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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은퇴
언제나 그렇지만 국내외 부흥 사경회를 인도하면서 경험되는 희비의 다양한 상황들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저의 삶을 새삼 통감(通鑑)하게 된다. 공직사회는 법이 정한 울타리 안에서 어떤 경우도 예외 없이 법리에 의한 은퇴의 자연스러운 상황이 전개되는데 교회는 종종 은퇴와 관련하여 씁쓸한 이야기들이 사건화 되는 경우를 듣고 보면서 무엇보다 오늘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삶이어야 아름다운 은퇴가 생의 면류관이 됨을 새삼 깨닫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오늘에 충실>이라는 참으로 중요한 메시지를 간과하기에 삶의 마무리 또한 부끄럽고 수치스럽게 되는 것이다.
2006년도 미국 시애틀 교회 연합집회 강사로 다녀왔을 때 microsoft사 회장 빌 게이츠가 설립한 재단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그는 1955년생의 젊은 나이인데 2008년에 은퇴할 것을 선언했다. 이를 두고 언론은 아름다운 은퇴라고 대서특필을 했다. 1975년 스무 살 나이에 microsoft를 설립한 빌 게이츠는 30년 만에 이 회사를 연간 매출액 420억 달러, 전 세계 102개 국가에 6만 3천여 명의 직원을 둔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키웠고, 동시에 그는 세계 최대의 자선재단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 되었다. 그가 지난 2000년 자신과 부인의 이름을 따서 설립한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전 세계의 보건과 교육 향상에 기금을 대고 있는데 30조원 에 달하는 자금력을 바탕으로 소외된 이들과 가난한 나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해왔다. 다시 말하면 돈을 정직하게 벌어서 가장 아름답게 사용하였고 이제 더욱 그러기 위하여 젊은 나이에 은퇴하여 소외된 자들을 위해 남은 생애를 바치겠다는 것이 빌 게이츠의 은퇴의 변이었다. 쉬기 위해 은퇴하는 것이 아니다. 돈이 많아서 은퇴하는 것이 아니다. 자선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하여,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하여 은퇴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실천했다.
법과 상식이라는 기준의 울타리를 허물지 않고, 때로는 그 법과 상식의 기준을 뛰어넘어 하나님의 영광과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은퇴의 분기점이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인데 저는 우리 교회의 이 행복과 아름다움의 빛이 바래지지 않기 위하여 조기 은퇴를 선언했다. 그것은 목회의 멈춤이 아니라, 모든 것을 내려놓음으로 인한 끝남이 아니라, 더 나은 주님의 뜻을 헤아리고 순응하고자 하는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한 출발을 위한 것이다.
목사의 뜻을 받아들이고 후임 담임목사 청빙 청원 절차가 진행되면서 제9대 담임목사가 결정되었다. 청빙 위원들의 우리 교회의 현실을 보는 정관(正觀)과 미래를 보는 통관(通觀)과 우리 교회 67년의 역사를 거울로 보는 혜안(慧眼)으로 9대 담임목사를 선임하여 보고하고 결정되는 과정에서 청빙위원회도, 당회도, 공동의회도 만장일치로 청빙 절차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20년 전 제가 담임목사로 부임할 때가 다시 추억되었다. 20년만 사역하고 조기 은퇴를 하리라는 그때의 작은 서원이 이제 현실로 되어가면서 저 자신은 물론 일만 명 성도들이 감동과 기쁨으로 충만함을 경험한다.
폐기처분될 청년이 목사가 되었고 평행감축(平幸感祝)의 포항중앙교회 담임목사로 20년을 사역하고 조기 은퇴를 하는 부족함 투성이 목사를 원로목사로 추대 결의를 하고 평소의 소망대로 농어촌교회 부흥사경회를 자비량으로 사역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해 주는 당회와 성도들의 사랑이 눈시울을 젖게 한다.
교단이 정한 법을 지키지 못하는 불충(不忠)한 면도 없지 않지만, 규범윤리보다는 때로는 상황윤리가 우선으로 적용되는 것을 참고하면서 포항중앙교회가 더 건강하고 힘차게 발전하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20년 전에 표명했던 조기 은퇴를 선언했다. 그때 정년 시무를 위한 당회원들의 간곡한 부탁과 함께 울고 웃으면서 생활했던 성도들의 동요(動搖)가 조기 은퇴를 결정하는데 힘든 부분이었지만 이제는 더 넓고 깊은 이해와 관용의 덕목으로 목사의 뜻을 이해하고 수용하면서 교회는 아름답고 평안한 가운데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정진(精進)하게 되었다.
주위에서는 목회의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거둘 시기에 조기 은퇴는 바보 같은 결정이라 핀잔도 하지만 저는 20년 전 결정한 조기 은퇴를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제처럼 오늘도 내일도 여전히 주님은 저를 주님의 나귀로 사용하실 것이라는 믿음과 그 상황이 어떠하든 감사함으로 “아멘”하는 저의 신앙과 삶이 복음 사역으로 여전히 연주되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간절한 바람이 있다면 9대 담임목사님과 함께 우리 교회가 여전히 평행감축(平幸感祝)을 노래하고 작은 자들을 섬기면서 교단과 한국 교회사에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로 사명을 다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제가 떠난 자리가 아름다운 은퇴이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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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7.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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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년 전, 항구 서쪽에 복음으로 세워진 부산 항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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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교회 성도가 공개한 송태근 목사 청빙 일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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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기 강남교회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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