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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존여비는 옛말이 되었다지만 (2)
미망인, 아직 안 죽은 사람이란 뜻이므로
기독교인은 이 말을 안 쓰는 본을 보여야
지난 호에서 말한대로 남존여비사상은 옛말이 되었다지만 뭐든 남성본위로 생각하는 경향이 여전히 남아있고 그 뿐아니라 여성을 비하하는 말들도 남아있다. 한가지 예를 들면 남편을 잃은 여인을 ‘미망인(未亡人)‘이라고 칭하는 것이다. ‘미망인‘이 뭔가.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아직 안 죽은 사람이다. 남편이 죽었으면 으레 남편을 따라 죽어야 함에도 세상에 남아있는 여인이란 뜻이다. 이 말은 여자는 남편을 따라 죽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린 말이다.
남녀동등으로 인권이 보장되고 있는 현대에 와서도 ‘미망인‘이 ‘과부‘와 같은 뜻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 이해가 안되고 ‘미망인‘을 과부에 대한 존댓말처럼 여긴다는 것은 이해가 안될 뿐 아니라 우스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미망인‘이란 말이 생긴 유래를 이해한다면 입에 담지도 못할 말이다.
‘미망인‘이란 말은 고대 가부장제도 하에서 남편이 죽으면 아내도 같이 죽어야 하는 순장의 풍습이 있던 때에 생긴 말이다. 그 당시엔 남편을 따라 목숨을 끊는 것을 여자의 미덕으로 여겼다. 실제로 많은 여인들이 남편의 뒤를 따라 죽었다고 한다. 죽지 않고 남아있는 것을 죄악으로 여겼다.
순장의 풍습은 옛날 애굽과 근동지방에 많았고 중국과 인도에도 있었다. 특히 인도에서는 남편이 죽으면 아내는 남편을 따라 분신자살하는 풍습이 있었다. 남편의 시신을 화장하는 불 속에 몸을 던져 순사한 여자를 사티(sati)라고 했다. 기독교 선교사들이 이 악습을 없애기 위해 당국에 강력히 탄원하며 교섭하여 1829년 법으로서 순장의 악습을 금지시켰다. 이 일에 결정적으로 이바지한 이가 케리 선교사였다. 이 순장의 악습이 우리나라에서도 신라 22대 지증왕 3년까지 존속했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러한 문화의 배경을 이해한다면 ‘미망인‘이란 말을 사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언론에서는 “40대 미망인이…“ 이 같은 말을 예사로이 하고 있다. 상가에서 부고를 게재할 때에도 대부분 고인의 배우자를 ‘미망인‘이라고 칭하고 있다. 심지어 행정기관에서도 그러하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기독교인 중에도 ‘미망인‘이란 말이 남편을 잃은 여인에 대한 높임말인줄 알고 예사로이 ‘미망인‘이란 말을 쓰는 이가 있다는 것이다. 알고 보면 ‘미망인‘이라고 말하는 것은 높임말이 아니라 큰 실례이다. 지금부터라도 ‘고 XXX의 미망인 아무개‘라 하지 말고 ‘고 XXX의 부인 아무개‘라고 해야한다. 기독교인은 이런 일에 본을 보여야 옳다고 생각한다.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지요. 함께 생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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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3.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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