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있다
타조는 위험에 부딪혔을 때 모래 속에 자신의 머리를 파묻으면서 온 몸을 숨겼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러면 타조를 쫓아가던 포수는 쉽게 타조를 잡을 수 있다. 타조는 자신을 잡으러 오는 사람들이 자신을 본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자신의 머리만 숨으면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타조 같은 모습으로 살아간다. 내 옳음을 주장하면서 상대방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는 무시하는 것이다. 돈과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처음에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상대방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높은 자리까지 올라갔을 것이다. 그러나 돈과 권력이 생기고 사람들이 자신 아래에 있다고 생각하게 되면 사람은 상대방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상대방을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고 타조가 되어 망가지게 되는 것이다.
사람의 관점은 내가 보는 것이 맞을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이 보는 것도 맞을 수 있는 것이다. 더 넓은 나를 만나기 위해서는 내가 보는 관점만 받아들이기 보다는 상대방이 보고 있는 관점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내가 남편이면 아내가 보고 있다. 그리고 내가 부모이면 자녀가 보고 있으며, 내가 음식점 주인이면 손님들이 보고 있으며, 내가 목사이면 성도들이 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 땅에 존재하면 동물과 곤충과 나무가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보는 것과 다른 사람들, 더 나아가 다른 존재들이 보는 것을 통해 새로운 나, 온전한 나로 바뀌어 진다는 것이다.
아들이 아버지를 보고 “아버지는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을 하고 있으며, 고집스럽고 고리타분합니다.”하고 불만스럽게 말했다 하자. 아버지는 “이런 괘씸한 놈, 대학에서 공부 좀 한다고 이 아버지를 무시해! 이제부터 등록금 안 줘!”라고 말하면 아버지는 또 다른 나를 거부하고 무시한 것이 되면서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균열이 일어난다. 아버지가 아들이 본 생각을 받아들이고 존중하면서 “그래 그런 면이 있구나! 내가 보지 못하는 나의 모습을 보여주고 말해주어서 고맙다. 쉽지 않는 말인데 너 참 용기 있다. 아버지는 용기 있는 네가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면 이것은 보고 있는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되어서 넓은 나, 온전한 내가 되는 것이다. 또 음식점에 식사를 하러 갔다하자. 종업원이 나를 보고 있다가 나에게 다가와서 말을 한다. 종업원은 내가 자신을 어떻게 대하는지, 어떤 말을 하는지를 보고 있다. 이렇게 보고 있는 내가 나인 것이다. 나는 나를 보고 있는 나인 종업원에게 정중하게 대하고, 밝게 대하고 존중해야 하는 것이다.
넓은 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 중심에서 벗어나 자신을 넓혀가야 할 것이다. 수 천 수만의 시선과 관점으로 나를 보아야 나라는 존재가 커질 수 있는 것이다. 나를 누가 보고 있는가? 나를 신이 보고 있고, 이웃이, 의사가, 아들과 딸이, 부모가, 기독교인이, 불교인이, 동물과 식물이, 벌레가, 심지어는 집안의 쓰레기가 나를 보고 있는 것이다. 내가 보는 것만 나라고 하는 것과 수 천 수만의 존재들이 나를 보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나라고 하는 것은 그 수준과 넓이와 깊이가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자기 이념이나 자기 종교가 보는 관점만 추구하고 다른 이념이나 다른 종교의 관점과는 거부하고 충돌한다. 이것은 그만큼 내가 좁아지는 것이며, 충돌하는 것이며, 본성을 잃어가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우주의 모든 존재들 지나가는 개와 부딪히는 돌까지 내가 어떤 태도로 자신들을 대하는지 보고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성공이라는 것도 자기 자신을 수많은 사람, 존재, 사건, 사물에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주변에 민감해지고, 주변에 참여하고, 주변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경험과 기회와 배우는 것이 더 많아지게 되어 보다 더 풍요롭고 자유로운 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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