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 :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는 역설
온유란 헬라어로 ‘프라우테스’라고 하는데 우리말 번역은 모두 ‘온유’라고 번역했다. 영어로는 ‘Gentlness’(NASB, 점잖음) 혹은 ‘Meekness’(KJV, 부드러움)라고 번역했다. 이 말은 우유부단한 성격을 의미하거나 연약한 이미지를 가진 말이 아니다. 온유라는 말의 의미는 깊고도 다양하다. 첫째, 이 말의 어원적 배경이 있다. 벌판을 질주하던 야생마를 길들여 교통수단으로 쓰게 되었다. 이처럼 순해진 말을 프라우테스 말이라고 불렀다. 사나운 맹수를 훈련시켜 주인의 명령에 잘 순종하고 따를 때 주인은 이 짐승을 향하여 프라우테스, 즉 온유해졌다고 말한다. 즉, 본능적인 행동을 통제할 수 있을 만큼 길들여지고 잘 훈련된 성품을 온유라고 부른다. 힘이 잘 조절되어 유익한 목적을 위해 사용되도록 훈련된 인격을 온유라고 한다.
자신의 본능을 잘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 온유한 사람이다. 충동을 억제할 수 있는 인격이 온유한 인격이다. 자신이 가진 힘을 유익한 목적을 위해 바로 사용할 줄 아는 성품이 온유한 성품이다. 그래서 잠언 기자는 “자기 마음을 다스리는 자가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고 했다.
둘째, 어떤 환자의 몸에 열이 오르고 몸과 얼굴이 벌겋게 되었을 때 이 열을 진정시켜 정상 온도가 되었다면 프라우테스, 즉 온유해졌다고 한다. 열이 다스려졌다는 말이다. 정상체온이 되었다는 말이다. 우리의 몸은 36.5도가 정상이다. 너무 낮아도 안 되고 너무 높아도 안된다.
교회 충성도 마찬가지이다. 일할 때 일하지 않고, 바칠 때 바치지 못하면 불충성이 되지만, 나서지 말아야 할 때 함부로 나서고 혼자 열심을 내면 월권이 되고 과욕이 된다. 열심에 있어서도 정상 체온을 유지할 줄 아는 것이 온유함이다.
우리는 어떻게 온유해질 수 있는가? 성경을 잘 보면 “온유하게 되라”, “온유해지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다. 그 이유는 온유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선물이기 때문이다. 온유는 중생한 결과로 나타나는 성품이다.
예수님을 바라보면 온유를 배울 수 있다. 주께서 친히 이르시기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온유는 예수를 앙망하는데서 온다. 어떤 화가가 10년 동안 개구리만 그렸는데 그 화가의 얼굴이 개구리같이 닮아가더라고 한다. 바라보면 닮는다. 거듭난 그리스도인이 언젠가부터 마음에 미움과 복수심과 원망이 사라지고, 얼굴에 독기가 빠지면, 언어생활이 부드러워지고 그 성품이 예수님을 닮아 가면 그것이 온유이다. 온유한 사람은 받은 복이 참 많다.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마5:5) 여기서 말하는 땅은 보통 땅이 아니다. 온유한 사람은 ‘하나님께 속한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이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새 하늘과 새 땅을 예비해 놓으셨다. 그들이 하늘나라 높은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혹시 이 땅에서 온유함으로 말미암아 손해 본 적이 있는가? 억울해 하지 말고 기뻐하자. 그러면 땅을 기업으로 얻을 것이다.
온유한 자가 차지하는 또 다른 땅이 있다. 곧 사람이다. 많은 주경가들이 마태복음 5장 5절의 땅은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온유한 자가 사람을 차지한다. 온유한 사람 곁에는 사람이 몰려왔다. 온유한 자는 또한 공동체를 차지한다. 즉, 온유한 자가 공동체에서 아름다운 위치를 차지한다. 공동체 안에서 자기주장만 하다가, 자기 인정욕구에 시달리다가 공동체를 떠나곤 하는 사람들이 있다. 온유하지 못해서 그렇다. 뿐만 아니라 온유한 자는 또한 환경을 차지한다. 참된 온유는 억울한 환경 속에서 나타난다. 억울한 삶 속에 나타나는 인격이 진정한 온유이다. 잠시 어렵다고 환경을 포기하지 말자. 그리고 온유한 자는 말씀을 차지한다. 온유함으로 말씀을 받는 자는 성경의 모든 풍성한 약속을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온유한 마음밭이 준비되지 못한 사람은 가시밭, 돌짝밭, 길가와 같아서 말씀의 약속을 받을 수가 없다.
모세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의 혈기와 자아를 땅에 묻어 버리자. 비전과 사명 앞에 물러서던 비겁도 깨끗이 처리하자. 당신은 세상의 어떤 강한 것도 이길 수 있는 온유한 사람이 될 것이다. 당신은 성령의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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