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시간 안돼 마음이 바뀐 것이다. 마귀가 틈을 탄 것이다. “아니 이럴수가 있어요? 아들 앞에서 약속했으면서...”하니까 갑성이가 나서서 “엄마, 자식 앞에서 약속했으면 지켜야제에~”한다. 갑성이는 내편이다. 그러자 갑성이 엄마는 “어이, 이번 한번만 가네이~!”라고 대답했다. 나는 “일단은 한번 갑시다”며 일단이라는 말을 했다. 갑성이 엄마는 소가 도살장에 끌려가듯 슬리퍼를 끌고 억지로 끌려 나왔다. 교회가서 앞자리에 앉혀 놓으니까 앉자마자 “아버지, 나왔소~ 아버지, 나왔소~”하면서 펑펑 우는 것이 아닌가? 나는 너무 의외의 일인지라 당황스러웠지만 전능하신 하나님의 능력과 성령의 역사를 다시금 체험했다. 그 갑성이 엄마가 지금의 지평순 집사로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있다.
우리 광주 안디옥교회는 연중무휴 철야예배를 한다. 어떤 날은 쉬고 싶어도 철야예배 시간만 되면 어김없이 ‘따르릉’ 전화벨소리와 함께 “어이, 교회 안갈랑가?”하고 열심인 지평순 집사의 목소리가 울린다. 철야 때 인도했더니 철야예배를 철저히 드리는 지평순 집사이다. 전파하는 이가 없으면 어찌들으리요. 우리는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전해야 할 것이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또 한 사람을 전도하게 되었는데 그 사람은 좋은 은사가 있는 사람이다. 내가 입고 있는 옷만보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옷이 너무 이쁘다. 얼마줬소? 정말로 이쁘네” 한다. 얼굴이 이쁘다고 하면 기분이 더 좋을텐데... 하루는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다. “우와, 옷 이쁘네” 예상했던 말이다. “그쪽 옷도 이쁘네요”했더니 “나하고 바꿔 입읍시다. 바꾸장께” 하면서 졸라댔다. 내 옷은 정장이고 그 사람은 여름 런닝처럼 생긴 나시였다. 나는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한데 이까짓 옷이 문제인가 생각하면서 “바꿔 줄게 교회 나올라요?” 했더니 그 말에는 대꾸도 않고 옷만 바꾸자고 졸라대는 것이었다. “좋소, 여기는 엘리베이터 안이라 누가 도중에 타면 망신당하니까 빨리 바꿔 입읍시다”하고 하나, 둘, 셋에 우리는 재빨리 벗고 바꿔 입었다. 정장웃옷과 런닝같은 나시와 바꿈이었다.
며칠 후에 찾아가서 “교회 갑시다” 했더니 핑계를 대면서 대답이 시원찮았다. 자꾸 찾아가서 전도했지만 차일피일 미루면서 핑계만 댔다. 내 예쁜 옷을 가져가고 저럴수가... 야속하기도 했지만 인내해야 했다. 나는 내색하지 않고 만날 때마다 웃어주면서 때를 기다렸다. 일년이 지난 후에 억지로 끌려나온 그녀를 맨 앞자리에 앉혀 놨더니 훌쩍훌쩍 우는 것이 아닌가? 돌아오는 길에 “은혜 받았소? 우시길래”했더니 “나 옛날에는 새벽 기도까지 다녔던 사람이여~”하는 것이다.
우리 주위에는 잃은 양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불교라고 우겨대던 김현숙 집사도 지평순 집사도 모두가 잃은 양이다. 우리는 전도할 때 반드시 진단부터 해야 한다. 불교인지 성당인지 기독교인지 아니면 믿다가 실족했는지 알고 나서 전도에 임해야 한다. 아니면 믿다가 실족했는지 알고나서 전도에 임해야 한다.
어느 날 나는 택시 기사님을 전도하게 되었는데, 영접기도를 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금호동에 가는 길이었다. 그리고 택시기사님도 전도하기 위해서 기사님 옆 자리에 앉았다. 기사님이 장난기 섞은 웃음을 히죽이 웃으면서 “이쁜이 아줌마가 탔네” 하면서 능글스럽게 말을 걸었다. “이쁜 아줌마가 말 잘하는 말 좀 들어볼라요?” 했더니 “한번 해보쇼” 하는 것이다. 나는 큰일 났다는 식으로 얼굴 표정을 근엄하게 하고 “기사님, 교회 나가시는가요?”하고 물었다. 전도자는 같이 농담하거나 세상적인 말을 하면 상대방이 헤프게 보거나 얕보기 마련이다. “묵고 살기도 바쁜디 어떻게 교회를 가것소. 묵고 살기도 바쁘요” 하는 것이다. 나는 다시 정색을 하면서 얼굴표정을 굳히고 “오메, 큰일났네! 하나님도 바쁘셔서 기사님 이름을 생명책에 안적어놨다고 하면 어쩌실래요? 생명책에 이름이 없으면 천국 못가고 지옥간대요” 했더니 기사님은 약간 두려운 얼굴을 하면서 “뭐? 그런 것도 있다요” 하는 것이다. 나는 다시 서둘다시피 급히급히 말을 이었다. “기사님, 하나님은 기사님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천하하고도 바꾸지 않으신대요. 예수님만 믿으면 천국이요. 믿지 않으면 지옥 가는데 지옥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아세요?” 하면서 지옥을 생생하게 말해주었다. 무서운 지옥이야기를 들으면서 기사님의 얼굴 표정이 긴장된 듯 굳어졌다.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님께서 내가 너를 모른다 하는 것이 좋겠어요? 너는 내 아들이다 내가 너에게 복을 주겠다. 하는 것이 좋겠어요. 기회는 항상 있는 것이 아니예요.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하면서 설득도 시켰다. 택시가 신호등에 멈춰 섰다. “기사님, 운전대 잡고 눈만 감으세요. 예수님 영접하는 기도하게요. 나는 죄인이다고 고백하시고 예수님 영접하면 지금까지 교회 다니지 않으셨어도 천국가실 수 있어요”하면서 재촉했다. 기사님은 “어허, 어허” 하면서 성화에 못이겨 눈을 감았다. 나는 영접기도를 시켜주고 확신도 시켜주고 축복기도를 해 주었다.
“오메! 내가 졸지에 하나님 새끼 돼버렸어야”고 기사님은 계면쩍어 하면서도 기뻐했다. 능글스럽게 농담을 하던 조금 전의 그 말투는 간대 없고, 어느새 나를 존경하는 예우를 하면서 “나 교회 갈라요. 우리 마누라랑 새끼들이랑 다 교회 보낼라요” 하면서 어느새 들떠 있었다. 나는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는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함에 이르느니라 했어요. 기사님은 입으로 시인 하셨어요. 방금 하나님 새끼라고 하셨잖아요” 하면서 다시 확신을 시켜 주었다. “기사님, 나는 오늘밤이라도 세상을 떠난다면 천국 갈 수 있거든요. 기사님은 천국 가실 자신 있으세요?”하고 물었더니 대뜸 “나도 가지라우! 하나님 새낀께...”하는 것이었다. “할렐루야~” 택시타고 영접시키고 목적지까지 도착한 시간이 십분 안에 이루어진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