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생각해 봅시다<372>

한글날 아침에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는 같지 않아
‘영어를 가리킨다‘는 말은 어불성설


한글날을 맞아 우리말에 대한 소감이 많지만 몇가지만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우리도 서구사람들처럼 ‘나‘와 ‘우리‘를 좀더 분명하게 구분하여 말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서구사람들은 부모, 형제, 집, 동네, 학교, 회사등을 말할때에 ‘우리‘라는 복수표시를 하는 법이 없다. 반드시 내부모, 내집, 내학교, 내회사 이같이 말한다. 민요 가사에도 ‘즐거운 곳에서 날 오라 하여도 나 쉴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내 집‘이라고 했다.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부모, 우리집, 우리형제, 우리동네 뭐든 복수로 표현한다. 심지어 혼자 살면서도 ‘우리집‘이라고 말한다. 다른 것은 다 두고라도 ‘내마누라‘를 ‘우리마누라‘라고 말하지 않는가. 서구사람들이 들으면 납득이 안될 표현이다. ‘내마누라‘이지 어찌 ‘우리마누라‘인가. ‘우리마누라‘를 영어로 직역하면 뭐가 되는가. ‘Our Wife‘아닌가. 서구사람이 들으면 “대체 한국사람은 한 마누라를 몇사람이 데리고 살기에 저러는가?“할런지 모른다. 서구사람들은 어떤 경우에도 ‘내마누라‘(My Wife)이다.
한국인의 잘못된 언어습관은 하루아침에 이렇게 된 것이 아니고 오랜 세월 집체 속에 나를 포함시키는 독특한 의식이 전래된 때문이다. 그런데 한가지 특이한 것은 아주 위급한 일에 직면하면 “우리 죽는다“ 하지 않고 “나 죽는다“고 고함을 지른다. 너무도 오래된 언어습관이라 당장 고쳐지기가 어려울런지 모르나 고쳐볼려고 노력을 해야할 것이다.
다음, 말끝마다 “...같아요“하는 표현을 필요이상으로 많이 하는 것은 시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재미 있는 것 같아요“, “좋은 것 같아요“, “싫은 것 같아요“ 이 같은 말이다. 생각해 보라. 재미가 있으면 있고 없으면 없는거지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는 애매모호하지 않은가. 심지어 교회안에서도 “우리 목사님의 설교는 매주일 은혜가 되는 것 같아요“ 이 같은 말을 예사로히 하고 있다. 이 같은 표현은 당장이라도 시정해야 한다.
다음,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를 정확하게 말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르치다‘는 모르는 것을 알게해주는 것이고 ‘가리키다‘는 손가락으로 방향을 표시해 알려주는 것 아닌가. 그런데도 ‘가르친다‘고 말해야 할 경우에 ‘가리킨다‘고 말하는 이가 많아도 너무 많다. 예를 들면 “피아노를 가리킨다“ “영어를 가리킨다“ 이렇게 말한다. 가르치는 것이지 어찌 가리키는 것인가. 이같은 잘못된 표현은 조금만 신경을 쓰면 시정될 것인데 아무 생각없이 틀리게 말하는 것을 보면 매우 안타깝다.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지요. 함께 생각해 봅시다.
2009.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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