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음주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또 한 가지는 음주 곧 술이다. 개인에 따라서는 한 잔의 술도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음주의 폐해는 술을 마시는가 마시지 않는가에 달려있기보다는 얼마나 많은 량을 어느 정도 자주 마시는가에 따라 문제의 정도가 달라진다. 마치 흡연이 습관적이듯이 음주 또한 습관적이며, 때로 과음하거나 폭음하게 됨으로 건강에 치명적인 소실을 입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알코올은 담배보다 사망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한다. 지구상의 사망이나 회복 불능의 치명의 2.7%가 흡연으로 인한 것이라면 알코올로 인한 경우가 3.5%에 해당한다. 음주로 인한 사망이나 치명의 상태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미국이나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는 ‘과음’(heavy drinking), 혹은 ‘폭음’(binge drinking)을 규정화하고, 이를 적절하게 제어하거나 통제하는 소위 알코올 통제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즉 음주의 문제는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보건의 문제로서 국가적인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문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알코올로 인한 사망원인으로는 간 질환, 외적 사인, 그리고 교통사고로 대별될 수 있는데, (간암에 의한 사망자를 제외한) 간 질환 사망률이 우리나라의 경우 10만명당 23.5명으로 아탈리아와 함께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외적사망 원인에 의한 경우도 인구 10만명 당 63.5명에 달해 프랑스, 덴마크와 함께 한국은 상위 3나라에 속한다. 교통사고 사망률에 있어서는 인구 10만명당 26.3명으로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이런 점만 보더라도 음주가 가져오는 폐해가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사실 술은 담배와 함께 건강을 해치는 물질이다. 아주 특수한 경우 소량의 알코올이 약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은 특수한 경우에 불과하다.
음주는 개인의 건강에 유해하다는 점 외에도 흔히 3가지 점에서 위험한 것으로 지적되어 왔다. 첫째, 사고원인 1위의 물질이라는 점이다. 1999년의 경우 국가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률을 보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사망률이 가장 높으며, 인구 1백만명 당 198명이 사망하여, 교통사고의 약 10%가 음주로 인한 것이었다. 음주로 인한 사망률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둘째, 알코올은 범죄 원인 1위의 물질이다. 이 점은 우리나라에서 행해지는 폭력 혹은 폭행사건의 60-80%가 음주와 관련된 것이라는 보고에 잘 나타나 있다. 특히 살인사건도 음주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이 보고된 바 있다. 남자 살인범의 84.6%, 여자살인범의 37.9%가 범죄당시 술을 마신 것으로 보고 되었다. 술은 범죄 원인의 1위에 해당했다. 셋째, 경제손실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비용은 약 10조원에 달해 GNP의 약 3%에 해당한다. 경제적 손실비용에 주류 소비지출까지 포함하면 약 14조원에 달해 GNP의 4%에 이른다. 이런 통계를 보면 음주는 개인의 건강을 해치는 유해한 물질이자 사회적으로도 많은 문제를 유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성인 흡연율은 1990년 이후 2000년까지 큰 변화가 없으나 동기간 중 여성 흡연율은 증가하는 추세였는데, 음주율 또한 증가하는 추세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20세 이상 성인의 음주율은 인구 1백명당 전체 68.4%인데, 남자의 경우는 83.4%, 여자인 경우는 54.9%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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