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공부 팀 가운데 25세의 나이에 무기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최OO이란 형제가 있다. 그도 자살을 시도한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는 형제였다. 피부병 약을 상습적으로 복용하고 있길래 어디가 아픈가? 하고 물어 보았더니 자신의 현실에 대한 불안을 잊기 위해 피부병과 관계없이 다량 복용시 환각 작용이 있는 그 약을 먹고 있었던 것이다. 많은 재소자들이 그러하듯이 그도 어린 시절 가정이 깨어진 결손가정의 환경 속에 자랐다. 받아야할 사랑을 누리지 못한 아픔으로 인해 상하여진 인생이었다. 처음 그를 만났을 때는 말도 없었고, 대단히 거칠었다. 그런 형제가 함께 식사하고, 대화하며, 성경 공부하는 시간 가운데 마음을 열고 다가오기 시작했다. 어느 날부터 성경을 필사하겠다고 노트를 사줄 것을 조심스럽게 요청을 해왔다. 열심히 적어가기 시작했다. 한번은 성경공부를 마치고 식사하는 시간에 자신의 지난 삶을 털어놓으며 지금도 1심에서 받았던 사형이란 선고의 소리가 귀에 쟁쟁하다고 말하며, 비록 무기수이지만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고 고백하였다. 살인이란 죄로 1심에서 사형을 언도받고 항소하여 2심에서 무기로 선고되어 복역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무기라는 형량이 평생을 교도소 안에서 지내야 하는 정말 소망 없는 현실임에도 살아있다는 자체가 소망이라는 진솔한 그의 고백을 들으며 나 자신이 무척 부끄러웠다. ‘나는 과연 살아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가?’ 내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지만 명쾌한 대답을 못했다. 정말 하루를 살더라도 감사함으로 기쁨으로 살아야 함을 깨닫게 되었다. 또 한 형제를 소개하고자 한다. 살인으로 20년형을 언도받고 복역하고 있는 김OO이란 28세의 청년이었다. 처음 만났을 때 말도 없었고, 눈가엔 살기가 번득이듯 어둠이 서려있던 친구였다. 자신이 저지른 일로 인해 가족들이 소식을 끊어버린 것이다. 중형을 살아가야할 그였지만 찾아오고 편지 올 사람이 없었기에 고독한 나날들을 보내는 외로움이 사람에 대한 미움과 증오로 변해 있었다. 그럼에도 한달 한번인 성경공부시간이면 빠지지않고 열심히 참석했다. 한번 두번 만남의 횟수가 길어지면서 대리석 같았던 그의 모습에도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어느날 그가 ‘목사님 생전 해보지 못한 기도지만 목사님과 교회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며 웃으면서 건넨 이 말이 만난후 첫 번째의 말이었다. 그의 말을 듣고 얼마나 감사하고 감격했는지 걷잡을 수 없는 눈물에 그를 와락 껴안기까지 했었다. 그 역시도 지금은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고, 평안이 넘치는 안정된 모습을 보게된다. 사역을 하며 재소자 중에 가족관계가 끊어진 사람들이 많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재소자들에게 필요한 기초 생필품이 공급은 되지만 그렇게 넉넉하지는 않았다. 같이 동거동락하는 한방의 재소자들이라 서로 나누며 서로 베풀기에 쉽지않을까생각했지만 폐쇠된 공간 속에 한정된 시간과 반복된 일과로 살아가는 그들은 어쩌면 동물적 보호본능이 강한 다시 말해 이기주의적인 모습이 강했다. 반면에 자존심은 대단히 강해 항상 조심스럽게 대해야만 했다. 끊임없이 섬겨야 하고, 재소자가 아닌 한 일반인으로서의 인격적인 교제가 있어야 했다. 그러나 진실된 마음으로 자신들을 섬기는 것을 알고나면 놀랄 정도로 순수하게 다가왔다. 가족관계가 끊어진 재소자들에게 1인 1달에 1만원만 있으면 최소한 넉넉지 못한 생필품을 충족하거나, 빵조각이라도 맛볼수 있기에 그들을 후원하기로 계획하고 기도하면서 45인을 매달 섬기고 있다. 이 지면을 빌어 많은 이들에게 부탁을 드리고 싶다. 똑같은 사물을 두고도 시각을 바꿀 때 우리의 이해가 달라진다. 사람들이 지병으로 고통스럽게 투병하는 자들을 보면 안타까이 여기며 동정의 마음을 가진다. 그러나 범죄란 지병으로 투병하는 재소자들에 대하여는 당연한 결과로 여기며 냉담해 한다. 그러나 그들도 우리와 동일한 사람들이요, 창조자가 지은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무관심의 자리에서, 가족관계가 끊어진 자리에서 고독해하며 사랑에 목말라하는 망가뜨려진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그들에게 관심과 사랑이라는 치료가 필요하다. 그들에 대한 이해를 달리해주기를 부탁드린다. 성경공부를 하는 가운데 교도소에서 정신교육 시간을 맡겨왔다. 한달에 1번~2번정도 120여명의 재소자들에게 작은 음악회로 공연하며 복음 전하는 시간이다. 대부분이 비기독인들이기에 예배음악으로는 그들에게 다가갈 수가 없었다. 그러기에 그들의 문화로... 그들이 즐겨듣는 음악으로... 건전하고 메시지가 있는 음악으로... 그들을 찾았다. 아울러 그 노랫말을 복음으로 연결해서 전하게 되었다. 예를들어 팝송가운데 Tie a yellow Ribbon 이란 곡이 있다. 가사의 내용인 즉은 한 재소자가 형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오랜 수형의 시간들을 보내었기에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맞아줄까 몹시 염려하며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출소하기 전 보낸 편지에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기다리고 맞아준다면 집앞 떡깔나무에 노란 리본을 하나 달아달라고 부탁했었다. 집이 점점 가까워 올 때 자신은 두려워 볼 수 없었고 버스기사에게 보아달라고 부탁을 했다. 결과 한 개의 노란리본이 아니라 수많은 리본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는 것이 노래가사의 내용이다. 이 노랫말을 눅15장의 말씀으로 연결해 탕자를 기다리는 하나님 아버지, 우리들을 기다리시는 하나님 아버지를 증거했다.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가 있었다. 많은 이들이 말씀 앞에 감동하며 눈물을 흘렸다. 사역을 마치고 돌아오면 반드시 많은 진솔한 고백들이 담겨진 편지들이 도착한다. 정신교육을 시작하는 시간부터 일주일에 5~7통씩의 편지가 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 편지를 읽을 때마다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한 친구는 정신교육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가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고 했고, 어떤 이는 우리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했으며, 어떤 이는 성경을 필사하기 시작했는데 놀랍게도 글을 배우지 못한 재소자였다. 창세기의 글씨 모습은 글이 아니라 차라리 그림이었다. 그런 그가 신약으로 넘어가며 글이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참으로 놀랍고 은혜로운 하나님의 역사가 무척이나 많았다. 물론 그들이 그 한 사건으로 완전해 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찾는 마음이 그들 속에 시작되었다는 것은 사람으로 할수없는 하나님의 크신 은혜의 역사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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