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저녁 변함없이 야간열차를 타고 학교에 가기 위해 서울로 올라갔다. 그주간 공부를 마친 후 부산으로 내려올 준비를 하던 중에 TV드라마 작가 일을 하시던 집사님께서 만나기를 요청해 오셨다. 집사님께서 한곳으로 인도하시며 예배를 드려달라고 요청하셨다. 다름아닌 한 유명 여성의류브랜드의 회장님이신 패션디자이너 집사님 댁이었다. 작가 집사님은 개인적으로 그 디자이너 집사님의 상담역을 감당하고 계셨다. 학교를 오가며 작가이셨던 집사님 인도로 가끔씩 디자이너 선교회에 나가 기도해 드릴 때가 종종 있었는데 그때 정식으로 인사하지는 않았지만 뵙고 보니 안면이 있던 집사님 이셨다. 몸이 불편하셨던지 안색이 많이 피곤해있었다. 알고 보니 작정 금식기도를 마치는 날이었다. 함께 예배를 드리고 주시는 차를 마실 때였다. 차를 내어 오신 집사님께서 흰봉투 3개를 앞에 내어놓으시며, “전도사님 전국 매장에 의류세일을 마치고 십일조를 본교회에 드리고 하나님께 감사 기도 하던 중에 십의 일을 하나님께 더 드리라고 응답하셔서 어느 곳에 드려야 할지?... 몰라 금식하며 하나님께 구하고 있었는데 기도 중에 자꾸 전도사님의 얼굴과 데오빌로교회의 이름이 떠올라 하나님께서 이 물질을 데오빌로교회에 드리라는 것으로 응답받고 전도사님을 뵙자고 한 것입니다” 참으로 놀라운 역사였다. 봉투 한장에 10만원권 보수 100장씩... 3봉투... 무려 3000만원이나 되는 큰 금액이었다. 꿈인가? 생시인가?... 잠깐 멍해진 시간이 흘렀다. 감사의 눈물줄기가 나의 볼을 타고 흘러 내렸고, 생전에 그런 큰돈을 내 손으로 직접 만져본 일이 없어 떨리기까지 했었다. 더우기 이 디자이너 집사님을 두고 TV작가 집사님은 집사님 나름대로 하나님께서 주신 많은 재물, 하나님의 귀한 일에 쓰여지게 해달라고 개인적으로 늘 기도하고 있었던 터라 집사님은 집사님 나름대로 응답받은 일이라 기뻐하며 하나님께 감사의 눈물을 드렸다. 디자이너 집사님은 집사님대로 하나님께 응답받고 기쁨으로 하나님께 드리게 되었다고 감사하며 눈물을 흘렸다. 감격적인 시간이었다. 모두가 다 하나님의 은혜 속에 흠뻑 젖어든 시간이었다. 그 집을 나와 고속터미날로 향하는 발걸음은 구름 위를 걷는 듯했다. 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중에 문득 오늘이 바로 작정기도 110일을 마친 다음날 이었다는 사실에 섬세하신 하나님... 자상하신 하나님... 신실하신 하나님... 나는 잊고 있었어도 하나님은 일하고 계셨음을 깨닫고 감사의 눈물을 펑펑 쏟았다. 더욱이 헌금을 드렸던 집사님께서 반드시 익명을 요구하심에 교회에 돌아와 헌금을 드림에 무명으로 드렸다. 교우들도 하나님의 응답하심 앞에 놀랐고 기뻐 감사하며 살아계신 하나님을 더욱 확신했다. 이제 지하공간을 벗어나기 위해 2층 예배처소를 구하고자 성도님들과 함께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이었다. 평소에 알고 지내던 서울지역에 사역하는 한 찬양단이 부산집회를 갖고자 제의해 왔다. 집회를 위해 준비위원들을 모으고 장소를 무궁화관으로 대관키로 결정했다. 그런데 진행 되어가는 과정에 정작 물질이 필요한 부분에는 준비위원들이 슬금슬금 꽁무니를 빼기 시작했고, 결국 집회를 앞두고 다들 한걸음 물러나 버리고 말았다. 집회 날은 다가오고 500여만원이나 드는 물질은 없었고 걱정이 되었다. 하나님께 기도를 지속해서 드렸지만 별 변화가 없었다. 결국 우리 교회가 건축헌금으로 드려진 3000만원중 500만원을 선교헌금으로 드리기로 작정하고 집회를 준비했다. 