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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에
가을이 오면 고독의 시인 김현승 님의 「가을의 기도」가 생각난다.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이제 가을은 우리들로 생각을 살찌우며 풍요롭게 만든다. 차분한 마음으로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계절이 가을이 아닌가 싶다. 삶을 살찌우는 진정한 요리사가 되면 어떨까 생각한다. 인생을 아무렇게나 팽개칠 수도 있다. 그런데 삶을 긍정적으로 보면 너무도 밝은게 우리네의 앞날은 한없이 희망적이다. 그러나 반대로 손바닥을 뒤집듯 부정적으로 보기만하면 이생은 끝없이 어둡기만 하다. 요리가 필요하다.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데는 요리 솜씨가 필요하다. 요리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리는 하나의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심혈을 기울이는 정성이 요구된다. 예술가들이 창작을 할 때 얼마나 정성을 기울이는가? 도취되어 자신을 잃어버릴 정도로 몰두한다. 그와 같이 삶의 맛을 내는데도 진지한 골몰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두에 소개한 김현승님의 시에서도 시인께서 몸부림치는 고독의 터널을 뚫으려고 부단히 애를 쓰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라는 소절에서 자신 스스로 주저앉기보다 위를 향해 승화하는 간구를 표현하고 있다. 가을은 생각케 하는 계절이다. 여름이 외향적으로 밖으로 나가게 하는 노출의 계절이라면 가을은 정녕 안으로 들어오게 만드는 자아의식을 진하게 한다고 본다.
이 가을에 삶의 맛을 내는데 도움이 될 한분을 소개하고 싶다. 인생 처세술의 “3R”을 남긴 링컨 셔스타(Lincoln Shuster)이다. 그는 출판업으로 몇차례 실패를 거듭한 후 마지막엔 크게 성공을 한 뒤에 남긴 말이 3R이라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어떤 분야에서든 스스로 전문가로 삶의 맛을 내야한다는 결론이다. 그의 3R의 맛은 이렇다.
첫째, 독서(Reading)이다.
사람은 그 누구나 자신을 절대화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 속에서 진리를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가을에는 독서의 계절이다. 문학에는 독서를 강조한다. 책을 가까이하는 사람이 수양되는 사람이다. 이 가을에 책을 읽는 일을 실천했으면 좋겠다.
둘째는 분석(Research)이다.
무슨 일에나 조사하고 분석이 필요하다. 일을 끝내고는 흐지부지 마무리 되어선 아니된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도 스스로 반성하고 분석이 있을 때 다음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받기도 하고 발전도 된다는 것이다. 분석과 반성은 자신을 비하시키는게 아니고 자신을 자신되게 만드는 결과로 초대하는 일이다.
자기 반성은 생각을 하게 한다. 앞서 김현승님의 「가을의 기도」에는 「가을에는 생각케 하소서」라는 대목이 있다. 이 가을에는 우리 모두 생각의 깊이로 우리네의 삶을 살찌우는 맛을 냈으면 좋겠다.
셋째론 반성(Reflection)이다.
사람은 언제나 솔직한 스스로의 인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장점은 드러내길 좋아해도 자신의 약점은 숨기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파스칼은 “기회는 실수를 솔직하게 시인하는 사람에 찾아온다”고 하였다.
삶을 행운으로 착각해선 아니된다고 본다. 이 가을에 신앙으로나 문학을 통해서 우리의 삶의 맛을 멋지게 내고 창작해내는 이 가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가을이 다 가기 전 생각에 깊이 젖어보고 영적으론 속마음에 주님과의 교제가 깊어졌으면 어떨까! 그리하여 이 가을이 주는 풍요로움을 정신적으로나 영적으로 체험을 해 볼 수 있겠다. 왜냐하면 가을도 쉬 떠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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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0.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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