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총장의 칼럼

“잊게하시며 형통케하시는” 하나님의 복을 누리자!
몇 년 전 알츠하이머(치매)를 소재로 한 모 방송국의 드라마가 크게 히트를 한 적이 있었다. 여러 가지 일정들로 몇 회 시청하지는 못했지만 몇 번의 시청만으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드라마였다. 기억하지 못하는 병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기도한다. “하나님 노년에도 나의 건강을 지켜주셔서 기억이 흐리지 않게 하시며 병상에 오래 머물지 않고 살다가 주님께 갈 수 있게 해 주옵소서!”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망각도 하나님의 축복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잊어버리지 못하고 모든 것을 생생하게 다 기억하면서 사는 인생이 오히려 더 불행한 인생이 아닐까? 기억해야 할 것들은 기억하고 잊어버려야 할 것들은 잊어버리며 사는 삶이 복된 삶일 것이다. 수 많은 기억의 조각들을 가지고 우리는 짧은 인생 여정을 걸어간다. 생각하면 할수록 슬프고 고통스런 기억도 있고 즐거움과 기쁨을 더해주는 기억들도 있다. 좋지 못한 일들은 빨리 잊어버려야 하는데 그게 그렇게 쉽지 않다. 잊어버리려고 하면 오히려 더 생생한 기억으로 떠오른다. 그래서 때로는 더 분노하며 증오하기도 한다.
축구 경기처럼 “인생도 후반부터!”라는 말이 있다. 모든 일이 다 그러하지만 인생 여정은 정말 끝맺음이 좋아야 한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 역시 인생 후반의 역전 드라마가 중요함을 갈파하고 있는 말이다. 우리 모두는 형통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한다. 인생 초반이 좀 어렵고 험난하다고 해도 인생 후반은 안락하며 행복하게 살기를 소원한다. 일의 결과가 좋으면 그 일을 성취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수 많은 상처와 고통도 조금은 잊어버릴 수 있을 것이고 오히려 행복한 추억으로 기억될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생의 생사화복을 주장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심을 알아야 한다. 인간은 강한 것 같지만 연약한 피조물이다. 피조물인 인생은 창조주 하나님의 품에 안겨야 한다. 창조주 하나님께서 우리의 발걸음을 인도해 주시도록 간구해야 한다. 망각도 우리의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의지로는 불행했던 수 많은 경험들을 결단코 잊지 못한다. 아무리 발 버둥을 쳐도 우리의 노력만으로는 형통한 삶을 누릴 수가 없다. 하나님께서 해 주셔야 한다. 잊을 수 없는 것을 잊게 해 주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며, 역경과 고통의 삶을 순탄하고 형통하게 인도해 주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다. 그러기에 우리는 시편 기자와 같이 “아침에 주의 인자하심이 우리를 만족하게 하사 우리를 일생 동안 즐겁고 기쁘게 하소서”(시편 90:14)라고 기도하는 것이다.
창세기에 기록되어있는 요셉의 삶은 정말 한편의 역전 드라마와도 같다. 요셉은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성장했지만 형제들의 시기와 질투로 웅덩이에 던져져 이국땅으로 팔려갔고, 시위 대장 보디발의 집에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투옥되었지만 마침내는 애굽의 총리가 되어 말년에는 그 누구도 누릴 수 없었던 형통한 복을 누렸다. 형통했던 요셉의 인생 후반은 그가 겪었던 인생 전반의 상처를 조금은 쉽게 잊을 수 있게 해 주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랑하는 형제들로부터 받았던 상처와 보디발의 집에서 감내해야 했던 억울한 누명, 그리고 투옥되어 죽음에까지도 처할 수도 있었던 끔찍한 과거 경험들은 그가 아무리 잊으려도 해도 잊을 수 없는 고통스런 상처들로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었을 것이다. 자신의 힘으로는 이겨낼 수 없는 험난한 인생 여정이었다.
그러나 약속에 신실하신 하나님은 요셉에게 복을 주시고 그를 형통한 삶으로 인도해 주셨다. 하나님은 요셉의 모든 상처들을 치유해 주시고 쓰라린 기억들 까지도 잊어버릴 수 있게 해 주셨다. 그래서 성경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요셉이 그의 장남의 이름을 므낫세라 하였으니 하나님이 내게 내 모든 고난과 내 아버지의 온 집 일을 잊어버리게 하셨다 함이요. 차남의 이름을 에브라임이라 하였으니 하나님이 나를 내가 수고한 땅에서 번성하게 하셨다 함이었더라”(창 41:51-52). 자신이 겪었던 모든 고난과 심지어는 아버지의 집에서 당했던 그 모든 아픔들까지도 잊어버리게 해 주신 분이 하나님이시고 그를 형통한 복으로 넘치게 채워주신 분도 여호와 하나님이심을 고백하고 있다.
정말 그러하다!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수 많은 상처를 받는다. 심지어는 사랑하는 아내와 남편, 자식들로부터 받는 서운함과 고통스런 상처들도 있다. 아무리 잊으려 해도 쉽사리 잊을 수 없는 골 깊은 상처의 자국들도 있다. 그러기에 잊어버리게 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간구해야 한다. 그리고 내 삶을 번성하게 해 주시는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한다. 하나님은 잊어버릴 수 없는 우리의 모든 허물과 죄악까지도 그리스도의 보혈 때문에 잊어주시고 기억도 하지 않으시는 분이시다. 2013년을 보내고 2014년 새해를 맞으면서 우리 모두 그리스도의 보혈과 성령 하나님의 능력에 힘입어 지난 해의 그 모든 쓰라린 상처와 미움의 감정들까지도 다 잊어버리게 해 주시며 형통케 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풍성하게 체험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2014.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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