러나 그가 얼마나 가족, 아니 아버지의 사랑이 그리웠으면 나를 아버지라고 부르고 싶어 하겠는가? 그의 필요를 충족해 주고 싶었다. 그의 요청을 받아 들였다. 성경공부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성경도 늘 읽고 필사도 하며 신앙을 키워가고 있다. 담안의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저의 사역을 위한 귀중한 기도 중보자들이 되었다. 비록 범죄하고 갇혀진 공간에서 생활하는 그들이었지만 그들의 순수한 모습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그들과는 달리 자유한 환경 속에 살아가고 있지만 자신의 유익 때문에 진실함을 잃어버리고 얄팍한 잔머리를 쓰고 살아가는 때묻은 나의 부끄러운 모습을 돌아보게 하시므로 잃어버린 순수함을 찾게 하셨다. 이토록 재소자 사역을 통해 오히려 나 자신이 은혜를 받고 새로워지는 놀라운 복을 누리게 되었다. 글을 쓰는 이 시간도 그들과의 만남이 기다려지고 그들의 환하게 웃는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이제 문화쉼터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온천장에 교회가 있었을 때였다. 어느 토요일 오후 우연히 부산대학 앞에 문구류를 사러 나갔었다. 전철에서 내려 역사를 빠져나갈 쯤이었다. 역사 바깥 출구를 향해 나설 무렵 계단에 고등학교 남녀 학생이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앉아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여학생의 속이 많이 불편했던지 남학생이 등을 두드려주고 있었는데 놀랐던 것은 그 학생들의 주위를 많은 사람들이 둘러서서 구경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왠일인가 해서 쳐다보았더니 여학생의 치마가 완전히 들려져서 속이 다 내다보이는 모습으로 흔들거리며 앉아 있었고, 더욱 놀라왔던 것은 많은 사람들이 그 모습을 둘러서서 지켜만 보고 있더라는 것이다. 그 어느 누구하나 만취한 여학생의 흐트러진 못한 모습을 추스려 준다던지... 아니면 그녀를 부축해서 편한 곳으로 옮겨다 놓는다던지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더라는 것이다. 참으로 화가 났다. 그들을 부축하여 전철역 밑 하천부지로 데려다 옮겼다. 그리고 마실 음료를 사다주고 쉬게 했다. 사실 이러한 광경들은 주말이면 부산 대학로에서 간혹 볼 수 있는 부끄러운 현실이다. 요즘은 남녀의 문화가 달라진 것 같다. 나의 청년때에는 밤거리에 술 취하여 비틀거리는 자들은 대개가 남자였고 여인들이 부축하여 가는 것들을 보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반대이다. 주말 대학로를 나가보면 남자들의 등에 엎혀가거나 부축되어 가는 술에 취한 여자청년들을 간혹 보게 된다. 그날 이후 부산 대학로를 자주 나가보게 되었고, 거리를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무언가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들이 마음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안타까운 것은 6대 광역도시 가운데, 더욱이 한국의 두번째 가는 도시인 부산 대학로에 책방이 2군데 밖에 없었고, 문화공간이 하나도 없고, 문화거리도 조성되어 있지 않은 현실이었다. 당연히 술집, 비디오방등 불건전한 향락업소만 즐비한 것이 지성을 자랑해야할 대학로의 현실인 것이다. ‘하나님! 타락한 향락의 문화가 만연된 이 부산 대학로에 건전한 문화가 정착되고, 그 속에 그리스도의 문화가 뿌리를 내려 거룩한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게 하옵소서! 부산 대학로에 문화거리를 조성하기를 원합니다. 문화공간이 필요합니다. 공간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기도를 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교회를 부산대학로쪽으로 이전케 하셨다. 120여평의 공장 공간을 임대해 소극장같은 공간으로 꾸미고 그곳에서 문화쉼터를 시작하게 하셨다. 첫회를 1996년 9월 연예인교회(현, 예능교회) 윤희정 집사님을 모시고 Gospel Jazz concert를 가졌다. 놀랍게도 250여명의 청소년들이 몰려왔고, 참으로 아름다운 공연이었다. 안무도 곁들여진 공연이었는데 많은 청소년들이 눈물도 흘리며 감동을 받았다. 홍순관 집사님이 진행을 맡으며 자연스럽게 전하는 복음에 청소년들은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사역을 하며 늘 그런 생각을 했다. 좀더 좋은 내용과, 기재들로 공연의 퀄리티를 높여 많은 청소년들에게 보여주기를 원했다. 그렇게 시작되어진 문화쉼터가 초창기에는 매월 교회공간 안에서 공연되어지고, 2001년 부산대학 정문앞 거리로 나오기 까지 조용수교수, 이경희집사, 아침, 창문등 많은 이들이 청소년들에게 즐거움과 소망을 심어주고 건전한 교제가 있는 시간들로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다. 점점 늘어나는 인원들로 인해 이제는 거리로 나갈 수 밖에 없음을 생각하고 대학정문 앞 거리로 나서게 되었다. 우연한 기회에 어느 영성 Program에 참여하게 되었다가 그곳에서 이장호 집사(영화감독)님을 만나게 되었고, 그로인해 문화쉼터 Guest로 초청하게 되었는데 기꺼이 허락해 주셔서 내려오시게 되었다. 문화쉼터를 하게 된 취지와 비젼을 들으셨던 집사님께서 자발적으로 진행을 맡아 주시겠다고 해오셨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자비량으로 진행을 맡아주시고 계신다. 초창기 홍순관 집사님께서도 진행을 위해 참으로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다. 이렇듯 각계각층의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기도해주시면서 동참해 주셨다. 대학로 길거리에서 공연할 때는 집중할 수 없는 open 된 환경이라 퀄리티가 높은 수준 있는 공연이 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러기에 그로인한 소요되는 경비가 만만찮게 많이 들었다. 물질로 인한 어려움 때문에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힘들고 어려웠던 공연이었지만 많은 청년들과 청소년들이 즐거워하고, 기뻐했다. 그러한 그들의 모습을 보며 힘든 현실을 잊었고, 그들에게 복음이 전해짐을 보며 하나님의 위로가 현실에 지친 나에게 새 힘을 제공해 주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공연을 준비함에 경제적 어려움은 당연히 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일하시고 계신다. 젊은 청소년들의 인생위에 하늘 수채화를 그려가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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