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들에게도 주님을 사랑하는 뜨겁고 순수한 마음이 있었다. 다만 영글지 못한 믿음 때문에 현실의 민감한 부분 앞에 결단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님 저들에게 굳센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자신들의 영혼을 지킬 수 있는 결단과 고백된 삶이 있게 하여 주십시오! 주님을 사랑하기에 자신들의 직업 또한 전환할 수 있는 믿음을 주십시오!’ 대중음악하는 분들을 위해 지금도 기도하고 있는 내용이다. 교회에 나오는 음악인들이 점점 불어나면서 또 하나 놀라운 일이 일어난 것은 철야기도회 때였다. 당시 교회 철야기도회는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4시까지였었다. 왜냐하면 직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음악인들이 밤12시 이후에야 교회에 도착하기 때문이었다. 그분들은 꼭 철야기도회에 참석하였다. 그런데 직장을 마치고 교회로 오면서 자신들만 오는 것이 아니라 직장(밤업소) 의 동료인 여인들까지 데리고 왔었다. 그러기에 때로는 교회 안에 온통 술냄새가 진동할 때도 있었다. 처음에는 교우들이 그런 분위기에 익숙지 못해 힘들어했으나 하나님께서 교우들에게 영혼을 사랑하는 주님의 마음을 주셔서 그분들을 섬기는 시간을 참으로 즐거워했다. 기도회를 마치고 떡국이랑, 국밥이랑 끓여서 대접함을 기쁘게 섬겼다. 여인들도 매주 철야기도회에 오면서 밤새 찬양하는 것을 좋아했고, 많은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다. 새벽녘 교회를 나설 때면 퉁퉁 부어버린 눈때문에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이어도 기쁨으로 돌아갔다. 그들의 머리에 안수하며 기도할 때 통곡이 터지고, 평안한 얼굴에 감사로 충만해진 모습을 보며 하나님께 더욱 감사했다. 철야기도회에 계속 참석하는 여인들을 본인들의 집 가까이 있는 교회로 인도했고, 몇몇 분들은 성경공부하기에 이르렀다. ‘하나님 용서받지 못할 지난날들을 용서해주시고 더욱이 생명을 전하는 일에 쓰시는 것 감사합니다. 남은 인생 정말 소외되고 힘들고 가난한 자들을 위해 섬기는 자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라고 기도했던 지난날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이루시고 계셨다. 업소에 다니던 여인가운데 한분은 아예 직장을 그만두고 식당 주방 일을 하며 교회를 섬기는 분도 계셨다. ‘하나님! 정말 살아계십니다. 감사합니다.’ 마라의 쓴물을 단물로 변화시키신 하나님의 역사와 같이 쓸모없는 삶으로 마감해야 했던 인생을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인생으로 바꾸어 놓으신 하나님의 역사 앞에 감사의 눈물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힘든 환경에 처해있는 분들과 함께 섬기는 교회 사역이었지만 내 영혼에 힘이 넘쳐났고 기쁜 섬김의 나날들이었다. 그즈음 찬양단의 청년들이 군대에 가고 결혼을 하게 되고, 직장의 일들로 인해 사역들을 떠나게 될 즈음 자연스럽게 음악인들로 구성된 ‘제 2의 데오빌로 찬양 선교단’ 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전문 음악인들로 구성되어졌고, 연령도 40대 후반에서 60대에 이르기까지 장년들로 바뀌어 지게 되었다. 더욱이 그분들은 10년에서 30년가량 미군부대에서 Jazz 연주활동을 하거나, TV 전속 경음악단으로 활동하던 분들 이셨는데, 그들이 신앙생활을 하며 자신들에게 주어진 재능이 하나님께서 주신 것임을 알게 되고, 그래서 남겨진 생애 속에 조금이라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해 순수하고 열심히, 자신들을 필요로 하는 어느 곳에든지 달려가 연주하고 찬양했다. 5명을 앞에 둔 조그만 지하 개척교회에서... 