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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떠나더라도
방효원 선교사 소천이라는 소식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동명이인 목사님이 이웃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선교사도 아니고 현역도 아닌 은퇴목사님이십니다. 그래도 이름이 같은지라 방 선교사님과 관련된 기사들도 찾아서 읽어보았습니다.
방 선교사는 2000년에 고려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청소년 사역도 하고 단독목회도 했습니다. 선교사가 되기 위해 제주 열방대학에서 선교 훈련과정을 마쳤으며 2009년 인터서브코리아 선교사로 임명 받고 2011년 2월 캄보디아로 건너갔습니다. 프놈펜에서 현지 언어과정과 문화적응훈련을 마치고 사역지를 시엠립으로 정하고 현지로 이동하던 중 불의의 참변을 당한 겁니다. 신학교로 쳐도 나이로 쳐도 한참 후배인데, 앞으로 미래가 창창한데,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는 보존되어야 할 귀한 자원인데, 이렇게 갑자기, 그것도 교통사고로 불러 가시니, 하나님의 섭리가 어디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교통사고는 지난 화요일 오후 1시 30분쯤 시엠립으로 이사를 가는 도중에 버스와 충돌한 것이었습니다. 큰 사고였습니다. 방효원, 김윤숙 선교사 부부와 둘째 현율 및 셋째 다현이 그리고 운전기사까지 목숨을 잃었습니다. 첫째 다은(11)이와 막내 다정(3)이는 의식을 회복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은이는 뇌와 장기 손상이 심해서 2차 수술과 정밀 치료가 필요한 중태입니다. 인터넷의 사진을 보니 단란한 6가족이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그를 밝고 온화한 사람이며 말씀에 충실했고 예수님의 사랑에 대해 늘 말씀하던 분이었다고 추억합니다.
방 선교사의 마지막 편지가 공개되었습니다. 편지 초두에는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내용들은 그가 가진 각오와 결심 그리고 염려와 믿음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다음 부분이 제 눈길을 끕니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을 정결하게 준비할 것입니다. 시엠립에서 다시 만날 하나님을 기대하면서, 그리고 야곱에게 주셨던 그 복을 믿음으로 바라볼 것입니다. 더불어 하나님께서는 제게 말씀을 주셨는데..그 말씀은 ‘사람을 의지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라’고 하셨습니다. 때문에 하나님만을 의지하여 믿음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그곳에서의 사역들, 예비된 사람들, 예비된 장소들이 아직은 보이지 않지만 아브라함이 믿음으로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지으실 터를 바랐던 것처럼(히10:10) 믿음으로 바라볼 것입니다...”
이어 사모님의 기도편지도 있습니다. “새로운 출발에 앞서.. 주님의 이름으로 인사드려요. 주 안에서 평안하시죠? 저는 좀 그러하지 못함을 고백합니다. 한국에서 캄보디아로 올 때보다 이번에 프놈펜에서 시엠립으로 이사하는 것에 더 예민해져 있음을 느낍니다. 본격적으로 사역지에 들어간다는 설레임도 있지만 다시금 익숙하지 못한 곳으로 가야 되는 여정이 맘을 피곤하게 합니다. 기도가 먼저 앞서 준비되어야겠기에 보다 구체적으로 주님을 의지하면서 분명 주님께선 앞서 일하시고 계심을 경험하고 있지만, 알면서도 오늘은 그렇습니다. 이것이 저의 연약함임을 봅니다.” 사모님의 편지에는 연약함과 불안함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 있습니다.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이런 희생으로 세워집니다. 우리는 너무 편안하게 쓸데없는데 힘 빼면서 살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긴장하고 살아야겠습니다. 의미있게 살아야겠습니다. 언제 부르심을 받더라도 떠날 준비하고 살아야겠습니다. 나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한 모퉁이라도 확장되었다는 인생결산을 목표해야겠습니다. 이런 다짐을 하면서도 젊은 선교사 가족과 남은 두 아이 때문에 마음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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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6.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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