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의 건강비결
지난해 12월 총회신학원 종강식과 교수회의 인도차 서울을 방문했다. 함박눈이 함박 내리는 목요일에 총신원 일을 다 마치고 오후 3시경 전철을 타고 경기도 오산을 향해 출발했다. 본당의자 공급처인 성애성구사 공장과 전시장을 직접 방문하여 의자모델, 색상, 강대상...등을 보기 위해서였다.
매서운 추위와 함박눈이 펄펄 내리는 가운데 오후 6시경 오산역에서 천안행 기차를 탔고, 천안역에서 다시 새마을호를 타고 7시경 천안 아산역에 도착하여 7시 50분 진주행 KTX에 몸을 실었다.
대전역을 지나면서 두 눈이 감겨 왔고 그 이후에 얼마나 깊은 단 잠에 빠졌든지 중도에 한번도 깨어나지 않고 내려야할 나의 종착지 마산역을 지나치고, 최종 종착역인 진주역에 도착해서야 잠에서 깨어났다. 아, 시간은 거즘 밤 11시, 최근에 신축되었는지 역전 사방은 허허들판이라! 아내에게 전화하여 찜질방에서 하룻밤 지내고 내일 일찍 출발한다고 알린 후에 택시를 잡아 타 진주시내 시외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다행스럽게도 마산행 심야버스가 있어 드디어 새벽 1시경 그리운 마산집에 도착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그러나 진주역에 도착할 때까지 깊은 잠에 빠졌던 내가 원망스럽진 않았다.
나는 건강한 편이 아니다. 몸에 지닌 병만도 당시 5가지가 넘는다. 심장협심증, 고혈압, B형간염/지방간염, 갑상선, 전립선비대증...등이다. 규칙적인 운동과 음식조절은 필수적임에도 실패를 거듭한다. 의지력과 끈기의 부족은 분명 건강을 해치는 잘못이기에 현재까지의 건강상태를 은혜로 돌리기에는 하나님께 죄송스럽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별다른 건강상의 어려움 없이 목회하고 있는 것은 분명 하나님의 은혜다. 그런 은혜를 덧입기까지 남들이 부러워할 몇가지 건강유지 장점을 하나님께서 주신 것 같다. 그것은 분명 은혜요, 감사제목이다.
첫째는, 나는 기본적으로 낙천적이다. 현재의 환경이 어떠할 지라도 가능한 감사하며, 밝게, 즐겁게 살려고 노력한다. 그것은 나의 목회에도 큰 도움을 준다. 나의 목회철학중 하나는, “당신 그럴 수 있어??”가 아닌, “그럴 수 있지?”. 어떤 문제이든 상대방 편에서 먼저 생각하고, 내 자신을 바라보며 이해하고, 좋지 않은 것은 흘려보내는 삶이다.
둘째, 나는 단순함을 좋아한다. 소위 말하는 Simple-life이다. 복잡한 것을 싫어한다. 그렇다보니 기계를 싫어한다. 어렵게 조립하는 상품을 싫어한다. 그렇다 보니 아내에게 남자가 그것도 못하냐고 꾸중 듣는 일도 생긴다. 그렇다 보니 주위에서 그렇게 권하는 스마트폰도 없다. 비자카드도 없다. 개인용 통장도 없다보니 은행을 잘 모른다. TV는 어쩌다 뉴스 정도 시청하고 주로 신문을 많이 본다. 인터넷은 기본만 다룰 줄 안다. 생각도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을 싫어한다. 단순함, 아무튼 난 그 생활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
셋째, 나는 잠을 푹~잘 잔다. 이것은 오랜 시간을 잔다는 의미가 아니라, 한 시간을 잘지라도 주위 환경에 관계없이 쉽게 잠이 들고 푹 잔다. 그래서 타지에 갈 때에 “찜질방”은 내가 즐겨 찾는 안식처다. 하루에 커피를 10잔 마셔도 꿀잠이 나를 지배한다. 어제의 경우도 그래서 발생했던 해프닝이다.
넷째, 나는 아무 음식이나 잘 먹는다. 이것 저것 건강 따지면서 먹지 않는다. 주시는대로... 아마 이것은 목회하면서 터득한 습관이리라. 어느 집에 심방 가서도 대접하는 모든 음식을 잘 먹어주는 목회자! 그래서 나의 주관은, “뭐든지 맛있게 먹으면 된다.” 그래서 라면도 잘 먹는 편이다. 그런 식성 때문에 내 아내가 고생이 많다. 이미 나를 포기한 상태다.
다섯째, 나는 육십이 넘은 삶에 만족한다. 어머니는 79세까지 생존하셨지만, 아버지는 56세에 세상을 떠나셨다. 나는 5형제 중 막내인데 장남, 차남, 사남-세분은 이미 세상을 떠나셨고, 셋째형과 막내둥이 나만 생존하고 있다. 사후의 천국을 확신하기에 나는 나의 생의 마감이 언제 올지라도 열린 마음으로 살아간다. 일전에 수1:1에서, “여호와의 종 모세가 죽은 후에...”를 묵상하면서 이런 다짐을 한 적이 있다. “나는 내 나이를 사랑하겠노라”
언젠가 나의 건강이 좋지 않을 때에 독일에 살고 있는 큰 처남(박해철 선교사)에게서 이메일 편지를 받은 적이 있다. 얼마나 공감이 가는 건강비결이든지... “건강비결? 한마디로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것이라네!” 나는 그 처남의 글을 교회홈페이지 목양칼럼에 소개했다. 현재의 건강 상태가 어찌하든, 앞으로 얼마나 오래 살든 지간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오늘의 고백은 동일하리라 믿는다. “지금까지 지내온 것 다 하나님의 크신 은혜로라! 주가 맡긴 모든 역사 힘을 다해 마치고 밝고 밝은 그 아침을 맞이할 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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