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
언젠가 아내가 설교 제목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여보, 무슨 설교 제목이 ‘아~ 대한민국!’ 이래요?” 그렇다. 내가 생각해도 별로인 것 같다. ‘아 ~ 대한민국!’
그래도 올해 8월이 되니 유별나게 광복절 생각이 나고 작금의 나라 돌아가는 상황이 저절로 한숨이 나오며 입술이 아니라 마음에서 ‘아~ 대한민국!’이 한숨처럼 나오는 오늘의 현실을 아프게 느끼는 것은 나 혼자만의 마음은 아닐 것이다.
세월호 사건은 명쾌한 해석도 나오지 않고, 관련된 구원파 교주는 구더기가 뒤덮여 득실거리는 시신으로 안방에까지 비참한 말로(末路)를 드러내었다. 언론보도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 똑같은 보도가 짜증스러울 정도로 편집 방영되고 이래저래 유언비어는 수그러들지 않는다. 기회만 되면 그렇게도 서슬 퍼렇게 청와대이든 사정기관이든 가리지 않고 국민의 힘으로 앞 다투어 나서던 정치권은 희한하게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는 핏대를 올리는데 유병언과 관련되어서는 점잖다고 할만큼 말이 없어졌다. 그러니 국민들은 유병언과 관련된 소위 높은 사람들 관계를 그대로 덮어두고 마무리될 것이라고 어린아이들도 예언을 한다.
올해로 광복 69주년, 일본의 우경화로 독도가 자기들의 땅이라고 국제관계의 기본도 없는 침략근성을 드러내고 있다. 국제정세는 이해관계에 따라 혈맹과 적대관계가 된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분노와 탄식의 군대병영생활의 비참한 비도덕적 비인간적 사건이 연일 터지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도 온갖 사건 사고가 어느 때보다 국민정서를 불안케하고 감정을 상하게 하고 있다. 이번에는, 하고 믿었던 박근혜정부의 국태민안에 대한 국민기대감은 이제 서서히 멀어지는 느낌이다.
이것이 지금 우리나라가 해방 69년을 맞는 작금이 현실이다. 해방의 감격과 기쁨의 국민적 감동의 함성이 아닌 분열과 갈등과 반목과 질시의 함성이 어제도 오늘도 이 나라 곳곳에서 터지는 씁쓸한 광복절 69주년을 맞이하는 8월이다. 그러니 아, 대한민국이 저절로 폐부에서 한숨 되어 터진다.
88 올림픽 때, 월드컵 축구 경기 때의 ‘아 ~ 대한민국!’의 함성은 어디로 갔는가? 69년 전, 그 치욕스럽던 일제 압제에서의 해방된 그 날, 목이 터지도록 외치던 우리 선조들의 “대한민국 만세!”의 함성이 그리운 오늘, 광복 69주년의 오늘을 맞이하여 우리들의 삶에 올바른 국가관과 민족관이 정립되기를 기도한다.
그러기 위하여 우리는 먼저 역사를 바로 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정치는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안개 정국이며, 경제는 악순환의 구조가 되풀이되고 있고, 사회는 윤리와 도덕이 퇴락하여 시궁창 같은 냄새가 더욱 짙어 가고 있으며, 학원은 그처럼 소망했던 교육개혁은 간 데 없고, 교육 퇴락이라고 처처에서 소리치고 있다. 이 모든 어둠을 밀어낼 통합된 지도력이 청와대에도 국회에도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그런데 참 희한하다. 수출은 세계 8위국, 무역규모 7위국, 세계경제 12위국이 대한민국이다. 하나님의 은혜 아닌가? 감사할 일 아닌가? 그런데 교회가 언제부터인가 감사함을 잃어버리고 영적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을 감지한다. 그것이 두렵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한국교회는 기복적 신앙으로 빠져들었다. 교회 지도자들은 소명과 사명에 대한 분명한 인식과 실천이 약화됨을 본다. 교파난립, 신학교 난립, 개척교회 난립, 부실 해외 선교 난립, 교권주의, 신비주의, 배금주의, 이기주의에서 과연 우리 한국교회는 자유로운가라는 질문 앞에 우리는 고개 숙여 대답을 할 수 없는 현실임을 누가 부인하겠는가?
개인이나 국가나 세계는 하나님의 손길 안에서 진행되는 것을 깨달아야 하고 그것을 겸손히 수용하는 자세가 그리스도인의 역사관이다. 그 역사에서 하나님이 무엇을 하셨으며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깨달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역사를 거울로 볼 수 있는 혜안(慧眼)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아야 한다.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해야 한다. 우상을 섬기는 일에서 돌아서야 한다. 우리는 더욱 하나님을 가까이 하는 일에 열심을 가져야 한다. 지금 우리는 정치를 나무라고 경제를 한탄하고, 사회를 손가락질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구속함을 입은 자녀로서 의롭다함을 받은 거룩한 성도로서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의인의 자리에 있지를 못했음을 회개해야 한다. 울어야 한다. 옷을 찢는 것이 아니라 이제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가슴을 찢어야 한다. 정부의 실책을 비판하기 전에 나부터 불의를 배격하고 의를 추구해야 한다. 사회의 혼란을 질타하기 전에 나부터 법질서를 지키면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그리고 그리스도인 때문에 나라가 세워져야 한다. 그리스도인 때문에 하나님이 이 나라와 민족을 버리시지 못하게 되어야 한다. 그리스도인 때문에 위정자들이 부정을 저지르지 못하게 되어야 한다. 그리스도인 때문에 사회가 한층 밝아져야 한다. 그리스도인 때문에 수출이 잘되고 무역 흑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이 우리 민족이 나아갈 길이다. 그 때 우리는 다시 한 번 감격과 감동의 아~ 대한민국을 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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