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엇도 아닌 나로 살기
나에게는 육체를 근거로 해서 만들어지는 나와 마음을 근거로 해서 만들어지는 나와 본래 있는 나가 있다. 영원히 살기 위해서는 본래의 나로 살아야 한다. 내가 이 땅에 태어나서 누군가의 아들이 되기 전에 나는 아무 것도 없었으며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다가 육체를 갖고 살아가면서 나는 아들이 되고, 내 이름이 생기고, 남편, 아버지, 목사, 원장 등이 되면서 소유와 관계와 직업에 따라 다양한 내가 되었다. 그러나 육체나 마음을 근거로 해서 만들어진 나는 잠시 있는 것이기에 영원한 나는 아닌 것이다. 이런 것들은 모두가 잠시 있다가 사라지는 나라고 할 수 있다. 불행의 원인은 영원한 나를 무시하고 잠시 동안 존재하는 나로 살려고 애를 쓰고, 온갖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어디에 관심이 있으며, 어떤 일을 이루려고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고 있는가? 나는 어떤 것 때문에 걱정하고 화가 나는가? 또 어떤 것을 이루었을 때 뿌듯함과 희열을 느끼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잠시 있다가 사라지는 것들임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일단 눈에 보이는 것에 관심을 갖는다. 그런 후 그것을 소유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소유에 가치를 매기고, 가격을 정한다. 그리고 그것을 돈으로, 숫자로 바꾸기 시작한다. 숫자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자신을 대단하게 여기면서 사람의 가치를 숫자로 평가하기 시작한다. 여기에 물질과 소유와 숫자로 만들어지는 내가 생기는 것이다. 즉 너 얼마 벌어, 건물 있어? 자동차는? 주식은? 직업은 뭐야? 월급은? 사람의 높고 낮음을 돈으로, 옷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물질과 소유와 숫자로 만들어지는 나는 승승장구하다가 때가 되면 사라지는 에고라고 할 수 있다. 옷으로 모든 진실을 덮고, 옷으로 진짜를 나를 덮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영원한 나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영원한 나는 육체의 나도 아니고, 마음의 나도 아니고... 세상에서 만들어지는 그 무엇도 아닌 나라고 할 수 있다. 그 무엇도 아닌 나로 산다는 것은 호칭은 편리함 때문에 사용되더라도 실제의 삶은 본래부터 있는 본성 즉 사랑으로, 기쁨으로, 빛으로, 자유로, 생명으로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나는 아내와 아들과 딸들과 함께 가족을 이루고 살지만 내가 남편으로, 아버지로 불리지만 실제 삶은 사랑으로 자유로 빛으로 본성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교회나 회사나 어디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교회에서는 목사로 장로와 권사로, 회사에서는 사장으로, 부장, 과장으로 불리지만 실제는 신의 본성을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름이나 호칭은 집의 문패와 같은 것이다. 문패에 무슨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문패는 삶을 편리하게 살아가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삶은 사랑으로, 기쁨으로, 정직함으로, 의로움으로, 자유를 만드는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목사, 좋은 대통령, 좋은 아버지가 되는 것보다 더 깊은 세계를 살아야 하는 것이다.
성경에서는 ‘하나님의 아들’로 사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이 신분이나 지위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세례요한도 마태복음에서 에고로 가득 찬 바리새인들을 향해서 “속으로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하나님이 능히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이 되게 하시리라”하면서 합당한 행동을 할 것을 강력하게 선포했다. 이 본래의 나 즉 그 무엇도 아닌 나로 살아야 제대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 무엇도 아닌 나 즉 본성으로 살다보면 돈이 생기고, 사람이 생기고, 건물과 지위와 권력이 생길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거기에서 생기는 수많은 호칭들 속에 존재하는 모든 에고를 마음으로 버려야 한다. 그래서 내가 높은 지위에 있거나 낮은 위치에 있거나, 소유가 많거나 적거나,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거나 그렇지 않거나 나는 언제나 그 무엇도 아닌 나로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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