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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가 달린 십자가, 말이 되는가? 흉내만 내는 행사, 하지 않음만 못해
‘바퀴달린 십자가‘ 듣기에 느낌이 어떤가? 어깨에 메기만 하면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잘 굴러가도록 십자가 밑부분에 바퀴가 달린 십자가, 상상만해도 어떤 생각이 드는가? 혹이 “십자가이면 십자가이지 바퀴달린 십자가가 어디있겠는가?“하겠지만, 있는데 어떻게 하겠는가? 이건 해외토픽이 아니고 옛날이야기도 아니다. 예수의 고난주간이 다가오면 바퀴달린 십자가가 서울 한복판에 등장한다. 인터넷신문을 보라. 바퀴달린 십자가의 사진이 있고 그 십자가를 메고 갔던 목사들의 사진까지 있다.
행사의 이름인즉 ‘십자가 행진‘이다. 십자가의 크기는 이천년전 예수께서 지고 가신 십자가와 거의 같은 크기의 십자가라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고 보면 예수의 고난을 철저하게 되새김하려는 의지가 보인다. 그러나 큰 차이점이 있었으니 예수의 십자가에는 없었던 바퀴가 목사들의 십자가 밑엔 달려 있었다는 점이었다. 십자가를 메고 앞으로 가면 졸졸 잘도 굴러가도록 고안된 것이었다. 바퀴달린 십자가를 보는 순간 군중은 어떤 생각을 했겠는가? 목사들을 보면서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로 가시던 예수님이 연상됨은 물론이고 “목사님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겠다“ 싶어야 하겠는데 어떤 이는 “지나치게 흉내만 내는 것 아니냐“하며 탄식했다고 한다. 어떤 이는 “퍽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겠는가? 어떤 이는 목사들이 십자가에 바퀴가 달린 것을 보고 분노하면서 바퀴를 떼거나 십자가를 거꾸로 지고 가시길 은근히 기대했다고 한다. 그랬는데 목사들은 너무도 태연하게 그걸 메고 가더란 것이다. 거리가 1km정도인데 여러 목사들이 번갈아 메고서 이화네거리에 이르러 군중과 함께 환호하며 만세를 외친 후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를 타고 어디론지 사라지더란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 모두가 생각해 봐야할 것이 뭔가? 십자가 행진을 할려면 실감나게 진짜 힘들게 메고가는 행진을 하여 관중이 예수의 고난을 되새기며 감동을 받도록 하든지 그렇게 안할려면 차라리 그같은 행사를 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물론 취지는 좋았다. 그러나 바퀴달린 십자가, 이것만은 수긍이 되지 않는다.
이날 십자가를 메고가신 목사들은 “그래도 우리는 힘들었다“할런지 모르겠으나 바퀴달린 십자가를 보면서 어느 누가 예수의 십자가의 길을 연상하게 되겠는가? 십자가를 조금 더 가볍게 해서라도 바퀴만은 없어야하지 않겠는가? 예수의 고난을 지나치게 흉내만 내는 형식적인 행사는 차라리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고 여겨진다.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지요. 함께 생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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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4.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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