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인생
어릴 때 기억이 납니다. 방과 후 공부를 한다든지, 남아서 청소를 하거나 다른 활동을 하고 늦게 돌아갈 때가 있습니다. 교실을 나와서 학교 정문을 멀리서 한 번 바라보고 고개를 숙인 채 걸어봅니다. 한참 걷다가 눈을 떠보면 엉뚱한 방향입니다. 계속 머리를 들고 정문을 바라보면서 걸으면 직선입니다. 목표가 분명하고 방향이 분명하면 바로 걷게 됩니다. 자주 방향을 확인해야 합니다. 학교를 졸업할 때, 무언가 새로운 시작을 할 때, 나이가 들어갈 때, 방향 확인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남은 인생을 살 것인가? 이 방향으로 살다 가면 되는 것인가? 이런 질문을 자주 해야 바른 길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4인 가족이 차를 몰고 여행을 갑니다. 목표지는 스위스의 융프라우 같은 멋진 산일 수도 있고 이태리 로마 같은 역사적인 도시일 수도 있습니다. 그곳으로 가는 도중 교통 체증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칭얼거릴 수도 있습니다. 경비 걱정에 돈 한 푼 쓰는 것이 신경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가는 길에 날씨가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가는 동안 또 다른 좋은 관광지가 눈에 띌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목적지가 분명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그 방향으로 갑니다. 그 사이에 있는 다른 곳은 무시하고 지나칩니다. 다른 곳이 나빠서가 아니라 내가 갈 목표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베르나베 스파이비라는 분이 쓴 개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한 낡은 시멘트 계단을 내려가다가, 나뭇잎 하나를 등에 짊어진 개미를 발견했다. 자기보다 몇 배는 더 큰 잎을 지고 가던 개미는, 얼마 되지 않아 시멘트가 갈라진 큰 틈에 도달했다. 그 틈은 개미가 건너가기에는 너무 넓은 것이었다. 그 개미는 잠시 멈춰 섰다. 나는 개미가 잎을 들고 되돌아갈지, 아니면 잎을 놔둔 채 틈 사이로 들어갈지 궁금했다. 잠시 후 개미는 잎을 틈 위로 내려놓고는 그 잎을 밟아 건너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 건너온 후에는 잎을 다시 짊어지고 계속해서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었다. 개미의 모습을 보며 나는 이 시대 우리가 짊어진 ‘짐’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짊어진 이 짐이 당장은 힘들어 보여도, 훗날 우리가 삶에서 건너기 힘든 ‘틈’을 만났을 때 무사히 ‘건너가게’ 해주는 다리가 될 것이다.”
사도 바울은 빌립보서 3장 14절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 그는 이미 엄청난 업적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이미 이룬 것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앞으로 향하여 달려갈 뿐입니다. 그의 삶에는 방향성이 분명합니다. 그의 인생은 선으로 말한다면 직선입니다. 물론 자기 자신의 내부에서는 무척 많은 갈등이 있었고, 그때는 곡선이나 점선 같았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의 언행은 분명한 직선 인생임을 보여줍니다. 일이든 여행이든 목표를 향해 바른 방향으로 달려가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있을까 싶습니다.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성경은 생명의 면류관, 의의 면류관이라고 부릅니다. 면류관은 최종 승리자에게 씌워주는 최고 영예의 상징입니다. 또, 면류관은 왕관입니다. 우리가 면류관을 쓰는 것은 왕이 된다는 것입니다. 주님과 함께 영원히 다스리는 왕이 된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우리가 그 깊은 의미를 잘 모릅니다. 영원한 세계에 들어가면 그 의미를 알고 놀라게 될 것입니다. 그 놀라움 속에서 영원을 향유하게 될 것입니다. 세상살이가 참 복잡합니다. 생각이 헷갈릴 때도 많습니다. 그래도 우리에게 인생의 목적지가 분명하다는 것은 얼마나 큰 다행인지 모릅니다. 목적지에 이를 때까지 흔들림 없는 직선인생을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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