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권 목사의 칼럼

준비하는 2013년
2013년이 밝았다.
이전 어느 해보다 더 뜻있는 2013년이 되었으면 한다.
새 정부로 들어서는 희망의 새해이다.
먼저, 무엇보다 신앙의 자세를 바로하여 우리의 좌표를 분명히 해야겠다.
토마스 칼라일의 얘기 중에 이런 내용이 있다.
어떤 가두 연설가가 네거리에 서서 지나가는 행인들을 향하여 외치기를 “이세상 모든 것이 거꾸로 섰어요”라고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때 연설을 듣고 있던 한사람이 달려나와 그 연설가를 번쩍 들어 머리를 땅에 거꾸로 세우면서 “그래, 이제 세상을 바로 보아라”했다는 것이다.
글쎄, 머리만 방향을 돌린다고 거꾸로 가는 세상이 바로 될 수 있을까. 실은 연설가의 머리가 거꾸로 된 게 아니라 청중인 그 사람의 머리가 바르지 못한 것이었다. 연설가는 불의 앞에서 맥을 못추는 그 사회를 풍자해서 외쳤던 것이다.
옛사람들이 남긴 말에는 ‘자연을 스승으로 삼으로’고 하였다. 그 말은 자연은 거짓을 따르지 않는다는 뜻이다. 자연은 진실하다. 역시 자연은 정직하다.
사람사는 사회엔 원칙이 안 통하고 서로 남을 속이느라 거짓 투성이이다. 2013년에는 진실이 통하고 서로가 신뢰할 수 있는 믿음직한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새롭게 들어설 박근혜정부도 국민 대통합의 행복시대를 약속하고 있다.
역시 현대를 가리켜 ‘관리의 시대’라 부른다. 모든게 경영이다. 자신들의 건강을 관리하느라 바쁘고 가정도 회사도 국가도 경영철학이 필요하다.
금년을 지나는 경영 철학도 요구된다. 저마다 인생을 멋지게 사는 발자국을 남기는 진지함이 요구된다.
이런 우스꽝스러운 얘기가 있다. 우리는 과연 준비성을 갖고 자신을 잘 다스리고 있는지 스스로 조명해 볼 일이다.
어느 곳에 부자가 살았는데 바보스러운 종을 하나 두고 있었다. 어리석기 짝이 없어 주인은 그를 ‘바보’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종은 주인에게 충성하였다. 무슨 일이든 주인의 말에 잘 순종한 종이었다. 그래서 그 주인은 그 종을 오래 데리고 있었다.
주인은 어느날 그 종을 불렀다. 그때, 지팡이 하나를 종에게 주면서 너보다 더 어리석은 사람이 나타나면 넘겨주라고 하였다. 종은 그 말도 그대로 믿고 지팡이를 잘 보관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보다 더 바보스러운 사람을 찾질 못했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 그 주인은 그만 중병에 걸리고 말았다. 소생할 수 없는 병이었다. 주인은 종을 불러 자신이 아무래도 세상을 떠날 것임을 말해주었다. 우울한 모습으로 낙심 중인 주인에게 종은 물었다. “어디로 떠나시길래 그렇게 우느냐?”고 물었다. 주인은 “이 길은 떠나면 다시 올 수 없는 먼 길이라”고 대답했다. 종은 다시 묻기를 “그러면 무엇을 준비할까요?” 물었다. 그 말에도 아무 준비가 필요없다고 했다. 종은 혼자 생각하기를 이런 중요한 일에 아무 준비도 안하고 있는 그 주인을 자신보다 더 바보라고 생각하였다. 잠시 후 그는 지팡이를 들고 나와 이것을 가지고 가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하루만 여행을 해도 많은 준비를 하고 간 주인을 가장 어리석게 본 것이다.
금년을 여행하듯, 우리는 막 출발을 하였다. 준비성있는 자세로 하루, 하루가 가장 소중하고 의미있는 순간이라 생각하고 창조적이며 생산적인 날이었으면 한다.

2013.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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