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칼럼

힘들어도 연합해야 합니다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저는 세월호 사고가 터지고 희생자들이 많아지면서 재빨리 세월호 사고 수습을 위한 기독교 대책위원회가 생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교계 어른들에게 제안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은 일단 지금은 지켜보며 기도만 해야 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저는 안산시기독교연합회장이신 유재명 목사님하고만 계속 대화하고 소통을 한 것입니다. 그러나 가톨릭과 불교는 팽목항에 부스를 설치해 놓고 봉사하고 법회나 기도회를 하면서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교계는 너무 산발적입니다. 각 교단별로는 앞 다투어하는데 기독교계가 창구를 단일화 하여 함께 기도하고 위로하며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을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는 중에 청와대에 각 종단 대표자들이 다녀왔습니다. 우리 기독교계도 두 세 명이 다녀왔는데, 그제야 ‘우리가 너무 늦었구나’라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래서 지난 2주 전 급하게 교계 지도자들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휴일에 갑자기 지도자들이 모아지겠습니까? 저는 피곤해도 제가 주장하는 바였기 때문에 새벽에 나갔습니다. 그 모임에서 우선 당장 급하게 안산에서 위로 집회를 열고, 서울에서 치유와 회복집회를 열기로 한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큰 교회 목사님들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집회야 큰 교회 목사님들이 뭉쳐서 한다고 하지만 한국교회 전체가 참여를 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교단장들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수요일에 또 다시 각 교단의 교단장들과 함께 모이기로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교단장님들에게 협조를 구했더니 교단장님들은 이미 나름대로 다른 계획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계는 서로 연합하고 창구가 단일화 되어야 한다”고 설득을 한 것입니다. 그 결과 모든 일을 서로 돕고 협조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좀 힘들었습니다.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정말 연합이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큰 교회는 큰 교회대로 개교회적이고, 교단은 교단대로 교단 우월주의와 이기주의에 사로 잡혀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 일을 하면서 사람과 조직을 함께 연합한다는 것이 정말 힘들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렇게 하다 보니까 속도 상하고 어떨 때는 부아도 났습니다. “내가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는가.” 또 마음에 때가 묻은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가도 안산기독교연합회장과 또 지역 목사님과 통화를 하면 울음이 왈칵 났습니다. 그래서 이건 당연히 해야 되고, 나라도 앞장서서 한국교회가 함께 기도하고 위로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사명의식을 느꼈습니다.
안산 위로 집회를 준비하느라 분주하게 보냈습니다. 이런 일을 하는 것을 성도들은 잘 모릅니다. 그러나 아는 성도들은 저를 위로해주고 격려해 주는 것입니다. “목사님이 너무 대견스럽습니다. 목사님이 이렇게 우리를 대신하고 우리 교회를 대신하여 활동하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고 뿌듯합니다.” 그렇습니다. 제 개인이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의 아픔을 대신해서, 그리고 우리 교회를 대신해서 활동을 하다가 얼굴이 초췌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만약에 우리 용인시에서 사건이 발생하고 우리 교회에서 수십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면 그까짓 고생에 비하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더 미안하고 더 감사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냈던 것입니다. “힘들어도, 그래도 연합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2014.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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