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이 정직하고 꿋꿋한 김현숙 집사는 남편을 전도해서 같이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까 괴로워하면서 “어이! 우리 남편 어쩔랑가? 저대로 놔둘란가? 얼른 전도해 주란 말이여!”하고 나에게 하소연했다. 그래서 내가 찾아가 복음을 전했더니 그의 남편은 화를 발끈 내면서 “나는 불교니까 나한테는 말하지 마쇼이! 나 술 묵어 불랑께”하면서 베란다로 나가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며 반항하는 것이었다. 할수 없이 나는 되돌아왔고, 몇 달 후 다시 찾아갔더니 “또 왔소? 나는 불교란 말이요”하더니 “교회 가고 싶어도 우리 집사람 때문에 교회 안갈라요. 성가대 하지 말고 같이 교회 가서 나란히 앉아 있자니는데 저 사람이 말을 안들으니 저 사람 봐서 안갈라요”하는 것이었다. 나는 대뜸 김현숙 집사 등을 한대 치면서 “성가대 하지마. 남편 전도가 중요하지 성가대는 다음에 할 수도 있잖아”했더니 그 남편이 “집사님, 내가 어느 달 첫째주부터 교회 갈라요”하는 것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기다렸는데 어느 달 첫째주까지 못기다리겠습니까. 감사합니다”하면서 약속하고 돌아왔다. 그날 저녁 때 김현숙 집사의 남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집사님, 어느 달 첫째주까지 어떻게 기다리겠습니까. 이번주부터 교회에 나가겠습니다”하는 것이었다. 할렐루야! 나는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 정준채씨가 지금의 정준채 집사가 되어 두 부부가 성가대에 나란히 앉아 열심히 봉사하며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있다. 우리는 아무리 불교신자라 할지라도 전도사가 꾸준히 인내하고 기도하며 포기하지 않고 대할 때에 하나님께서 역사하셔서 열매를 거두어 주시는 것이다. 하나님도 우리를 죽는 날까지 기다려 주시는데 우리는 쉽게 포기하고 단념하며 정죄해 버릴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나는 아파트 가가호호를 다 적어놓고 불교, 성당, 어느 교회, 개가 짖으면 ‘개가 컹컹’, 쌀쌀맞게 하면 ‘쌀쌀’, 다음에 오세요 하면 ‘다음에 오세요’라고 기록해 놓는다. 이는 나만이 아는 암호이다. 기입해 놓은 종이를 쫙 펼치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그 곳에서 전도할 가능자를 찾는 것이다.
나는 전도하면서 또 불교신자를 만나게 됐다. 먼저 그의 아들 갑성이를 전도했다. 나는 그 후 갑성이 엄마를 전도하기 위해 찾아갔는데 예수 믿는 사람이 찾아 다니니까 재수가 없어서 갑성이 아빠가 돌아가셨다고 나에게 퍼붓는 것이다. 나는 억울하고 기가 찼지만 ‘전도자는 참아야 한다. 끝까지 참아야 한다’며 이겨냈다. 어느 날 박현자 집사가 따라다니며 전도법을 배우겠다고 해서 데리고 갑성이네 집으로 갔다. ‘띵동’하고 벨을 눌렀다. 갑성이 엄마가 안에서 내다보고 문을 벌컥 열면서 운동화 짝을 치켜들고 “나 교회 안간단 말이요~”하면서 벽력같은 악을 쓰면서 튀어 나오는 것이었다. 우리는 놀라서 엘리베이터까지 도망을 갔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놀란 토끼 눈을 하고 박현자 집사가 “집사님, 이런 꼴을 당하고도 저 집에 또 갈라요?”하면서 쳐다봤다. 나는 “우리는 하늘에 상급이 커졌어. 주를 위해 핍박을 받는 자는 복이 있어. 반드시 상급으로 보상해 주실 거야”하고 웃어 주었다.
