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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목교회, 그래도 있어야 한다
은퇴한 목사만 모이는 교회가 없으면
마음 편하게 참석할 교회가 없어
필자가 하루는 어느 목회자 모임에 참석했다. 강사 중 한 목사가 말하기를 “한국에 은퇴목사만 모이는 은목교회가 있다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이건 목사들이 잘 못 가르친 결과이다” 이렇게 말하지 않는가. 강사의 의중은 은퇴목사들이 자기가 시무했던 교회에 출석해야지 왜 별도로 모이느냐, 이런 뜻으로 풀이된다.
또 어떤 이들은 “은목교회가 교회인가, 교회가 아니다. 은퇴목사는 그가 시무했던 교회에 출석해야 한다” 이렇게 말한다.
모두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다. 은목교회는 법적으로 따지면 합법적인 교회가 아닌 것은 사실이다. 그걸 누가 모르겠는가. 교회는 설립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은목교회는 설립인가를 받은 교회가 아니다. 교회는 당회장이 있어야하는데 은목교회에는 당회장이 없다. 담임목사도 없고 교역자라고는 한 사람도 없다.
교회는 상회가 있어야 하는데 상회도 없고 소속교단도 없다. 법적으로나 행정상으로 보면 은목교회는 교회라고 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은목교회는 교회가 아니므로 은퇴목사들은 모두 시무했던 교회로 돌아가고 은목교회는 문을 닫아야한다는 말을 그토록 쉽게 해선 안된다. 현재 시무 중에 있는 목사들은 은퇴목사의 심경을 이해하지 못할런지 모른다. 목사가 현역에서 퇴임하고 보면 처신이 매우 어려워진다. 당장 출석할 교회가 없다. 어느 원로목사는 처음 얼마동안 은퇴한 교회에 출석하다가 같은 교단 다른 교회에 출석하다가 타교단 교회에 출석하다가 지금은 은목교회에 출석하면서 은퇴목사는 어느 교회에 출석해야하는지 지면을 통해 법적인 해석을 물었다. 답변은 역시 “시무했던 교회에 참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필자는 조금 달리 생각한다. 법으로만 따지면 은목교회가 없어야할 것 같으나 현실적으로 없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은퇴목사 대부분이 후임목사에게 조금이라도 신경쓰이지 않도록 하려고 시무했던 교회에 출석하지 않으려 한다. 다른 교회에 출석하자니 어느 목사가 은퇴목사 참석을 달갑게 여기겠는가. 이런 생각 때문에 다른 교회에 출석하는 것도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은퇴목사는 은목교회가 없으면 마음 편하게 참석할 교회가 없다. 그 때문에 은목교회는 없으면 안된다. 그리고 은퇴목사들이 은목교회를 법적으로 정식 교회라고 우기지도 않는다. 함께 모여 예배하고 교제하는 모임 정도로 알고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은목교회를 놓고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은목교회는 한마디로 조금 특수한 교회인 셈이다.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지요. 함께 생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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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6.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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