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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게 뭔지…
경기에서 승리를 바라는 것 이상으로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이기려 해야
요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경기하는 것을 보면서 이기는 것이 뭐길래… 하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된다. 금년엔 롯데가 야구를 잘하기 때문에 부산 사람들은 두셋만 모여도 야구 얘기로 꽃을 피운다. 시즌 초반엔 8개팀 중 꼴찌를 했지만 중반을 넘어서면서 계속 치고 올라가더니 정규리그에서 2위를 확정짓고 보니 팬들의 관심은 최고조에 달한 느낌이다. 이젠 금년엔 우승을 할 수 있을런가. 이게 초미의 관심사이다.
올 시즌 초 롯데가 성적이 좋지 않을 때에는 감독 양승호 씨가 비난 때문에 홍역을 치뤘다.
휴대폰으로 어떻게도 야유를 하는지 견디다 못해 휴대폰 번호를 바꿨다. 한번은 택시를 탔는데 기사가 손님이 롯데 감독인줄 모르고 양 감독을 욕을 하기 시작하는데, 듣고 참으면서 진땀을 흘렸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은 비난이 열광으로 바뀌었다. 음식점에 가면 값을 안받는 곳도 있고 사인을 받으려는 사람도 있고 선물을 주는 이도 있다고 한다. 이기는 게 뭐길래 이럴까.
경기할 때에 보면 롯데가 이기는 날에는 사직동 일대가 들썩들썩한다. 응원하는 소리가 경기장 밖에까지 들리고 경기장 주변에서는 함성소리만 듣고도 안타 친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이다. 이기고 있는 팀은 신이 나서 어쩔 줄 모르고 지고 있는 팀은 애만 태우고 있다. 우는 사람도 있다. 눈물이 글썽글썽하다가 눈물이 뺨에 흘러내린다. 이기는 게 뭐길래 이런가.
나 역시 야구를 어느 경기보다도 좋아한다. 야구가 끝나면 허전할 것 같다. 그러나 선수들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나는 경기를 이기는 재미로 본다. 롯데가 이기는 경기는 대량득점으로 이길 것이 확실한 데도 끝날 때까지 본다. 그러나 지는 경기는 가망이 없어보이면 채널을 돌리거나 TV를 꺼버린다. 그런데 10월 4일 롯데가 한화를 20대 2로 크게 이김으로써 사상 첫 정규리그 2위를 확정지었기 때문에 팬들의 환호는 절정에 달했다.
나는 이같은 장면을 지켜보면서 한 가지 자성했다. 내가 하찮은 야구에 이토록 이기기를 바라면서 내 자신과의 싸움엔 관심이 얼마나 있느냐를 생각했다.
실제로 우리는 경기를 보면서도 시시로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내가 이기고 있는지를 자성해 봐야한다. 운동경기는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이지만,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는 패하면 생의 패배자가 된다. 그러므로 게으름을 비롯한 온갖 좋지 못한 성품과 부지런히 싸워 내가 나를 이겨야 한다.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지요 함께 생각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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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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