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 : 주신 복을 소중히 지킬 줄 아는 성품
인간들이 식욕을 절제하지 못하고 과식할 때 “돼지처럼 먹는다”고 하는데 실상 돼지들은 위의 70-80%가 차면 아무리 맛있는 것이 있어도 더 먹지 않는다. 돼지들이 모여 인간들을 하나님께 고발했다. 고소의 내용인 즉 “돼지처럼 먹는다”는 말을 “미련한 인간처럼 먹는다”로 고쳐달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돼지들의 손을 들어주셨다. 앞으로는 억척스럽게 먹는 사람을 보고 “돼지처럼 먹는다”고 해서는 안 되고 “미련한 인간처럼 먹는다”고 말해야 할지 모른다.
그러고 보니 돼지들이 과식을 해서 배탈이 났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먹는 것이든, 일하는 것이든, 말하는 것이든, 절제하지 못하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다. 술에 취하여 비틀거리는 소를 본적도 없고, 과로로 쓰러지는 개미를 본 적도 없다. 절제는 인생의 과욕을 조절하여 인생이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성품이다. 절제란 헬라어로 “엥크라테이아”라고 하는데 우리말 모든 성경은 이것을 ‘절제’라고 번역했다. 영어로는 ‘self-control’(NIV) 혹은 ‘Temperance’(KJV)라고 한다. ‘자기 스스로를 알맞게 잘 조절한다’는 뜻이다.
제네바 개혁 때 칼뱅의 목회방침은 절제를 가르치는 일이었다. 60세 이상의 남자와 30세 이하의 여자가 결혼하면 간음으로 취급했다. 또 40세 이상의 여성이 25세 이하의 남성과 결혼하는 것도 모두 간음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아무리 귀부인이라고 해도 귀금속이나 보석을 소유하지 못하게 했다. 비단옷을 입지 못하게 했으며, 결혼반지 이외에는 반지를 끼지 못하게 했다. 머리의 모양과 옷 그리고 음식의 수까지 제한했다. 그리고 교인들은 부자요, 고관대작이라 할지라도 죽은 후 무덤에 치장하지 못하게 했다. 신실한 신앙생활을 위하여 절제를 강조했던 것이다. 지금 그대로 따를 수는 없겠지만 절제의 정신만은 배워야 한다.
청교도들의 삶의 원리는 정직, 근면, 절제였다고 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절제이다. 청교도들은 의식주 생활을 아주 검소하게 했다. 주초를 금하고, 향락을 금하며, 절제된 생활을 했다.
왜 청교도들은 절제를 중요한 덕목으로 삼았을까? 청교도들은 ‘Lordship’(주권의식)을 가지고 살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모든 것의 주인이시고 소유주라는 의식을 가지고 살았다. 자기들은 하나님의 것을 잠시 맡아 가지고 있는 청지기들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살았다. “내 것 가지고 내 맘대로 쓰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는 자세는 하나님이 주인이시고 나의 소유주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잘못된 삶의 자세이다.
청교도들은 자신을 위해서는 매우 인색하고 검소하고 절제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일을 위해서는 그리고 이웃을 위한 구제의 일을 위해서는 아주 너그러웠다. 그래서 자기의 재산을 하나님의 일을 위해서 그리고 사회의 복지를 위해서 선뜻 헌납하기도 하고 유산을 모두 기증하기도 했다. 자신을 위해서는 검소하며 절약하고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서 너그러웠던 청교도들의 삶이야말로 절제 된 삶이요, 근사한 삶이 아닐까?
일제강점기의 일본은 한국민을 정신적으로까지 완전 식민화하기 위해 큰 기차역마다 공창을 만들고 술과 담배, 심지어 마약까지 퍼뜨렸다. 이 때 한국 교회는 ‘조선기독교여자절제회’등을 통해 금주, 금연운동, 공창폐지운동, 마약 퇴치운동을 펼쳤다. 이 절제 운동이 한국 교회에 금주, 금연의 전통을 뿌리내리는 계기를 이룬다. 절제의 열매는 한 개인의 복을 담는 그릇이 될 뿐 아니라 기독교 공동체, 나아가 민족 공동체의 복을 담고 그 복을 지키는 능력이 된다.
하나님은 당신에게 많은 복을 주셨다. 미래에 주실 더 많은 것을 약속하고 계신다. 하나님의 자녀인 당신이 지금 누리는 많은 권세가 있다. 내일은 더 큰 권세와 능력을 주실 것이다. 그러나 이 복과 권능을 지키는 그릇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절제이다. 무엇보다 주신 복을 소중히 지킬 줄 아는 성품이 지금 필요하다.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갈 5:22-23)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절제의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절제는 성령의 열매이다. 아담과 하와가 절제의 계명에 실패하여 망가뜨린 에덴의 행복을 회복하시기 위해 예수님께서 오셨다. 때문에 예수님께서도 절제의 시험을 받으셨다. 그러나 주님은 승리하셨다. 그 비결이 무엇일까? 성경에 보면 금식하시기 전 세례를 받으실 때 이미 성령이 임하셨다. 그리고 시험 받으실 때 성령이 그분을 인도하셨다. 예수님께서 성령에 이끌리어 승리하셨다면 하물며 우리야 어떠할까? 성령님이 도와주셔야 한다. 그래서 절제는 성령의 열매이다.
성령이 임하셨으면 이미 내 안에 절제의 권세가 있는 것이다. 그대로 살면 된다. 이것이 바로 절제의 훈련이다. 바울은 디모데전서 4장 7절에서 “경건에 이르도록 네 자신을 연단하라”고 했다. 고린도전서 9장 25절에서는 “이기기를 다투는 자마다 모든 일에 절제하나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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