임종을 앞두고 병든 몸을 가까스로 추스리는 노인들 앞에서... 초점을 잃어버리고 시선이 멍하여져 있는 알콜성으로 인한 정신질환자들 앞에서... 계속 횡설수설하는 신경정신과 환자들 앞에서도... 그분들은 기쁨으로 찬양하고 노래했다. 찬양하는 그분들의 표정엔 하나님의 평안이 그득했다. 자신들이 하나님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그러면서 감사의 눈물을 한없이 흘렸고, 집회와 공연에 참석한 모든 이들이 그러한 그들의 모습에 함께 울었던 많은 은혜의 시간들이 있었다. 한번은 부산 가까이 있는 모 기도원의 구국철야기도회에 집회 요청을 받고 찬양을 했었다. 그날 2000여명에 가까운 성도들이 모여 뜨겁게 찬양을 하고 있었는데 앞에서 인도하던 나에게 특별한 체험이 있었다. 찬양을 계속 인도하던 중 회중들에게서 전해져오는 뜨거운 열정들이 힘으로 느껴져 왔다. 마치 추수를 기다리는 광활한 황금빛 논에 바람이 불어 머리 숙인 이삭들이 출렁이는 파도마냥 물결치듯 영적인 물결이 에너지화가 되어 나에게 물밀듯 밀려옴으로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날 수많은 사람들이 방언을 받았으며 성령의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다. 데오빌로 찬양단원들에게도 놀라운 하나님 임재에 대한 확신의 시간들이었다. 그들 역시도 하나님께 울부짖었던 시간들이었다. 연약한 자신들의 삶을 붙들어 주실 것을 기도하고 또 기도했던 시간들이었다. 집회를 다니며 늘 고백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들을 보내시고 쓰시는 사역들이지만 반면에 우리 자신들을 치유하시고 회복시키시는 일들을 하신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어느 사역지든 집회 요청이 있을 때마다 우리는 자신들의 모습을 성찰하며 기도로 준비한다. 부산에는 대중음악하시는 분들이 참으로 많다. 그분들에게 복음의 영향을 끼쳐야 하는 사명 또한 조직된 데오빌로 찬양단의 사명이다. 그래서 찬양단의 광안리 집회를 준비하기에 이르렀다. 특별히 광안리 백사장에서 하고자 했던 것은 당시 광안리와 남천동 주변은 초호화 까페들이 운집해 있었고, 많은 음악인들의 직장이기도 했었다. 환락과 음란이 극에 달하는 행동들이 밤마다 저질러지는 소돔과 고모라 같은 그곳을 향해 하나님 나라를 담대히 선포하고 어둠의 세력들이 멸해지기를 위해, 아울러 성령의 역사하심 속에 음악인들의 직업전업에 대한 결단들이 일어나기를 소망하며 집회를 준비했다. 1차 예비 집회로 시민회관 소극장에서 ‘만일 너희가 잠잠하면 돌들이 소리 지르리이다’ 라는 성구를 주제로 공연을 준비했다. 소극장이 차고 넘쳤고, 은혜의 도가니였다. 연주, 찬양, 안무 모든 것 하나하나에 많은 이들이 감동이 했다. 2차 예비집회로 KBS 다목적홀을 빌려 공연을 준비했다. 당시 2500여 만원의 재정이 필요했다. 그러나 수중엔 아무것도 없었지만 지금까지 목회와 사역 속에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함께하심을 겅험케 하시고 확신케 하셨기에 물질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 다만 시간이 나는 대로 기도하고 기도했다. ‘하나님! 필요를 채워주시고 부족한 종의 마음에 소원을 주신대로 그 일들을 이루게 하소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심을 고백하고 믿습니다.’ 간절히 기도했다. 3200석 좌석에 앉을 자리가 없어 통로에까지 앉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왔고, 아름다운 공연과 뜨거운 기도와 찬양이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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