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운동과 기독교
일본에 아베정권이 들어선 이후 지나친 극우경향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것은 심히 염려스러운 일이다. 종군위안부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일제침략을 미화하고 있으며 특히 아베수상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그리고 공공연히 독도를 자기나라 땅이라고 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공분을 금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군대를 두고 집단방위 운운하는 것이라든지 평화헌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 등은 묵과할 수 없는 일이며 일제에 의하여 피해를 당한 바 있는 주변국가들에 대한 공공연한 도발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주변 정세가 이럴 때 우리는 또 다시 3·1절을 맞았다. 그 어느때 보다도 금년 3·1절을 의미 깊게 지내야하겠다. 우리는 일본제국주의에 의하여 나라를 잃고 36년간 고난의 역사를 간직해 온 백성이다.
한국인이면서 한국말을 쓰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했으며 창시개명으로 우리의 성(姓)을 잃었다. 내선일체(內鮮一體)로 우리 민족을 말살하고 일본화하는 정책을 썼다. 교회는 신사참배와 동방요배를 강요당하였으며 성서의 출애굽기는 민족해방 기록이기 때문에 삭제당했고 <피난처 있으니…>라는 찬송은 영국국가곡이기에 못 부르게 했다. 수많은 믿음의 사람들이 순교를 하고 투옥을 당하는 참변이 일어났다.
엽전의식으로 자학하던 우리민족이 일어나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대한독립만세를 불렀다.
<우리는 여기에 조선이 독립된 나라인 것과 조선 사람이 자주하는 국민인 것을 선언하노라. 이것으로서 세계 모든 나라에게 알려 인류가 평등하다는 큰 뜻을 밝히노라…>
일제의 총칼 앞에서 어떻게 이런 선언을 하고 맨주먹으로 만세를 부르며 나설 수 있었던가. 여기엔 기독교의 역할이 절대적이었음을 알아야 한다.
33인중 한사람인 평양 장대현교회의 길선주 목사는 일백만 구령운동을 일으켜 전국을 다니며 나라사랑이 하나님 사랑이라고 외치며 부흥회를 인도하여 민족혼을 일깨웠다. 뿐만 아니라 서울 남대문에 위치한 상동교회를 중심으로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이 은밀히 움직이기 시작했고 상동교회의 전덕기 목사의 역량을 받은 이 준, 김 구라는 역사적 인물들이 함께 금식기도와 구국기도회를 열어 전국을 순회하면서 호소했다. (백낙준 박사의 한국교회 역사에 대한 이야기 참조)
그리하여 매일 오후 3시엔 전국교회가 일제히 나라 위한 기도를 올리고 주일은 금식기도를 했다. 그리고 한 주간 읽을 성경구절을 제시했다. 월요일은 이사야서 10장, 화요일은 예례미야서 12장, 수요일은 신명기 28장, 목요일은 야고보서 5장, 금요일은 이사야서 59장, 토요일은 로마서 8장, 이렇게 3·1운동의 원천은 기도와 성경말씀에 있고 3·1운동은 교회운동이요, 한국사에 빛나는 독립운동이었다.
3·1 운동에 동원인원이 202만 3천명이었고 1,442회의 대한독립만세를 불렀다. 피살된 사람은 7,509명이고 부상자가 15,962명이 났고 투옥된 자가 47,000명, 불탄 교회가 47개소 특히 제암리교회는 전교인을 예배당안에 넣고 문에 못질을 한 후 불을 질렀다. 창문으로 나오는 사람들은 총을 쏘아 죽였다.
신앙이 곧 애국이었다. 민족 지도자들이 교회로 모여들었다. 우남 이승만 박사, 백범 김구 선생, 고당 조만식 장로, 도산 안창호 선생, 남강 이승훈 선생 등 모두가 교회가 배출한 민족의 지도자들인 것이다.
우리는 3·1절을 맞아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만세…>라는 애국가를 부르고 기미년 3·1운동 때 신앙의 선배들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것을 기억하며 다시 한번 조국을 위해 기도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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