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호 목사의 목회자 칼럼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말라
우리 사회는 외모지상주의에 중독이 된지 오래입니다. 1번은 얼굴입니다. 그냥 얼굴이 아니라 코에 눈에 턱에 이마에.. 상당히 세세한 부분까지 개선합니다. 견적이라는 표현도 서슴없이 사용합니다. 어느 귀여운 배우가 오래간만에 나왔는데 좀 이상해서 보면 소위 양약수술이라는 걸 했다는 겁니다. 제가 보기에는 빈약한 얼굴이 되어버렸는데 젊은이들에게는 더 예뻐 보이는 모양입니다.
예뻐지는 게 나쁜 건 아닙니다. 아니 좋은 거죠. 그걸로 삶에 자신감이 생기고 발걸음도 가벼워진다면 그건 긍정적입니다. 성형중독증도 생기고, 성형부작용도 생기지만 성형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성형이란 외과적 수단을 통해서 신체의 어느 부분을 온전한 형체로 고쳐서 기능적으로나 미적으로 좋아지는 걸 목표로 하는 거니까요. 문제는 지나친 우리의 사고방식입니다. 얼굴이나 신체의 부분들을 보기 좋게 만든다면 칼 몇 번 대는 것은 애교로 생각합니다. 숭고한 봉사활동도 화려한 스펙 쌓기 용이 되어 버렸습니다.
루스 레이첼은 뉴욕타임즈의 식당 비평가로서 6년간 일했습니다. 그녀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평가였습니다. 일류 음식점에서는 그녀의 사진을 붙여 놓고 직원들이 그녀를 알아보도록 해놓았습니다. 식당 종업원들은 높은 평가를 기대하면서 그녀에게 최고의 서비스와 요리를 제공했습니다. 레이첼은 재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내었습니다. 변장을 한 겁니다. 그렇게 해서 보통 손님처럼 취급받게 되었습니다. 한번은 나이 많은 할머니처럼 옷을 입고 나타났습니다. 그 음식점에서는 그녀를 오랫동안 기다리게 한 후에야 자리를 마련해주었습니다. 그녀가 어떤 요구를 해도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습니다. 레이첼은 그런 식으로 해서 식당의 본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얼마 전 유명한 오프라 윈프리 인종차별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스위스 취리히의 어느 고급 부티크에서 3만 8천불짜리 핸드백을 보여 달라고 했다가 “당신은 그걸 살 수 없을 것”이라는 말과 함께 거절당했습니다. 오프라 윈프리는 나중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시 나는 ‘나 돈 있는 사람이야’라고 말해줄 어떤 표지도 없었다. 다이아몬드도 없었지, 수표책도 들지 않았지, 루이뷔통 구두도 신지 않았지, 아무 것도 없었다.” “생긴 그대로 어느 상점에나 가서 ‘저것 좀 보고 싶은데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허나 그렇게 되지는 않더라.” “그 종업원은 내가 만능 블랙카드를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내 외양을 바탕으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지난 1년 동안 7700만 달러를 번 엄청난 갑부였지만 외모로 판단당한 겁니다! 그 후 가게주인을 비롯하여 스위스 관광청에서까지 공식 사과를 했습니다. 이 역시 그녀가 대단한 인물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나서 보인 반응입니다. 만약 그녀가 평범한 흑인 아줌마였다면 그런 사과를 듣기 어려웠을 겁니다.
야고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가 아름다운 옷을 입은 자를 눈여겨보고 말하되 여기 좋은 자리에 앉으소서 하고 또 가난한 자에게 말하되 너는 거기 서 있든지 내 발등상 아래에 앉으라 하면 너희끼리 서로 차별하며 악한 생각으로 판단하는 자가 되는 것이 아니냐.” 2천 년 전에도 외모지상주의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현대의 새로운 트렌드가 아니라 타락한 인간 본성에 내재한 특성임에 분명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좀 더 근본적인 관점에서 외모지상주의를 생각해야합니다. 우리는 일단 성경에서 자주 말하는 것처럼 외모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야 죄스런 본성을 조금이라도 깨뜨릴 수 있습니다. 그 다음 지금 사회의 병적 현상을 어떻게 바꿔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2013.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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