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생각해 봅시다<307> 시정해야 할 용어들

‘소천’이 적절하다 부적절하다를 떠나서 성경이 말한대로 ‘별세’가 가장 무난해
우리가 항시 사용하는 말들 중엔 이해는 하면서도 말이 되지 않아 시정해야 할 용어가 한 둘이 아니다.
예를 들면 믿는 이가 세상을 떠나면 “아무개가 소천했다”고 말하는 이가 적지 않다. ‘소천’이라는 말은 교회 밖에서는 전혀 쓰지 않는 말이고, 국어사전에도 없을 뿐 아니라 전래의 기독교 용어도 아니다. ‘소천’의 뜻은 직역하면 ‘하늘을 부름’이 된다. 백보 양보하여 ‘소천’을 하늘로 부르심을 받았다는 뜻으로 이해한다 해도 ‘소천했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한 말이 못 된다. 굳이 ‘소천’이라는 말을 쓰려고 하면 능동을 피동으로 바꿔 ‘소천되셨다’하면 말이 된다.
그러나 ‘소천’이 적절하다, 부적절하다를 떠나서 그리스도인은 성경이 말씀한대로 하면 그만 아닌가? 성경엔 뭐라고 말씀했는가? 죽음을 ‘별세’라고 했다.(눅 9:31)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폐일언하고 ‘별세’라고 함이 가장 무난하다. ‘별세’라는 표현보다 더 나은 표현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굳이 ‘소천’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으면 반드시 ‘소천 되셨다’라고 고쳐 사용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그리스도인의 장례식을 ‘영결식’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가끔 있다. 이 용어는 절대로 사용해선 안될 말이다. 왜냐하면 ‘영결식’이란 영원히 결별하는 의식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의 죽음은 세상의 삶의 끝인 동시에 천국의 삶의 시작이기 때문에 조문객들도 머지않아 천국에 가서 고인을 만나게 될 것 아닌가? 그러므로 영결식이란 말은 천부당 만부당 하다.
또 어떤 이들은 장례식을 ‘발인식’이라고 한다. ‘발인’이 뭔가? 상여가 집에서 떠난다는 뜻이다. 그때문에 ‘발인식’이라는 이 용어는 현대에 와서는 무의미한 말이 되고 말았다. 끝으로 어떤 이들은 아직까지도 그리스도인의 장례식을 ‘천국환송 예배’라고 칭하고 있으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3일장이라도 고인의 영혼은 3일 전에 천국으로 옮겨갔고 남은 것은 그의 시신 뿐인데 사흘 뒤에 무엇을 천국으로 환송한단 말인가? 어처구니가 없어 말문이 막힌다.
생각해 보라. 우리가 선교사를 파송하는 경우, 선교사 환송예배를 언제 드리는가? 선교사가 출국하기 전에 선교사가 참석한 가운데 예배를 드리지, 선교사가 출국하고 사흘 뒤에 선교사 환송예배를 드리는 경우가 있는가? 영혼이 떠난 후에 ‘천국환송 예배’를 드리는 것은 선교사가 선교지로 떠난 후에 선교사 환송예배를 드리는 것과 다름없다. 그런데도 아직도 장례식을 ‘천국환송 예배’라고 칭하는 이가 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되고 어안이 벙벙해진다.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지요, 함께 생각해봅시다.

<정판술 목사.사직동 교회 원로>

2007.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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