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생각해 봅시다<305> ‘피택장로’, 말이 되는가?

장로로 피선된 사람일지라도 장로 될 사람이지 장로가 아님
<정판술 목사, 사직동교회 원로>


장로로 피선된 사람일지라도 장로될 사람이지 장로가 아님 교회에서 장로를 세우는 과정은 당회의 결정으로 노회의 승인을 얻어 공동의회에서 투표로 결정한다.
장로로 선출된 사람은 6개월 이상 당회의 지도로 교육을 받고 노회에서 시행하는 고시에 합격한 후 장립식(임직식)을 거행하면 장로가 된다. 이 임직식을 거치기 전에는 장로로 피선된 사람이지 아직 장로가 아니다. 그런데도 요즘 장로로 선출되고 아직 장로가 되지 않은 사람을 ‘피택장로’라고 지칭하는 교회가 한 두 곳이 아니다.
교회요람에도 교회주보에도 ○○○‘피택장로’라고 밝히고 있다. 그때문에 법을 모르는 어떤 교인들은 장로 피선자를 보고 ‘장로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피택장로’, 말이 되는가? 장로로 피선되고 아직 임직받지 않은 사람은 장로로 피선된 집사일 뿐이다. 교회요람 등에 여전히 ‘집사’라 하는 것이 옳고 그를 부를 때에도 ‘집사’’라고 불러야 한다. 교회요람 등에 굳이 밝힐려면 ‘장로로 피선된 집사’라고 밝히는 것이 좋다. 그가 장로가 될 때까지는 여전히 집사일 따름이다. ‘피택’의 뜻이 뭔가? ‘택함을 입었다’는 뜻 아닌가? 택함을 입었다고 ‘피택장로’라고 한다면 엄밀한 의미에서는 장로들은 모두 ‘피택장로’인 셈이다.
사도들도 모두 ‘피택사도’인 셈이다.(눅6:13 ‘그 중에서 열 둘을 택하여 사도라 칭하였으니’) 이런 관점에서 볼때에 아직 임직받지 않은 사람을 ‘피택장로’라 칭하는 것은 전혀 사리에 맞지 않는다. 어느 사람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그가 대통령으로 취임할 때까지 그를 뭐라고 칭하는가? ‘피택 대통령’이라 하지 않고 ‘대통령 당선자’라 하지 않는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사람이지, 아직 대통령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 당선자’라는 호칭은 ‘피택장로’라는 호칭보다 국어 조어법을 잘 살린 호칭이라고 생각된다. 이치는 동일하다. 대통령으로 당선되어도 취임할 때까지는 대통령이 아니듯 장로 역시 피선되어도 임직받을 때까지는 장로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으로 당선된 사람을 ‘피택 대통령’이라 하지 않고 ‘대통령 당선자’라고 하듯, 장로 역시 피선되어도 ‘피택장로’라 하지 말고 ‘장로피선자’라고 해야 옳다.(집사 혹은 권사로 피선된 경우에도 이치는 동일함) 그러면 ‘피택장로’라는 호칭은 어떻게 해서 생겼을까? 그건 주위에서 그를 예우하는 차원에서 듣기 좋으라고 만든 인위적인 조어인 듯 하다.
그러나 굳이 사리에 맞지 않는 호칭을 사용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독자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지요. 함께 생각해 봅시다.
2007.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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