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어떻게 먹는가 하는 음식은 우리의 건강을 지켜 가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음식물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에너지의 원천으로서 이 음식물이 포함하고 있는 요소가 우리의 신체와 신체 기능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중국고전에서는 “음식은 곧 생명이다”(食卽命)이라고 했고, “약으로 보하는 것이 음식으로 보(補)하는 것만 못하다. 천번 만번 보해도 음식으로 보하는 것만 못하다.”(藥補不如食補 千補萬補不如食補)라고까지 말한 바 있다. 따라서 무엇을 먹으며, 어떻게 먹는가하는 점은 건강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이 약이 되고, 약이 음식이 되게 하라”고 말했던 것이다.
어떤 점에서 우리의 건강은 우리가 무엇을 먹는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음식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우리의 습관을 결정하고 그것이 쌓이면 우리의 체질이 형성된다. 그런데도 우리는 입맛에만 치우쳐 대로 유해하고 해로운 음식을 먹기도 하고, 입맛을 돋우는 가공식품이 첨가된 음식을 먹음으로서 자신도 모르게 건강을 상하게 하고 무서운 질병을 만들어 가는 일이 적지 않다. 그래서 이번 호에는 식생활이 건강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영양학적인 문제에 앞서 우선 우리의 음식문화 혹은 음식 습관과 관련하여 다섯 가지를 지적해 두고자 한다. 지극히 상식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상식적인 것조차 경시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라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건강을 위해서 이런 점도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소식(小食)을 권하고 싶다. 대식이나 탐식(貪食)은 정신건강에도 유익하지 않지만 육체적 건강에도 매우 해롭다. 기독교 수도사들은 소식은 가난한 이들과의 식물적(食物的) 교류를 가능케 한다고 믿었고, 영적 생활에도 유익하다고 믿어 이 점을 강조했고, 실제로 소식을 실천했다. 과식은 위장 장애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지속적인 과영양 상태는 비만, 당료, 고혈압, 고지혈증 등 성인병을 유발한다. 또 세포의 활성을 억제하여 노화를 촉진시키고 수명을 단축할 수 있다. 젊게 살고 장수하기 원한다면 소식 보다 낳은 게 없다.
중세 수도운동의 기원적 인물로 일컬어지는 안토니우스는 금욕주의적인 생애를 살았고, 소식주의자로 살았는데 105세까지 살았다. 그래서 그의 경우는 소식을 말하는 이들의 실예로 제시되곤 한다. 실제로 소식이 건강에 이롭다는 점은 여러 가지로 확인된바 있다. 성장기를 지난 이후의 연령, 곧 20대부터는 음식량을 30% 줄여도 신체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고 정신활동에는 도리어 효과적이라고 한다. 동물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잠언에서도 소식을 권장하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너는 꿀을 만나거든 족하리만큼 먹으라. 과식함으로 토할까 두려우니라.”(잠언25:16). 절제는 모든 면에서 인간에게 필요한 덕목이다.
둘째 규칙적인 식사 또한 건강한 생활이 중요하다. 인간의 몸도 일종의 리듬이 있는데, 식사 관행은 인간의 몸의 질서를 유지하는데 중요하다고 한다. 신체기관이나 소화기관이 시간 간격을 두고 일정하게 작용하고 활동하게 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생활이 중요하다.
셋째, 채식(菜食)을 권하고 싶다. 물론 균형잡힌 식생활을 위해서는 영양학적 고려가 있어야 하지만, 과도한 육식이나 칼로리 중심의 동물성 식품은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성경은 육식을 금하지 않고 도리어 허용하고 있다(창9:3). 그렇다고 해서 육식이 채식보다 낮다고 말할 수는 없다. 성경에는 일차적 에너지원으로 채소, 과일, 곡식 등 자연 그대로의 생산물을 제시하고 있다(창1:19). 자연 그대로의 것을 전체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치의학자들에 의하면 인간의 치아의 모양이나 턱의 구조, 곧 상하좌우 운동범위 등은 육식보다는 채식에 좋게 만들어져 있다고 한다. 우리가 오곡백과라고 말할 때 오곡(五穀)은 채소 과일과 더불어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다 얻을 수 있고, 육식을 섭취할 때 부족하기 쉬운 각종 비타민, 무기질, 섬유질을 풍성하게 취할 수 있다. 고기를 주로 먹던 서양인들에게 비만, 고혈압, 당뇨, 각종 암, 심장병 등과 같은 생활습관 병이 유발하게 되자 의사들은 채식 위주의 식생활로 전환해야 한다고 권장하고 있다. 채식에는 육식과는 달리 암을 예방해 주는 항암성분들이 많아 암 환자들에게 적극 권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채식은 자연식에 가깝다. 자연식이란 유해한 농약이나 각종 첨가물에 오염되지 아니한 식품을 가리키는데,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살려 먹는 음식물을 의미한다.
넷째 외식을 줄이는 것이 좋다. 사회생활을 하고 동료와 만나고 교제하다보면 외식은 불가피하지만 가능한 외식을 줄이는 것이 좋다. 외식은 비 위생적이기도 하지만 입맛을 내기 위해 위해한 조미료를 사용하고, 또 정제된 가공 식품, 곧 흰쌀, 흰설탕, 백색 밀가루 흰 소금 등을 과도하게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식품들을 매일 섭취하면 장 내에서 부패 발효하여 나쁜 세균이 번식하며 혈액을 탁하게 하고 결과적으로는 병에 대한 저항력을 약화시킨다. 결국 질병을 불러오게 된다.
다섯째, 감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먹는 것이 좋다. 아무리 값진 음식이라 할지라도 감사하는 마음과 기쁨이 없으면 몸에 이롭지 못하다.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신 것을 감사하고 날마다 필요를 채워주시는 하나님께 대한 감사가 우리의 식 생활에도 기쁨을 주실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이 자율신경에 영향을 주고 소회를 촉진시켜준다는 점도 학문적으로 증명되었다. 바울은 “식물(食物)은 하나님이 지으신 바니 믿는 자들과 진리를 아는 자들이 감사함으로 받을 것이니라”고 교훈하셨다. 또 그는 “하나님의 지으신 모든 것이 선하매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나니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거룩하여짐이니라.”고 했다. 무슨 음식을 먹던 감사하는 생활태도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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