교회 몇몇 제직분들은 왜 우리가 그 짐을 떠맡아야 하는가? 하고 불만을 토로했지만 하나님께 믿음으로 심자고 그분들을 설득했다. 집회는 무궁화관을 가득 메운 많은 분들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은혜 충만한 가운데 마쳤다. 찬양단의 일원가운데 TV 탈렌트 3분과, 가수활동을 하던 분들도 계셨다. 그분들의 아름다운 간증까지 겸한 집회였기에 많은 분들이 참여하였다. 집회를 마친 이틀 후 새벽기도회 때였다. 성도님들의 댁들이 다 멀리 있는 관계로 평소 새벽기도회에는 3분의 권사님과 우리 가정 정도였다. 그런데 그날 낯모른 한 성도님께서 새벽기도회에 참석하셨다. 가까이 있는 이웃의 한 성도가 새벽기도회에 나온 것 정도로 생각했는데 기도회를 마친 후 함께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었는데 댁이 좀 먼 거리에 있었고, 자신의 본 교회에 새벽기도를 가기위해 차를 타고 나섰는데 이상하게 무언가 모르는 힘에 이끌려 오다시피 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분은 가셨는데 강단에 보니까 흰봉투 하나가 올려져 었었는데 건축 작정 헌금이었고, 500만원이 작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 금액을 보는 순간 또다시 가슴이 뛰었다. 금액 때문이 아니라 살아계신 하나님의 손길 때문이었다. 몇몇 제직분들의 반대로 지출하기 힘들었던 상황이었지만 하나님께 믿음으로 심자고 설득했던 말을 부끄럽지 않도록 해주신 하나님께 또다시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우기 귀한 하나님의 사역에 물질을 드리도록 하시고 놀라운 은혜의 일들을 이루신 것을 생각하며 그 역사에 도구되었다는 사실에 너무 감사했다. 이후 예배당을 이전키 위해 이곳 저곳을 살피던 중 온천장 입구의 30평 남짓한 장소로 이전케 되었다. 당시 청년들과 사역을 하던 중이었기에 옮겨간 그곳에서도 청소년들을 위한 사역을 좁은 공간에서였지만 함께 계속해서 감당했었다. 교회도 아둘람 동굴에 모여 들었던 아둘람의 동지들처럼 혼자되신 분들이 한분 두분씩 늘어갔다. 그중에 기억나는 분이 호남지역 광주분 이셨는데 예수 믿기 이전부터 잘 아는 분이셨다. 부유한 집의 맏딸로 태어나셔서 부족함 없이 성장했고, 결혼을 부산의 모 간장회사 맏아들과 해 신혼의 단꿈을 꾸었지만 딸 둘을 낳고난 이후부터 남편의 공공연한 외도와, 아들을 낳지 못한다는 시모님의 구박, 4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의 맏며느리로서 감당해야할 일에 지쳐버린 나날이, 결국 결혼생활이 파경에 이르게 되고 일방적으로 이혼을 당하고 말았다. 젊은 날에 혼자가 되었는데, 뛰어난 미모 때문에 주위의 유혹이 참으로 많았으나 억척같이 살아가던 순수한 한 여인이었다. 예수를 믿고 전도하기 위해 기억나는 사람들을 찾았던 중에 한분 이셨다. 교회를 개척하고 비로소 만나게 되었고, 그분에게 복음을 전하게 되었다. 이혼을 하고나서도 두 딸아이 때문에, 사업에 망함으로 가세가 기울어진 전남편 식구들의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안타까움 속에 살았던 여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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