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양
성경, 요한계시록에 일곱째 인을 떼실 때에 일곱 천사가 일곱 나팔을 불기 전에 하늘이 반시간 쯤 고요하더니 한 천사가 제단 곁에 있는 금향로의 많은 향을 받아서 땅에 쏟으면서 승리의 서곡이 울려 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금향로의 향은 성도들의 기도가 하나님 앞으로 올라가는 것으로 사람들의 마음과 육체의 고통을 말한다. 그들은 삶 속에서 마음의 고통과 육체의 고통이 너무 힘들어서 그 마음을 기도로 올리는 것이다. 기도는 음성이 아니라 살아내면서 겪어야 하는 땀이며, 수고이며, 힘겨움이며, 한숨인 것이다. 이 수고와 한숨과 힘겨움의 행동이 때가 차서 승리를 위한 강력한 무기가 되는 것이다.
열매를 거두기 위해서는 육체와 마음의 고통을 겪어내는 능력과 일정한 시간과 돈이 있어야 한다. 육체의 고통을 통해서는 보이는 실력과 기술이 만들어지고, 마음의 고통은 자기 인식 능력, 다른 사람의 마음을 보는 능력 등 관계 능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열매는 금방 만들어지지 않고 일정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이며, 열매는 혼자 가능하지 않고 실력을 가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에 돈이 필요한 것이다. 모든 열매는 행동해야 만들어지는 것이다. 행동이란 육체와 마음의 고통을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결심을 한다. 그러나 중간에 대부분 포기한다. 왜냐하면 고통이 무섭기 때문이다. 그들은 포기하면서 온갖 부정적인 말과 함께 이유와 변명을 늘어놓는다. 그 말의 결국은 고통을 피하고 싶은 것이다. 고통의 끝이 새로움의 시작이다. 모든 고통을 넘어가면 자유롭고, 행복하고, 웃고, 사랑하는 세계가 열린다. 그러나 고통이 싫어서 보고도 얻지 못하는 것이다.
사람은 함께 고통을 겪으면 친밀해진다. 극기운동이나 등산을 함께 가면 친밀해지는 것은 함께 고통을 겪어냈기 때문이다. 죽음을 함께하는 전우의 관계는 그 친밀하기가 가족보다 더할 수 있다. 함께 금식기도를 하면 모두가 좋아 보이고 아름다워 보인다. 옛날 우리나라가 가난했을 때는 정도 많고, 많이 웃고, 따뜻했다. 그 이유는 함께 고통을 겪어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살기가 좋아지면서 관계가 더 어려워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사람의 넓고 따뜻한 가슴은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를 질문해 보곤 한다. 사람의 넓고 따뜻한 가슴은 수많은 고통과 가슴앓이로 만들어졌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왼쪽 다리의 장애로 인해서 마음의 고통을 많이 겪었다. 하고 싶은데 못하고 약하다는 자괴감을 가졌고 사람들이 함께 뛰면서 즐거워하는데 그것을 보고 있어야 하는 아쉬움과 외로움을 맛보았다. 그리고 외로움을 갖고 있으면 더 힘들어지기에 해결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처참함, 아르바이트도 할 수 없는 절망감, 자괴감, 무시당함을 많이 겪었다. 그래서 이런 마음을 다스리고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 데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면 요즘 만들어져가는 나의 튼튼한 다리는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나의 튼튼한 다리는 수많은 날들 동안 겪은 고통으로 만들어졌다. 나는 장애로 인해서 가슴앓이는 많이 했지만 육체적 고통은 거의 겪지 않고 살아왔다. 그래서 육체적인 면에서는 약하다. 요즘 왼쪽 다리의 근육을 살리기 위해 경락을 받고 있으면서 파란 정맥도 드러나고, 근육도 살아나고, 왼쪽 발이 펴지고 있으며, 저는 것도 거의 없어졌다. 정상적인 다리가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기대감에 희열이 생긴다. 그러나 아직 겪어야 하는 것은 육체적 고통이다. 이제는 모든 정맥과 신경들이 살아나서 만지는 것도 고통이고, 경락 원장님이 건드리는 시늉만 해도 무섭다. 나는 고통을 피하기 위해 별 방법을 다 쓴다.
그러나 언젠가 고통의 양은 찰 것이다. 고통은 계속되는 것이 아니며 고통 때문에 힘이 생기고 근육이 생기며 고통은 점점 줄어가는 것이다. 고통의 양이 찼을 때 나의 장애는 끝이 나고 새로운 삶이 시작될 것이다. 고통이 끝나는 날 기뻐해 주는 사람들과 함께 자유와 기쁨과 감사의 잔치를 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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