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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목사의 처신은 알아서 할 일이나, 후임에게 미치는 영향을 먼저 생각해야..
목사는 시무할 때엔 그때마다 힘든 일이 많지만 은퇴한 후에도 어려운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중 한가지 예를 들면 많은 분들이 주일에 출석할 교회가 없다는 것이다. 시무했던 교회에 출석하려고 하니 혹 후임목사에게 부담이 될런가 싶고 그렇다고 다른 교회에 가서 앉아있을 것을 생각하니 내 처지가 너무 초라해질 것 같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다고 한다.
어느 목사는 다른교회에 참석하여 뒷자리에 앉아 있었는데도 목사가 단상에서 이 목사를 봤다. 마지막 찬송을 앞두고 “아무목사님, 등단하셔서 찬송후에 축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더란 것이다. 예배 후에 봉투를 전해 받았다. 그 날 그런 일을 겪고는 다른교회엔 두번 다시 참석할 것이 못된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래서 어떤 분은 “은퇴목사에겐주일이 즐거운 날이 아니라 괴로운 날이 된다“ 했다.
그러나 어떻게 하겠는가? 시무했던 교회에 출석하든지 한 교회를 정해놓고 어느 교회에 출석해야 하지 않는가? (이 교회, 저 교회 다니지 말고) 그러면 양자 중 어느 것이 바람직한가? 어느 것 한가지를 바람직하다고 잘라 말할 순 없다. 목사의 생각에 따라 다르고 그 교회 분위기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어떤 목사는 시무했던 교회에 출석하고 월 1회 정도 설교를 한다. 어떤 분은 매달 한번 축도를 하고 있다.
후임목사가 원하고 그렇게 해서 교회에 유익이 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 어떤 목사는 “설교, 축도등은 하건, 안하건 내가 시무했던 교회를 두고 뭐때문에 다른 교회에 가겠냐?“하면서 꼬박꼬박 시무했던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대다수의 목사들은 시무했던 교회에 일체 참석하지 않는다. 솔직히 나도 은퇴하기 전에는 은퇴 후에 시무했던 교회에 출석하는 것이 자연스럽겠다 생각했었다. 그랬는데 막상 은퇴하면서 생각해 보니 그것이 아니었다. 다른 교회에 출석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출석할 교회를 정해놓고 내가 시무했던 교회엔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이외엔 되도록 참석하지 않는다.
어느 목사는 “나도 은퇴 후 첫주일부터 다른교회에 참석할건데... 지금에 와서 다른 교회에 가자니 후임목사에게 피해를 줄 것 같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 하면서 말끝이 흐려진다.
이런 일들을 보면 원로목사의 처신은 자기가 알아서 할 일이나, 대체로 말하면 되도록 시무했던 교회와의 관계는 적당한 거리를 두는 편이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지요 함께 생각해 봅시다.
정판술 목사(사직동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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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3.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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