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생각해 봅시다<417>

남존여비는 옛말이 되고

남존여비사상은 뿌리가 깊지만
기독인은 남여평등의 본을 보여야

어느 모임에서 상사가 건배를 제의하면서 ‘남존여비’라고 하자 여자들의 야유가 터져나왔다. 그때에 그 상사가 이어 말하기를 “남존여비란 남자가 존재하는 이유는 여자의 비위를 맞추는데 있다는 뜻입니다“하니 박수가 터져나왔다.
요즘은 세상이 바뀌어 남자가 우대받는 남존여비시대가 아니라 남자가 남자구실 제대로 하려면 여자 앞에서 비실비실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전날로 거슬러 올라가 생각해 보면 남존여비의 풍토는 조선시대 유교가 국가의 기본이념으로 확립되면서 강화되었다. 당시의 여성은 어려서부터 남존여비의 관념에 맞추어 교육을 받았다. 예를 들면 여필종부, 삼종지도, 칠거지악 등을 가르쳐 남성을 존대하고 여성 스스로를 낮추게 했다. 여성이 출가하면 호적엔 친가의 성씨만 올라가고 이름이 없었다. 족보에도 여성의 이름은 기재되지 않는다. 집안 일에 대해 여성이 주장을 내세우면 그것은 부덕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부부의 관계도 평등한 관계가 아니라 지배와 복종의 종적인 관계였다. 이와 같이 남존여비사상은 여성의 생애를 지배하는 근본관념이었다. 그랬으나 최근에 와서는 여성의 법적지위가 향상되어 헌법으로 남성과 평등한 위치를 가질수 있도록 보장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남존여비사상은 관습적으로 뿌리 깊게 남아있다. 우리나라 인구문제의 하나인 남아선호사상도 이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에 와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말(용어)을 보라. 남여, 부모, 자녀, 부부, 소년소녀, 장인장모, 공통점이 뭔가. 모두 남성이 앞에 있다는 점이다. 여남평등, 여남성별, 소녀소년, 이같은 표현은 그 어디에도 없다. 남자위주로 되어있는 이 같은 표현은 은연중에 남성은 여성보다 먼저이고 우위에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고 봐진다. 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좋지 않은 표현에는 남자가 앞에 있지 않고 여자가 앞에 놓인다. 예를 들면 ‘연놈’이라 하고, “에미 애비 없는 놈“이라 한다. 하등동물에 대해서도 ‘수암’이라 하지 않고 ‘암수’라고 한다. 이런 것을 보면 지난 날에 남자는 존귀히 여기고 여자를 업신여긴 게 분명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말은 그대로 둬야 할 것 아닌가. 어차피 남여 중 하나가 앞에 놓여야 하는데 ‘남여‘를 ‘여남‘로으로, ‘부모‘를 ‘모부‘로, ‘자녀‘를 ‘녀자‘로, 이렇게 바꿀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러므로 말은 그대로 둬야 하지만 남여가 평등하다는 사실은 그리스도인이 앞장서서 인정하고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지요. 함께 생각해 봅시다.

2011.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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