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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는 은퇴한 후에도 고충이 많아
그뿐인가? 그토록 많이 찾아오던 방문객의 발걸음이 딱 끊어진다. 시도때도 없이 걸려오던 전화가 오지 않는다. 은퇴후엔 전화 벨소리가 반가운 소리로 들린다. 매일 귀찮을 정도로 많이 오던 우편물이 어떤 날엔 엽서 한 장도 없다. 은퇴하기 전엔 이런 일을 예상도 못하고 무심히 지내다가 막상 이런 일을 당하고 보면 “은퇴가 이런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뿐아니다. 은퇴하고 나면 처신이 어렵다. 당장 첫주일부터 나갈 교회가 없다. 장로, 집사, 권사는 은퇴하고도 시무했던 교회에 나가니 얼마나 좋은가? 목사는 은퇴하면 참석할 교회가 없다. 내가 시무했던 교회에 참석하면 자연스럽고 정든 교인들도 만나고 가장 좋을 것 같으나 후임에게 조금이라도 부담이 될런가 생각되어 참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내가 시무했던 교회를 두고 뭣 때문에 다른교회에 출석해”하면서 은퇴 후에도 계속 시무했던 교회에 출석하는 이가 없지않으나 그런 이는 극히 드물다.
다른 교회에 참석하면 어떤가? 다른교회에 가서 뒷자리에 앉아있자니 내 모습이 초라해 진다. 어느 분은 다른교회에 가서 뒷자리에 앉아 있었는데도 강단에서 목사가 보고 축도를 하게 하고 사례금을 주길래 그후로는 일체 다른교회에 출석하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은퇴목사만 모이는 은목교회가 이런 사유 때문에 생기지 않았나 생각된다
또 이런 괴로움도 있다. 일을 하자니 일이 없는 괴로움이다. 일이 뭔가? 설교 외에 뭐가 있는가? 수십년간 매주일 설교를 해오던 목사가 설교를 못하고 예배에 참석만 하게 되니 어떤 이는 “주일이 기쁜 날이 못되고 괴로운 날이 된다”했다. 강단에 서 있는 목사를 보고 “나도 저런 때가 있었던가?” 이런 생각을 하는 이가 한둘이 아니다.
어떤 이는 후배목사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목사에게 뭘 잘못했노?” “목사님이 저에게 잘못한 것이 뭐가 있습니까? 별말씀을...” “그러면 왜 나를 한번도 안 청하노?” 그제야 알아채고 “예 알겠습니다. 한번 청하겠습니다”하고는 곧 강사로 청하게 만든다. 남들은 “주책이다. 왜 저를꼬?” 하지만 한편 “오죽하면 그리하겠느냐?” 이런 생각도 든다. 교인들은 하기 좋은 말로 “70평생 일하셨는데 이젠...” 하지만 쉬는 것도 바쁜 일과 중 얼마간 쉬는 것은 좋지만 할일이 없어 매일 노는 것은 일하는 것보다도 더 괴로운 일 아닌지?
이같이 목회자는 시무할 때만아니라 은퇴한 후에도 고충이 많고 많다. 어느 누가 고충이 없으리요마는 목회자의 고충은 일반 교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남다른 고충이다.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지요. 함께 생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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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9.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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