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임중 목사의 칼럼

수심정념(守心正念)
러시아 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우리의 마음은 하나님의 신과 악마가 싸우는 전쟁터가 되어 있음으로 무엇보다도 타락한 우리 마음부터 새롭게 해야 한다고 역설했었다. ‘에머슨’은 우리의 심중에는 천사와 미치광이가 있다고 했다. ‘데모크리토스’는 행복과 불행이 우리 마음속에 공존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공자는 세심정혼(洗心精魂)을 가르쳤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관리다.
대학(大學)에 ‘心不在焉이면 視而不見이며, 聽而不聞이요, 食而不知其味니라.’는 교훈이 있다. “마음이 거기 있지 아니하면 보아도 보이지 아니하고, 들어도 들리지 아니하며, 먹어도 그 맛을 모른다.”는 뜻이다.
마음이 천하면 사람도 천하다. 마음이 고상하면 모든 것이 아름답고 고상하다. 사람에게 마음이 없다면 그는 허수아비, 빈집, 껍질과 다를 바 없다. 마음이 바르면 생활도 바르다. 마음이 옳으면 생활도 옳다. 마음이 비뚤면 생활도 비뚤다. 그래서 마음은 행위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이 먼저 작용한다. 욕을 한다든가 좋은 일을 한다든가 어떤 것을 하든지 먼저 마음이 작용한다. 작은 일도 큰일도 모두 마음의 결과다. 내가 하는 말 한마디, 나의 모든 행위도 다 내 마음의 표현이다. 그래서 잠언 4장 23절의 “모든 지킬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는 말씀은 진리다. 그것이 수심정념(守心正念)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말을 듣는다. 아름다운 말을 듣기도 하고 가슴 아픈 말을 듣기도 한다.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듣기도 하고 눈물겹도록 고마운 말을 듣기도 한다. 억울한 말을 듣기도 하고 위로의 말을 듣기도 한다. 누가 나를 위해 주는지, 누가 나를 괴롭히는지, 누가 나를 염려하고 있는지 들려오는 말을 통해서 모든 이들의 마음 또한 읽는다.
그러면서 ‘하나님은 어떠하실까’를 생각해 보았다. 우리가 하는 수많은 말들을 하나님은 한마디도 놓치지 아니하시고 들으신다. 하루에도 수천만 마디 말을 쏟아내는 우리들인데 그것은 곧 우리의 마음의 표현인데 ‘하나님은 그런 나의 마음을 어떻게 보고 계실까’를 생각해 보았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한다. ‘하나님이 내 마음에 계신다면 그것보다 귀한 것은 없구나.’하는 생각이다. 그런데 종종 내 마음에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그것은 내가 하는 말을 내 스스로 생각해 보면 그렇다. 내가 하는 행동을 보면 금방 그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바울은 우리의 몸은 성령이 거하시는 전이라고 가르쳤다. 그래서 무엇보다 귀한 것이 우리의 마음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나없이 마음을 높은 곳에 둔다. 그런데 그것이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서는 희망이며 긍지가 되어 좋다. 그러나 그것이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매우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은 자칫 그것이 관계에서 교만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경은 항상 마음을 낮추라고 권고한다. 그것은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서가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에서 교훈하는 삶의 지혜로운 메시지이다.
인간은 누구에게나 프라이드(pride)가 있다. 그 프라이드는 자기 자신에게 있어서는 대단히 소중한 것이다. 사람이 자존심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그 자체가 무의미하고 바보스럽기 때문이다. 그런데 프라이드가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매우 조심스럽게 표출되어야 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다른 사람이 나보다 낫다고 생각될 때 내 안의 프라이드는 질투로 변질되기 쉽고 또 하나는 다른 사람이 나보다 낮다고 생각될 때 내 안의 프라이드는 교만으로 변질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관계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것이 관계개념이며 보다 좋은 관계를 위해서는 마음을 관리 잘 해야 한다. 그것이 수심정념(守心正念)이다.
나는 40세의 나이에 목사가 되었다. 나이 많은 전도사로서 사역할 때 나이 젊은 목사로부터 낭패스러운 일을 겪은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도 고소(苦笑)를 금치 못한다. 어느 날 식당에서 목회자들이 식사를 하게 되었다. 무의식적으로 방안에서 목사님들과 한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하려고 할 때 한 목사님이 언짢은 표정으로 내게 한마디 건넸다. “어떻게 전도사가 목사님들이 있는 식탁에서 식사를 하느냐? 밖으로 나가서 식사를 하라.”는 훈계였다. 순간 얼굴에 불을 담듯 했고 등에는 한 겨울인데도 식은땀이 흘렀다. 몇 분 목사님들이 그렇게 말씀하신 목사님을 핀잔하면서 괜찮다고 하는 말씀을 뒤로하고 밖으로 나와 식사를 했던 때가 있었다. 그 사건은 내가 목사가 된 이후에 수심정념(守心正念)을 결단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낮은 마음으로 인간관계를 할 수 있게 된 아주 좋은 교훈이며 결단이 되었다.
“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 (잠 16:32)”

201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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