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의 가는 길 (6)

때로는 당장이라도 걷어치우고 싶지만
다음, 무엇이나 잘못된 것은 그 책임이 목사에게로 돌아오는데서 겪는 고충이 여간 크지 않다. 책임을 목사에게 돌리지 않아도 목사는 목사대로 “이게 다 ~ 내 책임이다” 이렇게 생각하며 기도하면서 노력하는 중인데 전책임을 목사에게 돌릴 때엔 목사의 마음이 얼마나 무겁고 괴로운지 모른다.
○○교회에서는 상당수의 교인들이 장로들 보기 싫다며 다른 교회로 옮겨갔다. 그런데도 장로들은 “목사가 설교를 잘 못하고 교인관리를 소홀히 해서 교인들이 이탈했다”며 그 책임을 목사에게 돌렸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헌금도 액수가 줄어들면 “목사의 설교가 은혜로우면 성도들이 헌금을 많이 낼텐데...”하면서 헌금이 적게 나는 것도 그 책임을 목사에게 돌린다. 교회가 어떤 일을 추진하다가 중도에 시행착오가 생기면 “이런 것도 목사의 지도력이 부족해서 이렇게 된 것이다”하면서 책임을 목사에게 돌린다.
부교역자가 어떤 실수를 해도 그 책임을 담임목사에게 돌린다. “담임목사가 지도, 관리를 소홀히 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있다”한다.
특히 “주일마다 새 교인이 등록하는데도 출석교인 수는 항상 제자리 걸음인데 이게 다~ 담임목사의 책임이다”하면서 책임을 담임목사에게 돌린다.
모두 아셔야 할 것은 등록교인이 있어도 그 수효가 많치 않은 경우엔 출석교인이 불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유는 등록하는 수효만큼 낙심하거나 이사가거나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이 현상은 어느 한 교회만 그런것이 아니고 어느교회나 다 그러하다.
그러므로 교인의 수효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일로서 목사에게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 책임이 목사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음, 목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참아야 하는 고충이 크다. 나도 경험했지만 당장 걷어 치우고 말았으면 싶은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어떻게 하겠는가? 참고 또 참을 수 밖에 없었다. 평신도는 혹 참지 못하여 화를 내는 일이 있어도 그다지 큰 허물이 되지 않으나 목사가 그리하면 이건 큰 허물이 된다. “세~상에 목사가 이럴 수가...”한다.
작고하신 H목사에 관해 쓴 책을 읽고 난 놀랐다. 그는 당회를 주재하고 집에 돌아와 자기 방에 들어서자마자 훌쩍 훌쩍 울기를 두어번 했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는 참아놓고 자기 방에 가서는 울음이 터진 것이다. 자기 방에 가서는 혼자 울 망정 덕을 위해 그 자리에선 참은 것이다.
나는 이 어른에게 이런 일이 있었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목회자의 이같은 고충을 목회자 이외에 누가 알겠는가?
목회자의 가는 길은 법궤를 끌고 울면서라도 종점까지 가는 소를 생각하며 가는 길이다.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지요. 함께 생각해 봅시다.

200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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