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기싫었던 걸음이었지만 불편하신 몸을 이끌고 찾아오시는 할머님을 향한 애처러움 때문에 마지못해 가곤했었다. 그러나 찬송가도, 설교말씀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왠지 두눈에서는 눈물이 흘러 내리곤 했었다. 그때는 아무런 의미도 몰랐지만 한참 지난 후에야 강팍해진 나의 마음을 두드리시는 하나님의 사랑의 손길이었음을 깨닫게 되어졌다. 그러나 그러한 발걸음도 할머님의 소천하심으로부터 끊어지게 되고 말았다. 그나마 기도해주시고 사랑으로 이끌어 주시는 할머님의 보살펴 주심이 있을 동안에는 잠시 동안이라도 생활에 질서도 있고, 평안함이 있던 삶이었다. 그러나 하나님과의 거리가 멀어짐으로부터 혼돈된 삶의 방황이 다시 시작되었다. 마침 아버님의 재혼으로 인한 새어머님과의 갈등과 마찰은 더욱 나를 바깥으로 내 몰아갔다. 잠시 정돈된 삶을 사는가 했지만 다시 어둠의 거리를 방황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부산의 두 폭력조직의 이권으로 인한 구역 싸움에 나를 필요로 한 일들로 인해 낮에는 싸움, 밤에는 그것에 대해 보상받는 유흥으로 삶과 건강들이 더욱 피폐해져 갈 수 밖에 없었다. 하나님 비워진 내 영혼의 고독과 외로움을 자신의 힘이라는 것으로 자위해 보려는 교만함이, 바벨탑을 쌓아 하늘에 닫게 해 보겠다고 몸부림을 치던 어리석은 인간들 마냥 극에 달하여지고, 늘 공허함과 허전함을 떨쳐버리지 못한 현실에 술을 가까이하는 시간들이 갈수록 늘어만 갔다. 내 마음먹은 대로, 하고 싶은대로 행동해도 주위에 어느 누구하나 나를 두려워하여 만류하지 못한 상황들이 더욱 황폐한 사람으로 만들어갔다. (요4장)의 사마리아 여인이 자신의 욕구충족을 위해 마음대로 살아 보았지만 그 삶의 중심에 뚫려진 구멍은 메꿀 수 없었듯이, 내 하고 싶은대로 하며 사는 방종의 시간들은 행복함 보다 더욱 기갈을 더해가는 병든 인생으로 내몰아 갔다. 그러던 어느날 귀가 길에 상대 폭력조직의 하수인들에 의해 집단 습격을 받아 눈 주위를 무려 157바늘이나 꿰메야 하는 큰 부상을 당했다. 시력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큰 사고로 대수술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끔찍했던 사건이었다. 이 시간도 볼 수 있다는 것은 바로 하나님의 은혜이다. 이러한 지난 삶의 일어났던 사건들로 인한 하나님의 존재의 확신이 그리스도 안에 들어온 때부터 연약하여질 때마다 나를 일으키는 힘이 되었다. 복수에 불타는 병상의 시간들이었지만 창세 전에 나를 택하신 하나님의 계획은 그 어려웠던 시간들 속에 세상으로부터 1차로 불러내시는 일들을 만들어 가셨다. 직접적으로 나를 상해했던 자의 자살사건... 이러한 조직싸움의 반복된 일들에 대한 회의... 이러한 갈등들이 폭력세계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하였다. 우연한 기회에 평소 알고 지내던 학교 선배님의 회사 일을 도와드리게 되었고, 그곳에서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게 되었다. 학교 선배님은 당시 기독교인 이었지만 그렇게 믿음은 있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늘 만나 교재하는 훌륭하신 장로님이되셨다. 아무튼 그 선배님의 회사 일을 도우면서 폭력세계와 자연스럽게 발을 끊게하시고 현재 주의 일에 동역하는 많은 분들을 알게 하시고, 함께 하나님의 일들을 섬기게 하신 하나님의 섭리하심에 늘 감사드리며, 그 하나님의 놀라우심을 찬양을 드린다. 그 선배님의 직장 일을 하면서 서울의 한 은행직장을 다니다가 건강 때문에 요양 차 내려와 있던 중에 아르바이트로 잠시 봐주게 된 아내를 만나게 된 것이다. 4대째 기독신앙의 배경을 가진 아내에게 구혼을 하고 허락을 얻기까진 아내의 많은 가족들로부터 반대가 극심했다. 그러한 상황 속에 만나게 된 아내와의 삶은 새로운 인생을 열어가는 계기로 결단하게 되었다. 신앙생활 열심히 하겠다는 약속을 가족들 앞에서 드리고 결혼을 허락받고 많은 분들의 축하 속에 신혼생활을 시작했고 그동안 끊어졌던 교회생활도 결혼을 통해 다시 시작되었다. 실로 많은 세월들이 흘러간 뒤라 다시 교회를 찾은 발걸음은 마냥 즐거웠다. 더욱이 아내와 함께 주일을 섬기는 시간들은 무척이나 행복함을 느꼈던 시간들이었다. 생활이 안정을 찾은듯했다.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비록 교회를 다니는 삶에 있었지만 아직도 다듬어지지 못한 모습 속에 예전의 힘과 배경들을 믿고 무엇이든 하면 된다는 생각에 열정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하는 일들마다 잘되지 않았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닥치는 대로 해보았다. 결국 남는 것은 부채뿐이었고, 이러한 상황 속에 두 아들도 태어난 터라 집안 사정이 몹시나 어려웠었다. 힘든 시간들이 나의 발걸음을 다시 세상친구들을 만남의 자리로 이끌어 갔다. 오랫동안 보지못했던 친구들과의 자리가 즐거웠다. 여러 가지 어려운 사업들로 인한 고민들을 잠시 잊는 것이 행복했었다. 그러한 자리들은 결국 나를 옛사람의 자리로 급격히 전락시켜 갔다. 신앙생활에 병이 생겨난 것이다. 채권자들은 예전의 나라는 존재를 두려워했기에 채권을 독촉해도 집에 있는 아내에게 재촉했다. 아내는 바깥으로는 부채문제, 안으로는 나의 문제들로 인해 무척이나 시달리며 고통했다. 그러한 모습들을 보는 나 자신도 무척이나 힘들었다. 물질로 인한 주먹세계로의 유혹이 다시금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러한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붙들어 주셨기에 떠나왔던 그 폭력세계로의 돌아감은 내 인생 속에 없었다. 어느날 친구들과의 만남으로 늦게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왔을 때 기도하는 아내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나의 무절제한 삶을 두고 자신이 하나님 앞에 통회 하는 기도를 쏟아지는 눈물과 함께 드리고 있었다. 기도의 구구절절 속에 무책임한 남편을 사랑하는 고백이 강팍하고 무디어진 나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한 것이다. 분명히 무능한 나의 부족함과 잘못이었는데 왜 아내가 자신의 잘못임을 통회하고 있는 것인가?... 순간 나의 마음에 혼돈이 오기 시작했다. 이어 자책감이 무거운 맘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나는 무엇인가?’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나는 어떤 자리에 있는가?’ 계속되는 심연의 질문 속에, 마음속 깊이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 것인가?’ ‘사랑하는 아내도, 아들들도 책임지지 못하는 무능함의 사람으로 살아야만 할 것인가?’ 많은 번민 속에 밤을 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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