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진면목
창세기에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 살 때는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않았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죄를 지은 다음에는 “내가 벗었음으로 두려워하여 숨었나이다.”라는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내용의 중심은 옷을 입지 않았다는 것이다. 옷이란 나를 덮고 있는 것으로 섬유질의 옷도 있고, 권력이나 학벌, 소유나 명예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옷은 재물의 많고 적음이나 권력이나 신분을 나타내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이 옷 때문에 자랑스러워하기도 하고, 시샘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하고 창피해 하기도 한다. 위의 ‘벌거벗었다’는 말씀은 지금의 내 상태가 몸은 약하고 일도 없고 돈도 없고 주변에 사람도 없는 즉 세상의 옷을 입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내가 어떤 수준인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내가 입은 옷을 보고 다른 사람이 입은 옷을 보니 내 옷이 초라해 보이고 부끄럽다면 나는 죄 가운데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옷을 입지 않았다고 해도 당당하고 행복해하면 나는 에덴동산에 있는 것이다. 내가 어디에 있느냐와 내가 누구인가는 같은 것이다.
진짜 나의 진면목은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옷 즉 겉모습이 아니고 내 속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진면목을 알 수 있는 방법은 거울인 내 마음을 통해서이다. 마음은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 사건, 일, 환경은 나와 함께 있으면서 나의 진짜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촌이 땅을 샀다. 그런데 내 배가 아프면 내 수준이 남이 잘되는 것을 배 아파하는 수준이고, 사촌이 땅을 샀는데 축하해주고 함께 춤을 추고 싶으면 내 수준은 남이 잘 될 때 춤추는 수준, 죄를 짓기 전의 수준이 되는 것이다.
학생들이 지금은 같은 교실에서 같은 교복을 입고 공부를 하지만 수십 년 후에 만나면 서로 달라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어떤 친구는 성공해서 고급 자동차를 타고 좋은 집에 많은 직원을 거느린 사장이 되어있고, 어떤 친구는 하루의 생활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기도 한다. 또 어떤 친구는 속이 깊어져서 푸근하고 환한 얼굴을 하고 있고, 어떤 친구는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고 눈에 적개심이 가득하여 그동안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보여준다. 어떤 겉모습을 하고 있든지 그것보다 내가 상대방을 보는 내 마음이 어떤지가 나의 수준, 내 진면목을 보여주는 거울인 것이다.
친구의 잘 나가는 모습에 부럽고 질투 나고 화가 나고 열등감이 생긴다면 내 모습은 겉모습도 초라하지만 속 모습은 더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성경적으로 말하면 본성이 상처를 입었으며 하나님을 떠나 죄 가운데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잘되고 있는 친구가 있다면 그 모습을 보라. 그 친구는 열정을 불태우고 있으며 주변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으며 사람들이 고마워하고 서로 웃고 기뻐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좋은 삶을 만들기까지 얼마나 어려운 순간들이 있었으며 또 얼마나 고생했겠는가! 친구의 잘 사는 모습은 하나님이 나에게 보여주시는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선물을 보면서 어떻게 싫어하고 질투하고 열등감을 느낄 수 있겠는가?
또 잘 사는 친구와는 달리 어렵게 사는 친구도 보자. 이 친구는 학교 다닐 때는 최고의 학생이었으며, 젊었을 때는 잘 나가는 친구였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생활고에 시달리기 시작하더니 막노동을 하고 밤새도록 대리운전을 하는 삶을 살고 있다면 이런 친구를 어떻게 볼 것인가? ‘무언가 잘못해서 그런 일이 생겼겠지!’하며 ‘하나님께 벌을 받고 있는 것이니 회개해야 한다.’ 는 등의 생각을 하면 나는 낮은 수준 즉 죄 상태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친구의 고통스러웠을 심정을 함께 느끼면서 어려움을 이겨내며 성실히 사는 모습에 감탄하고 놀라워한다면 내 수준은 하나님과 함께 지냈던 에덴동산의 수준에 있는 것이다.
당신은 지금 어떤 모습이며 어떤 자리에 있는가? 삶 속에서 신의 본성을 드러내는 것이 나의 진면목일 것이다. 그러므로 매 순간 자신의 거울인 마음을 살피면서 자신의 삶을 자유와 평화와 사랑으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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