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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굳이 ‘당선인’ 인가?
‘당선자’, ‘당선인’, 뭐든 상관 없으나
굳이 ‘당선인’으로 고집은 납득이 안돼
대통령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취임할 때까지는 그를 ‘대통령 당선자’라고 칭해왔다. 그런데 금번에 이명박 씨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나니 어떤 이는 그를 ‘당선자’라 하고 어떤 이는 ‘당선인’이라고 칭한다.
언론도 신문과 방송이 대부분 ‘당선인’이라고 칭하고 유독 조선일보만은 ‘당선자’라고 칭하고 있다. 왜 이같은 현상이 생겼는가? 헌법엔 ‘당선자’라고 규정되어 있고(제67, 68조) 대통령직 인수위는 ‘당선자’라고 하지 말고 ‘당선인’이라는 호칭을 쓰도록 언론에 협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는 K공보관을 통해 “헌법을 기준으로 하면 ‘당선자’가 옳다”면서 헌법이 규정한 표현을 써 달라고 요청한 바가 있다. 그런데 한편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은 ‘당선인’이라고 정의를 내리고 있다.(제2조) 법이 어떻게 이토록 헷갈리게 되어 있는지 모르겠으나 헌법에 의하면 ‘당선자’이고 일반 법률에 의하면 ‘당선인’이다.
그러나 내가 여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당선자’냐, ‘당선인’이냐, 이것이 아니라 왜 굳이 ‘당선인’이냐, 이점이다. 역대 대통령을 ‘당선자’라고 칭해 왔고 헌법재판소가 헌법대로 ‘당선자’라는 표현을 써 달라고 요청했는데도 여전히 ‘당선인’으로 칭해 달라는 이유가 이상하다면 이상하고 납득이 되지 않는다. 왜냐? ‘당선자’라 하면 ‘놈자’자가 들어가는데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에게 어찌 ‘놈자’자를 붙여 ‘당선자’라고 칭하겠느냐. 이것이 ‘당선인’이라고 말하라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웃기는 얘기인가? ‘者’자가 ‘놈자’자 이지만 뜻은 사람이지 낮춰 말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글자풀이로만 말하면 ‘信者’는 믿는 놈이고, ‘學者’는 배운 놈이고, ‘聖者’는 거룩한 놈 아닌가? 그렇지만 ‘信者’라 할 때에 ‘믿는 놈’이라고 생각하는 이가 한 사람인들 있겠는가? 이같이 ‘당선자’라 해도 ‘당선된 놈’이라고 생각할 사람이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대통령직 인수위가 지나치게 자잘한 일에 신경을 쓴다는 인상을 준다. 어떤 이는 “‘당선자’, ‘당선인’ 이같은 사소한 것에 신경을 쓰는 새 정부가 무슨 큰 일을 하겠느냐?”며 비아냥 거리기도 한다. 어떤 이는 헌법재판소가 “헌법대로 ‘당선자’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는데도 대통령직 인수위는 여전히 ‘당선인’이라는 표현을 쓰겠다며 헌법재판소의 권유를 도외시하는 것을 보니 앞으로 5년이 걱정스럽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내생각엔 대통령직 인수위가 ‘당선인’으로 표현하려고 해도 당선자 자신이 “역대 대통령에게 지금까지 해온대로 ‘당선자’라고 표현하라”고 지시했어야 한다.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지요, 함께 생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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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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