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화상
목사가 되기 위하여 신학 수업을 하면서 시골 교회를 시무할 때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나는 한국 교회를 위하여 세례요한처럼, 세계복음을 위하여 사도 바울처럼 사역하리라”고 기도했다.
보편적으로 세례요한하면 바른말이나 하는 사람으로 이해하지만 세례요한의 참 모습은 거기에 머물러 있지 않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세례요한의 진면목은 세가지, 첫째는 자기 자신을 잘 아는 자, 둘째는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할지 그것을 알고 성실함으로 수행하는 자, 셋째는 어려울 때 올바른 결단을 내리는 자로 성경은 소개하고 있다. 사도 바울은 세상의 모든 것들을 주님 한분과 바꾸었고 사나 죽으나 주님만을 위하여 사역한 위대한 복음전도의 사명자였다.
거기서 진정한 질서 개념이 정립되는데 곧 위치질서(位置秩序), 역할질서(役割秩序), 관계질서(關係秩序)로서 나는 이 질서 있는 삶의 내용과 관계에서 바람직한 인간상, 목회 철학을 정립했고 이 삶을 위하여 일생을 목양 사역에 헌신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기 위하여 분명한 자화상이 필요했고 자화상을 통하여 미래를 앞당겨 바라보는 영안을 열고 오늘의 고난과 아픔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어떤 자화상을 갖느냐는 어떤 행동을 하느냐로 발전되고 어떤 행동을 하느냐는 어떤 삶을 만드느냐로 이어지는 것이다.
역사의 성공자들의 공통된 자화상이 몇 가지가 있다.
첫째는 “나는 할 수 있다”는 자화상이다.
예수님은 부정적 사고에 길들여진 당시의 사람들에게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다”고 가르치셨고 이 가르침을 바울은 자기 자화상으로 그림을 그렸는데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고백을 하였던 것이다.
나이 서른이 넘어 대학 공부를 시작했을 때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희망을 갖지 않았지만 나는 “할 수 있다”는 자화상으로 수석 졸업의 영광을 하나님께 돌릴 수 있었고, 학문에 대한 자화상은 하루 4시간 잠을 자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정신력을 길렀으며, 고난 받는 이웃을 위한 삶의 자화상은 ‘너의 유익을 위한 행동하는 나의 삶’을 실천할 수 있게 했던 것이며, 시시각각으로 밀려오는 나 자신을 허물어지게 하는 상황에서는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삶을 통하여 나 자신을 다듬어 오늘에 이르렀다. 그리고 초지일관 그 정신과 마음자리는 변함이 없다.
둘째는 “나는 해야 한다”는 자화상이다.
“할 수 있다”는 자화상은 “해야 한다”는 자화상을 가지게 한다. 에디슨, 에이브라함 링컨, 헬렌 켈러, 처칠, 안중근 등 위대한 역사의 인물들의 공통점은 “해야 한다”는 자화상을 실천함으로 역사의 주인공이 되었다.
마흔 살에 목사 안수를 받던 날 나는 내 얼굴 앞에 눈물을 쏟았다. 10여년 늦어 목사가 되었으니 그만큼 더 사역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내 마음을 흥분하게 했다. 그리고 두 가지를 서원하면서 자화상을 그렸다.
하나는 주님의 나귀가 되겠다고 서원을 했고 또 하나는 목사라는 악기를 받았으니 명연주자가 되리라고 서원을 했다. 그리고 오직 그것만이 나의 사명이라 생각하고 교회를 목양하며 세계를 향해 복음의 나팔을 들고 주님의 나귀로 오늘에 이르렀다.
셋째는 “나는 함께 한다”는 자화상이다.
문제는 누구와 함께 하느냐 이다. 사기꾼과 함께 하면 사기꾼이 된다. 불평자와 함께 하면 불평자가 된다. 그래서 바울은 “내게 능력 주시는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고백을 하였는데 그것은 언제나 바울은 “나는 주님과 함께 한다”는 자화상 때문이었다. 역사는 꿈꾸는 자의 몫이다. 어떤 꿈을 가지느냐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요셉이 꿈을 꾼 후 그 꿈에 대한 자화상을 가지고 13년의 고난의 세월을 보냈지만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자화상으로 요셉은 자화상대로 되었다. 다윗이 그랬고 믿음의 선진들이 그랬다.
나의 꿈은 신언전달자(神言傳達者)로서의 삶이다. 하나님은 이 사명을 수행하도록 특별한 은혜를 베푸셨다. 그래서 지금도 매주 부흥사경회와 세미나 강사로 헌신을 하고 있다. 종종 지인들이 교단을 위하여 봉사할 기회를 이야기하면서 권고를 하기도 하지만 나의 자화상은 단 한 번도 그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오직 말씀전도 사역일 뿐이다. 누구나 각양의 은사가 있고 달란트를 통해 헌신하는 것, 그러기에 나는 나의 자화상을 날마다 다듬으면서 오늘도 방방곡곡 세계를 향해 복음의 연주를 한다. 그리고 명연주자가 되기 위하여 몸부림을 한다.
그래서 건강치 못한 몸으로 일 년 내내 부흥사경회를 인도하고 있다. 그러나 교회를 담임하면서 말씀전도 사역은 많은 어려움이 있다. 올해도 내년에도 매주 부흥사경회 약속을 수행해야 하는데 그러자니 목회라는 책무수행에 있어서 정직히 말하면 최선이 어렵고 교회에 미안한 마음이 채워진다. 그래서 나는 조기은퇴를 선언했고 오직 그 말씀전도 사역의 자화상을 이루기 위하여 기도한다. 주님은 그렇게 이루어 주시리라는 믿음이 나에게 있다. 그것이 나에게는 무릎 꿇고 엎드려 목사로 안수를 받을 때 쏟은 눈물과 서원의 자화상이 성취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님 앞에 설 때 바울 사도의 디모데후서 4:7~8절을 나의 고백으로 선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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