몇 달 후 목욕탕에서 갑성이 엄마와 만나게 됐다. 나는 갑성이 엄마 옆으로 앉으면서 “그동안 잘 사셨어요?”하면서 활짝 웃었다. “제가 등 밀어 드릴께요” 했더니 “놔둬, 놔둬”하면서 부담스러워했다. 하지만 “밀어 드릴께요. 괜찮아요”하면서 강제로 등을 밀어주었다. 이번에는 갑성이 엄마가 “나도 밀어 줄께”하면서 다가왔다. “아니요, 나는 밀었어요”하면서 거절했다. 받지 않아야 되기 때문이다. 갑성이 엄마는 내가 옆에 있는 것이 못내 싫어서 “나 쉬었다 할래”하면서 나가는 것이었다. “나도 쉬었다 할래요”하면서 따라 나섰다. 수건을 한 장씩 덮고 같이 드러누워 있으면서 나는 칭찬거리를 찾기로 했다. “아줌마, 참 날씬해졌네요”했더니 갑성이 엄마는 기분이 좋아서 “아니여, 그대로여”하면서도 좋아하는 것이다. 나는 속으로 “쇠뿔은 단김에 빼라는 말이 있지. 너는 오늘 내 밥이여!”하면서 “아줌마, 나 오늘 아줌마 집에 놀러갈께요” 했더니 “또 무슨 말 할라고? 나 오늘 계모임에 가야해”하는 것이었다. 그 후 나는 갑성이 엄마가 목욕탕을 나가기만을 기다렸다가 5분 후에 집으로 찾아가니 열심히 화장을 하고 있었다. 복음은 전할만큼 전했기 때문에 더 할 말이 없어 등 뒤에서 “예수 안믿으면 지옥가요” 했더니 “그런 말 할려면 가쇼이”하고 톡 쏘아붙였다. “하나님이 택한 사람이 따로 있다더니 아마 갑성이 엄마는 안택했나봐요. 그러면 천국가기는 틀렸지요. 지옥 가야지요” 했더니 갑성이 엄마가 화장하던 손을 멈추었다. 나는 불안하고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갑성이 엄마가 확 뒤를 돌아보더니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노발대발하면서 “그런 소리마. 내가 처녀 때 교회에서 율동 가르치는 선생이었어”하면서 악을 섰다. 나도 깜짝 놀라서 “하나님 사랑하는 딸이 여기 있었네. 하나님이 얼마나 기다리실까 갑성이가 집 나가서 안들어오면 기다리고 찾고 그러지 않겠어요? 하나님도 갑성이 엄마를 돌아올 때까지 애타게 기다리신대요”하고 말해 갑성이 엄마가 말할 틈을 주지 않고 계속했다. “하나님은 갑성이 엄마를 천하를 다 준다해도 안 바꾸신신대요. 그만큼 갑성이 엄마를 사랑하시니까요” 이렇게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딸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기분을 맞춰주었다. “하늘 문이 닫혀지면 기회가 없어서 아무리 믿고 싶어도 믿을 수가 없대요. 지금이 기회예요. 이 기회 놓치면 하나님께서 난 너를 모른다하시면 어떻게 될까요. 그러면 지옥가는 거예요” 그러면서 지옥을 생생하게 말해주고 겁도 주었다. “오늘 밤 금요철야 예배 때부터 당장 갑시다”했더니 “나 교회가면 안된당께. 불교랑께”라며 부드러운 말로 중얼거리더니 “그러면 오늘 밤 한번만 갈랑께 다음부터는 조르지 마쇼이~”하는 것이다. 약속하고 돌아와서 철야예배 시간이 다 돼서 전화를 했더니 전화 속에서 노래 소리가 들여왔다. “갑성아~ 갑성아~ 이 일을 어떤다냐, 가야 옳은다냐, 안가야 옳은다냐” 는 곡조의 한탄하는 소리였다. 나는 수화기를 놓고 단걸음에 쫓아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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