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문화사역을 준비하는 가운데 선교회를 조직하기에 이르렀다. 지금은 목회하시는 목사님이시지만 당시 함께 사역하던 3인중에 한 친구가 아버님의 건물옥상 20평 남짓한 공간을 무상으로 내어주어서, 그곳에 사무실을 두고 사역을 지속하게 되었다. 모이면 예배하고 말씀을 나누며, 이 부산 땅에 365일 주일을 제외한 모든 날에 문화공연과 집회들을 계속할 수 있는 문화선교센터를 달라고 기도했다. 그날이 언제가 될지 알수는 없지만 ‘빌2:13’의 말씀처럼 우리의 마음에 소원을 주신 하나님께서 반드시 행하실 것을 분명히 믿고, 그 꿈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함께 기도하는 동역자들도 한둘씩 모여들기 시작했고, 13명의 동역자들이 모이게 되었다. 그동안 섬기던 교회가 120여명으로 성장되면서 목사님께 사역의 사실들을 말씀드리고 전문사역을 위한 교회를 개척하기에 이르렀다. 선교회에 소속된 모든 사람들이 교회의 지체들이 되었다. 밤마다 기도회를 가지며 저희들을 이끌어 주실 지도자 목사님을 보내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했다. 기도하던 가운데 통합측에 소속된 목사님으로 캐나다에 공부하러 가실 계획을 가지고 계시던 목사님을 소개 받았다. 부산으로 오셔서 선교회에 함께한 동역자들과 만남을 가지고 우리들의 비젼과 계획들을 말씀드렸다. 목사님도 어려우시지만 혼쾌히 사역하실 것을 허락하시며 함께 교회를 섬기실 것을 허락하셨다. 동역자들도 모두 목사님을 뵙고 좋아했으며 교회를 개척한다는 설레는 마음을 가졌다. 주님을 만나고,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전도사님을 통해 영적인 눈을 뜨고, 교회를 개척 섬겨왔던 수많은 시간들... 공연문화를 통한 복음의 사역을 계획하시고 동료들과 함께 섬길수 있도록 인도하신 하나님께 평생을 통해 감사를 드림에도 부족할 것인데 또 하나님의 교회를 세우시는 일에 섬길 수 있는 자리를 주신 것 정말 감격했던 시간들이었다. 교회이름을 위해 한달동안 작정기도회를 가졌고, 한분씩 생각한 이름들을 가져와 제비를 뽑기로 하여 교회이름을 정하기로 했다. 결국 하나님께서 교회이름을 주셨는데 ‘데오빌로’(‘데오스’와 ‘필레오’의 복합단어로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친구들’ 이란 뜻)라는 이름을 주셨다. 데오빌로교회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일이 생겼다. 아무런 이유 없이 목사님께서 내려오지 못하시게 되었고, 결국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시게 되었다. 교회이름까지 주신 하나님께 목회자를 보내달라고 계속 기도하게 되었고, 20평의 옥상 공간은 날마다 찬양과 기도의 외침이 떠나지 않는 공간이 되었다.
정말 하루하루의 삶에 기쁨이 있고 생명력이 넘친 힘찬 삶을 살게 되었다. 별다른 수익이 없는 상황에서도 필요한 것들을 채워 주시고, 하나님의 예비하신 것들을 누리게 하시는 이스라엘 광야 여정의 만나와 메추라기의 삶이었다. 지금도 가끔 생각하는 것은 그러한 하나님의 살아계심에 대한 경험들과 그에 대한 고백들이 오늘 서있는 이 신앙의 자리를 있게 하셨다는 사실 앞에 하나님께 늘 감사를 드린다. 정말 나는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는데 하나님은 놀라운 것들을 누리게 하신 것이다. 선교회를 대표하며, 교회 성도들을 대표하여 목사님을 모시기까지 예배를 인도하며 정말 은혜 가운데의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목사님 모시는 일에 시간들이 지체되면서 동역자들이 나를 신학을 시키려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감을 느꼈다. 집에 들어가도 집사람 역시 나를 두고 주의 길로 가기 위한 기도를 하고 있었고, 선교회 사무실에 나오면 동역자들 역시 같은 기도의 제목으로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었고, 심지어 만나는 친구들조차도 나에게 신학하기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그러한 요청들을 사람의 말로 들었던 나로서는 고통과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하나님의 말씀이 사람의 말로 받아들여질 때 반드시 시험이 옴을 훗날 깨닫게 되었다. 방황하기 시작했다. 도대체가 황당했다. 나라는 존재에 관한한 하나님과 나 외엔 감추어진 자신의 진면목을 알지 못한다. 많은 이들에게 보여지는 나의 모습 속에는 위선과 거짓됨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토록 추하게 살아왔던 과거를 가진 인생을... 마라의 쓴물과 같이 부패하여 정말 쓸모없는 무기력한 인생을... 그 길로 가라고 하시니 나로선 이해될 수가 없었다. ‘하나님 왜 하필이면 접니까?...’ 그 영적인 방황함은 나로 하여금 주야가 다른 삶을 사는 위선자로 만들어 버렸다. 낮시간은 동역자들과 예배를 드리고, 밤시간은 주의 길을 가야한다는 하나님의 Message에 반항하기라도 하듯이 밤업소를 의도적으로 찾아 방황 속에 나를 숨겼다. ‘하나님 이런 나의 모습을 보시고도 그 길로 가라하십니까?...’ 옛사람의 모습이 다시 살아나는 듯 했다. 또한 낮과 밤이 다른 양면의 모습을 두고 들려오는 양심의 소리에 수치스러움을 떨쳐버리려고 자학하며, 스스로 황폐해지기 시작한 시간들이었다. 어쩌면 물고기 뱃속에 들어갔던 요나보다 더 음부의 고통을 경험했던 시간들이었던 것 같다. 그 갈등들을 잊기 위해 술을 찾았고, 추한 모습을 의도적으로 보임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떨쳐버리려고 자신을 기만하며 발악했던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런 나를 끝까지 포기치 않으시고 주변 환경들을 통해 끊임없이 말씀하셨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라고... 너는 내가 쓸 일꾼이라고...’ 그러한 상황 속에 하나님께서 간섭하시는 사건이 일어났다. 태어나 그때까지 병원을 모를 정도로, 그토록 건강했던 두 아들들이 아프기 시작하는데 한달에 20일을 고열로 인해 고통하는 것이었다. 병원을 찾게 되었다. 내가 어렸을 때 앓았던 경기처럼 고열로 인해 몸이 뒤틀리는 고통을 겪는 것이었다. 그 아들들의 고통을 보는 괴로움은 말로 다할 수 없었다. 추운 겨울 열을 내리기 위해 아이를 발가벗겨 베란다에 내어두거나, 손가락 끝을 찔러대며 피를 뽑는 일, 그 어느 한가지 한가지가 나의 마음을 송곳으로 후벼 파내는 듯 했다. 경제적 어려움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자녀들의 고통을 바라보는 나로서는 하나님께 손을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기드온처럼 하나님께 기도했다.
‘하나님 이 길이 정말 나의 가야할 길이라면 무지한 제가 깨달을 수 있도록 저에게 표적을 보여 주십시오!...’ 그리고 금식하며 기도하기를 작정하고 기도원으로 올라갔다. 주일을 지나고 월요일 아침 한주간 기도할 것을 계획하고 짐을 싸 기도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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