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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의 건망증
깜박하는 실수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목사의 실수는 크게 보이고 오래 기억돼
갈수록 세상이 복잡해지는 탓인지 모르겠으나 깜박깜박하는 일이 허다하다. 노인만 아니라 젊은 이들도 마찬가지이다.
한 부부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어갔다가 출발했는데 달리다 보니 애가 타고 있지 않아 황급히 다시 되돌아가서 아빠는 이쪽으로 엄마는 저쪽으로 찾아헤맨 끝에 울다가 지쳐 앉아 있는 애를 아빠가 발견했다. “민수야 미안하다“ 하며 애를 태우고 출발했다. 한참 달리는데 민수가 “아빠, 엄마는...“ 한다. 이번에는 마누라를 태우지 않고 출발했던 것이다.
한 사람은 진짜 건망증이 심했다. 한번은 내일 외출하기 위해 내일 나가서 사야할 것과 몇 가지 용건을 잊어버릴까봐 메모지에 써서 내일 신고나갈 구두 안 바닥에 붙혀뒀다. 구두를 신으려고 하면 메모지가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다음 날 외출하면서 그 구두를 신지 않고 다른 구두를 신고 나갔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이게 치매의 시작이 아닌가 하며 걱정하는 이가 적지않다.
건망증과 치매는 다르다. 예를 들면 열쇠를 어디 뒀는지 모르는 것은 건망증이고, 열쇠를 갖고 어디 쓰는 것인지 모르면 그건 치매이다.
그러면 목사에게는 건망증이 없는가. 목사인들 어찌 건망증이 없겠는가. 깜박깜박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내가 아는 한 목사는 은퇴하신 목사가 그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데 한번은 마지막 찬송을 앞두고 “아무 목사님 등단하셔서 찬송 후에 축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했다. 은퇴목사가 등단하여 의자에 앉아있는데 찬송 후에 깜박 잊고 축도를 담임목사 자기가 해버리는 실수를 했다.
내가 아는 한 목사는 결혼식을 집례하면서 순서지에 축도는 다른 목사가 하도록 되어있는데 깜박 잊고 집례자 자기가 손을 들고 축도를 하기 시작했다. 몇마디 하다가 생각하니 아차 싶었다. 축도를 중단하고 “내가 실수했습니다. 아무 목사께서 축도하시겠습니다“ 그랬다.
한 목사는 주일예배를 앞두고 은퇴목사 한 분이 오는 것을 보고 인사한 후에 “마지막에 축도를 부탁합니다“ 했다. 그래놓고서 축도를 담임목사 자기가 해버리는 실수를 했다.
목사도 사람인지라 깜박 잊어버리는 일이 어찌 없겠는가. 그러나 한가지 명심해야할 것은 목사의 실수는 일반 다른 이의 실수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같은 실수라도 목사의 실수는 큰 실수처럼 되고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오래 남게된다. 그러므로 목사는 항상 정신을 바짝 차리고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할 것이다.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지요. 함께 생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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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4.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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