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목사의 목회자 칼럼

삶으로 답하라
하루는 교회 마당에서 나무를 돌보고 있는데 검은색 양복을 입은 낯선 중년 남자가 필자를 찾아왔다. 자기 스토리를 들려주는데 소년원부터 시작하여 교도소를 여러번 드나들었는데 그 안에서 예수님을 영접하고 지난주 출소하여 앞으로 우리 교회를 나오겠다고 하였다. 좀 섬뜩 했지만 교회 나오겠다니 반가이 맞이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한달 뒤에는 예배시간이면 꼭 검은색 정장을 한 소위 깍두기 머리들이 몇 명씩 함께 나와 예배드렸다. 그의 전도는 간단했다. “나를 봐! 하나님이 있는지 없는지 나를 보고도 못믿어! 자네도 손 씻고 나 따라와!”
기독교는 신념집단이 아니라 신앙공동체이다. 신념은 출발점이 자기 자신이지만 신앙의 출발점은 하나님이다. 신념은 모든 동기가 자기 자신에게서 나오지만 신앙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온다. 예수님께서는 신념체계를 만들라고 말씀을 주신 것이 아니라 그 말씀을 믿고 따르라고 주셨다. 예수님은 세례요한이 감옥에서 사람을 보내어 “오실 이가, 당신입니까? 다른 이를 기다릴까요?” 했을 때에 “너희가 가서 듣고 본 것을 요한에게 알리라”고 하셨다.
즉, 예수님은 정확한 논리나 구약성경을 가지고 자신이 메시야임을 증명한 것이 아니라 ‘와보라’ ‘나를 보라’ ‘삶을 보라’ ‘열매를 보라’고 말씀하셨다. 간결하지만 얼마나 힘 있고 분명한 메시지인가!
초대교회 역시 ‘온 백성에게 칭송을 들으니 주께서 구원 받는 자의 수를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고 하였다. 그들은 축호전도, 개인전도, 부침개전도, 진돗개전도를 하지 않았다. 삶으로 보여줬다. 예루살렘 시민들에게 ‘예수 예수 믿는 것은 받은 증거 많도다’라며 예수를 따르는 자의 삶이 어떤 것인지 행동과 삶으로 보여줬다. 확실히 초대교회는 신념집단이 아니라 신앙 공동체였다.
우리 주변 사람들에게 “나를 봐! 나를 보고서도 하나님의 존재하심을 모르겠는가?” 그렇게 살아보자. 아무리 단감나무라 하여도 떪은 감이 달리면 단감나무가 아니다. 아무리 배나무라 우겨도 사과가 달리면 배나무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믿음 있다 하고 3대째라 하고 무슨 직분을 가졌다고 해도 삶의 열매가 없다면 그 믿음은 쭉정이에 불과하다. 산상보훈에서 주님은 “나더러 주여 주여 하여도 열매가 없는 자는 나와 상관이 없다”고 하셨다.

2013.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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