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복 용
춘해대학 학장
성동교회 목사 사모
보건학 박사
인간의 건강한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차적인 조건은 환경이다.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 환경은 인간의 건강한 삶을 결정하는 중요한 조건이 된다. 따라서 어떤 환경에서 사는가에 따라 건강은 크게 좌우된다.
우리가 말하는 ‘환경’(環境, environment)이란 말은 본래 생물학에서 쓰여진 용어인데, 생물의 생태 환경을 둘러 싼 자연 상태를 총칭한다. 다시 말하면 생물이 생활을 영위해 가는 공간, 모든 생물이 생존하는 서식처, 모든 생물에게 영향을 주는 생활권을 의미한다. 그 자연 환경이 곧 토양, 공기, 물, 빛, 기후, 그리고 지형 등이다.
그런데 인간이 살 수 있는 최적 상태의 자연환경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를 우리 자신 보다 더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환경을 지으셨는데 이것이 하나님이 지으신 세계이며, 그 환경이다.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음을 말하고 있으나, 성경은 과학을 말하는 교과서가 아니기 때문에 사물의 현상을 분석하거나 오늘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과학적 용어로 설명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이 살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드셨음이 분명하다. 알맞은 햇빛, 맑은 공기, 깨끗한 물, 비옥한 토지, 그리고 인간이 생존할 수 있는 초목과 실과, 그리고 동물을 허락하셨다. 그것은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던” 환경이었다. 하나님은 땅과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를 만드셨고(창1:11), 흙으로 각종 들 짐승과 공중의 새를 지으셨다. 말하자면 하나님께서는 땅이 혼돈하고 공허한 상태에서 초목이 자라고 동물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갖추게 하시고 초목에서 사람에 이르기까지 창조하시되 단계적으로 순서에 따라 지으셨다.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세계에 대해 다 알 수는 없다. 눈에 보이는 그리고 보이지 않는 그 위대한 창조를 헤아리기에는 우리 인간의 지혜와 능력이 너무도 부족할 뿐이다. 우리는 시편 기자처럼 고백할 뿐이다. “여호와여 주의 하신 일이 어찌 그리 많은지요. 주께서 지혜로 다 지으셨으니 주의 부요가 땅에 가득하나이다. 저기 크고 넓은 바다가 있고, 그 속에 동물, 곧 대소 생물이 무수하나이다. 선척이 거기 다니며, 주의 지으신 악어가 그 속에서 노나이다.”(시104:24-6)
세계는 범신론자들이 말하듯이 시작도 끝도 없이 스스로 존재하는 자연(nature)이 아니고 하나님이 지으셨기 때문에 존재하게 된 피조세계(creature)이다. 이 세계는 우연으로 발생한 것도 아니고 이미 있는 어떤 것으로부터 유출된 것이 아니라, 없는 가운데서 하나님께서 인간이 건강한 상태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지으심으로 존재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하나님이 지으신 세계에서 지금까지 600억 내지 1,000억의 인구가 살아왔는데, 지금 세계 인구를 약 46억으로 본다면 지금까지 살았던 인류의 4-5%가 살고 있는 셈이다. 인간은 하나님이 지으신 세계와 그 환경의 제약을 받으며 오늘까지 생존해왔고 생존하고 있다. 창세기에 언급된 바처럼 홍수 이전 시기의 인간의 수명은 평균 900세였다. 므두셀라는 969세를 산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홍수 이후 인간의 생명은 120세로 제한하신 것으로 보인다. 기네스북에 기록된 공식 최장수 노인은 미국의 모드 팰리스루스라는 분으로 115세를 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 수명의 급격한 단축은 환경의 변화였다. 말하자면 인간을 둘러싼 생태계가 인간의 건강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 가를 알 수 있다.
따라서 환경 파괴는 인간 생존의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지구환경이 나빠지면 어느 누구도 건강하게 살수 없을 뿐만 아니라 생존의 위기를 겪게 될 것이 분명하다. 하나님이 만물을 창조하신 다음에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축복과 함께 “만물을 다스리라”고 하신 것은 우리에게 창조세계의 질서와 보존을 명하신 것이 분명하다. 인간은 하나님의 정원을 잘 관리하고 보호하고 사랑하며 살도록 명하셨으나 이 책임을 온전히 수행하지 못했다. 대규모의 개발, 곧 댐이나 도로의 준설, 매립, 공장의 건립, 광산개발, 도시의 건설은 자연과 생태계를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런 급속한 변화가 예측하지 못한 재해와 재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분류학자들에 따르면 이 지구상에는 약 140만종의 생물이 살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3천만 종 이상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다양한 생물의 종수는 풍부한 생물자원을 말해 준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을 거쳐 가면서 자원의 과소비, 급격한 기후 변화,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자연 파괴의 가속화, 그리고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로 향후 30년 안에 직 전체 생물 중 약 25%가 멸종 위기에 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생명과학이 발달하면서 이전까지는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종이 새로운 식량자원이나 약용자원이 되기도 한다. 의약품이나 공산품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알지 못할 뿐 하나님이 주신 것은 그 어느 것도 무용한 것이 없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우리를 위해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다.
건강을 지켜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과의 근친성이다. 즉 좋은 공기, 맑은 물, 적절한 햇빛, 하나님이 지은 초(草), 근(根)과 과일들, 이것은 인간이 만든 화학적 생산물 보다 더 중요한 에너지이자 보약이다. 지극히 상식적인 말이지만 맑은 공기, 깨끗한 물 등 하나님이 지으신 환경에 적응하도록 하는 것은 건강한 삶의 기본적 원칙이다. 만사를 뒤로하고 자연과 친근해 지도록 저 들판과 산야로 떠나는 일은 일상에 지친 우리들의 심신을 새롭게 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스카우트 운동의 창시자인 베이든 포우엘경은 “우리가 배워야 하는 중요한 교훈은 자연에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이다”고 했다.
인간은 자연 속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간다. 한 그루의 나무도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자라게 되지만 자연의 순리를 따라 세월이 지나면 죽어서 땅에 쓰러진다. 햇빛과 바람과 비, 그리고 미생물들은 서서히 그 나무를 분해시키기 시작한다. 몇 년이 지나면 그 나무는 땅속으로 분해되어 다른 나무들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이런 자연의 순환이 가능하도록 자연을 자연으로 돌려주는 것이 중요한다. 이럴 때 하나님이 지으신 아름다운 환경과 공기와 물과 토양을 지닐 수 있게 되고 인간은 그 속에서 아름답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다음 호에는 하나님이 지으신 자연환경이 어떠했는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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