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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를 길게 하는 것과 설교가 길어지는 것은 같아 보이면서 약간 다른 점이 있다. 설교를 길게 하는 것은 의도적으로 길게 하는 것이고 길어지는 것은 의도적으로 길게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면서 길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경우가 아닐까 한다.
한번은 모처에서 은퇴목사들의 모임이 있었다. 무더운 한여름이 었다. 개회 예배시간에 은퇴목사 중 한분이 설교를 했다. 설교가 길어도 너무 길었다. 힘조차 없는 설교가 진짜 너무 길었다. 냉방시설도 안된 곳에서 간증을 겸해 말씀을 하시는데 모두 처음엔 잠시 듣더니 나중엔 듣는 이가 거의 없어보였다. 어떤 이는 졸고 있고 어떤 이는 졸고 있는 분들의 표정을 봐가면서 웃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설교자를 보면서 말씀을 경청 하고 있는 분은 불과 몇 사람 뿐 이었다.
분위기가 이런데도 설교하는 목사는 싱글벙글 웃어가면서 그냥 말씀을 계속 하지 않는가. 마치 설교가 끝이 없이 이어 질것만 같았다. 미안한 말이지만 진짜 어이가 없었고 기가 찼다. 내가 보기엔 이 목사의 경우는 설교를 의도적으로 길게한 것이 아니라 설교가 길어진 경우 같아 보였다.
그러면 설교가 길어지는 이유는 뭔가?
첫째는 설교의 핵심파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핵심을 짚어내지 못하면 횡설수설하게 되고 설교가 길어진다.
다음, 목적의식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 설교를 한다, 이 같은 목적의식이 뚜렷한 가운데 설교하는 분은 목적이 달성되면 그것으로 족하기 때문에 설교를 더 이상 길게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다음, 생각나는 대로 전하다보니 설교가 길어진다. 설교를 준비해 보면 때로는 설교 자료가 넘친다. 적당한 성경말씀이 수없이 떠오르고 예화도 적합한 것이 너무 많다. 거기다가 간증할 것까지 생각난다. 그런 때에 그것을 다 전해 보고자하니 길어질수 밖에 없다.
혹 어떤 이는 설교를 되도록 짧게 해야 한다는데 대해 불만이 대단하다. “나는 설교만은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 이같이 말하는 목사가 의외로 많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전하고 싶은 대로 전할 때에 청중이 은혜를 받으면 그 이상 더 기쁜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은혜를 받기는커녕 받은 은혜를 쏟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그걸 어떻게 하겠는가? 처음엔 은혜가 되다가 설교가 너무 길어지니 나중엔 짜증이 난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아니 수없이 많다. 반응이 이런데도 꼭 설교를 길게 해야만 하는가?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지요? 함께 생각해 봅시다.
정판술 목사(사직동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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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7.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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