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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은 퇴근하면 내 시간이지만
다음으로, 목회자의 삶은 24시간 비상 대기 근무이기 때문에 힘들다. 일반 직장인들은 퇴근하고 돌아오면 다음날 출근할 때까지는 내 시간 아닌가?
뭐든 마음놓고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시간이다. 그러나 목회자는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이 정해져 있다할찌라도 퇴근 후에도 마음 놓고 지날 수 있는 자유로운 시간이 못된다. 방금 집에 왔는데 전화가 걸려온다. 받아보니 급히 심방을 해야 할 일이다. 심방을 마치고 돌아오니 또 전화가 걸려온다. 받아보니 또 나가야 할 일이다. 때론 밥도 제 때에 먹지 못한다.
어떤 때엔 밤 11시가 넘어 막 잠이 들었는데 전화가 걸려온다. “목사님, 저 아무 집사입니다. 혹 주무시다가 전화 받으신건 아닌지요. 어머님께서 아무래도 곧 떠나실 것 같은데 오셔서 임종예배를 드려줄 수 없겠습니까?”한다.
어쩔수 있는가? 가보니 할머니가 곧 떠나실 것처럼 가물 가물한다. 예배를 마치고 보니 할머니가 정신이 돌아와 “목사님, 감사합니다”하며 인사까지 한다. 곧 떠나진 않겠다싶어 집에 돌아가서 잠이 들었는데 첫새벽에 다시 전화가 걸려온다. “목사님, 죄송합니다. 어머님이 진짜 숨을 모우는 것 같습니다. 눈도 이상하고요”하곤 전화를 끊는다.
어쩝니까. 비틀 비틀하면서 다시 그 집을 찾아간다. 목회자의 사역에 출근이 어디 있으며 퇴근이 어디있단 말인가? 하루 24시간 비상 대기 근무이다. 언제 무슨 일이 있을 지 모른다.
나도 경험했지만 목사는 밤에도 심방을 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밤에 사택에 찾아오는 교인이 있다. 어떤 이는 곧 가지도 않고 밤 늦도록 얘기하고 간다. 그때문에 목사는 낮에 한숨 잘 수 밖에 없는 때가 있다. 한데 꼭 그런 때에 사택에 교인이 찾아온다.
목사가 자다가 깨어 일어나 손님을 맞는다. 방금 깨어난 표가 난다. 교인은 목사의 속사정도 모르고 “목사는 좋겠네 밤에도 자고 낮에도 자고...” 이렇게 생각할런지 모른다. 그 때문에 목사는 여간 피곤해도 낮에 쉬는 것조차도 조심스럽다. 그래서 많은 목회자들이 수면부족으로 시달린다.
솔직히 나는 정년퇴임을 앞두고 하루라도 빨리 퇴임하고 싶었다. 이유는 잠을 자고 싶은대로 실컷 자 보기 위해서였다.
나는 잠을 충분히 못 자면 다음날 비실 비실한다. 억지로 참아가며 활동하면 사람이 수척해 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어쩔수 있는가? 할 일을 다 하다보니 무척 힘이 든다.
지금 시무 중에 있는 목회자 중엔 나와 같은 이들이 한 둘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목회자들의 이같은 속사정을 알고 있는 이가 몇이나 되겠는가? 모르기는 하나 거의 없을 것이다.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지요. 함께 생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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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7.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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